* 이번 정책은 헌법의 선을 넘나드는 것 처럼 보일만큼 과격하지만 그 본질은 단순하다. 하나, 대출을 죄고, 둘, 세금을 올리는 것. 하지만 앞서 17번의 부동산대책을 통해 이 둘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지 않았던가. 돈이란 물과 같아서 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주는 쪽으로 흐르게 되어있기에, 정부가 고가주택 수요자의 대출을 죄어도 다른 곳에서 자본이 들어와 균형을 맞출 것이다. 여러 시장 중에서 부동산에서만 유동성을 퍼 내려는 것은, 한강변 반포대교에 앉아 열심히 물을 퍼내면 딱 그 부근만 수위를 낮출 수 있다고 믿는 것 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다. 세금은 의심의 여지 없이 보유비용을 높이나 그 실질적 부담은 늘 세입자들이 지게 되어있다. 지금도 홍콩, 싱가포르, 런던, 맨하탄의 부동산은 모두 월세가 모기지 대출금리보다 비싸 월세보다 매매가 유리하지만, 세금과 매매비용 때문에 목돈 가진 부자들만이 집을 사고 월급쟁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금리보다 비싼 월세를 내야한다. 부자들은 그 월세에서 세금을 내고 나머지 수익으로 더욱 부자가 된다.
* 이번 조치로 월세와 전세가가 올라갈 것이고, 이는 또 매매가를 끌어올릴 것이다. 일부 무주택자들은 해당 조치들을 반기고 집값이 빠질 꿈에 부풀어있던데, 이는 헛된 바람으로 끝날 것이다. 멍청이들이 멍청한 짓을 더 세게 하는데 똘똘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거의 미친짓 아닌가. 만약 당신에게 아직도 집을 살 여력이 있다면 하늘과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곧장 달려가 사라.
* 오늘의 모든 조치는 주택이 부족한 상황 아래에서 아무런 효력을 가지지 못한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사람들이 그 나쁜 머리를 굴려가며 희망적인 상황을 가정해보지만, 미팅의 룰을 아무리 바꿔도 퀸카가 당신에게 먼저 대쉬할 상황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공급이 부족하다는 전제 아래 오늘의 조치는 다음의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 15억 이상 고가주택 대출 전면 금지
=> 매매가 막힌 실거주자들이 전세로 들어가며 전세가를 올릴 것이고, 이는 갭투자를 유리하게 만들 것이다. - 9억 이상 고가주택 보유자 전세자금 대출 금지
=> 전세입자들은 월세로 전환할 것이니 월세 수익률이 올라갈 것이고, 세후 월세수익률이 은행이자보다 높으니 은행권의 예금을 빨아들일 것이다. - 임대등록한 주택도 2년 거주 해야 양도세 비과세
=>임사주택이 매물로 나오는 시기가 2년 늦어짐. -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 가중
=>집값이 종부세보다 열배씩 오르는데 양도세까지 물어가며 파는게 바보. 세입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 - 조정지역 내 대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한시적 배제
=> 이번 대책 중 딱 둘밖에 없는 유인책이지만, 양도세를 50%가 아닌 40%만 매긴다고 신나서 집 팔 멍청이는 없다.
* 당신이 만약 40을 넘지 않았다면 다음의 글을 꼭 읽기 바란다.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