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20.

방위비 분담과 미군의 가격2

오늘 오전 3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파행으로 끝났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오전 10시에 시작된 회의는 11시를 넘긴지 얼마 되지 않아 미국측이 협의 없이 협상장을 떠나면서 조기에 종료되었다고 한다. 한 관계자의 발언에 따르면 지난 수십년 간 한미 앙측 방위비 협상에 나서면서 차후 협상 타임라인을 정하지 못한 적은 처음이라고 한다.

굳이 전문가가 아니어도 이것이 트럼프의 뜻이라는 갓은 쉽게 알수 있다. 먼저 협상대표 James P. DeHart의 이력을 보면(링크) 그는 어린 시절부터 외교가에서 자라 본인 역시 외교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외교관들과 대화를 해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외교가의 사람들은 파격을 꺼려하고 의전을 중요시하는데, 동맹국에게 저런 모욕적인 행동으로 상대를 외통수로 몰아가는 것은 전통적인 외교가의 행동이 결코 아니다. 뿐만 아니라 상대가 제안을 거부할 때 파격적으로 판을 깨는 행동은 트럼프의 전매특허 아닌가.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을 만났을 때도 그랬고 류허 부총리가 미중 무역회담을 위해 워싱턴에 방문했을때 그랬다. 그리고 이 두 경우 모두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딜이 되어도 좋지만 되지 않아도 우리에겐 나쁠 것이 없다." 그 비즈니스 맨의 방식은 상대를 구석으로 몰아넣어 모든 조건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태에서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것이다.

북한과 중국은 병신외교를 펼치는 우리와 너무나 다르다. 그들은 트럼프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그와 딜을 할 수 없으며 그와 딜을 하지 않는다면 더 큰 고통을 겪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결국 자국의 법을 고쳐가며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북한은 미국과 만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평범한 금수저로 태어났지만 미국 최고의 재벌 중 하나가 되고, 이어 미국 대통령이 된 트럼프를 우리나라 언론과 대중은 병신 또라이 취급하지만 그는 취임하면서 자신이 호언장담한 거의 대부분의 목표를 이뤘고 자신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협상단에게 한국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라고 주문했다면 우리를 확실히 외통수에 넣었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현 정부의 지지율은 낮아져가는데 우방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신경쓰던 북한마저 우리를 삶은 소대가리로 보고 있다. 우리에게 우방은 없다.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극동 파트너 자리를 두고 우리와 일본에게 각각 5배의 영수증을 내밀었다. 트럼프는 남한이 거부한다면 주한미군을 축소할 명분이 생겨 그대로도 좋은 것 아닌가. 이 사활에서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한 수는 일본이 한국과 함께 트럼프의 제안을 거절하는 것 뿐이지만 얍삽한 저 아베와 일본이 과연 그럴 족속들인가.

에휴 잠이나 자자.

의적 로빈훗과 종부세

부동산 폭등의 장인 김수현 명인께서 처음 종부세를 도입했던 2003년, 나는 강남에서 자란 친구들이 두 무리로 나뉘는 것을 보았다. 이후 헌재에서 위헌을 받았듯 종부세의 부과기준은 상당히 불합리했는데 따라서 이에 반발하는 무리들이 있었고 술자리서 그에 맞서 "야 우리 집도 종부세 내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던 친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자애로운 노무현 각하께서는 강남 전역에 널리 하해와 같은 은혜를 베풀어주셨고(링크) 불과 3년 만에 종부세를 내보는게 소원이라던 친구들의 꿈☆은 이루어졌다. 그것도 아주 빡세게.

소녀시대가 흰색 유니폼을 입고 소원을 말해보라며 긴 다리를 휘젓기도 전에 소원을 이룬 그 친구들은 감격하며 노 전 대통령의 공덕을 칭송했을까? ㅋ 그럴리가. 집값 상승의 쓰나미가 남쪽으로 퍼져가면서 종부세 영수증을 받아들자 그들은 등을 돌려 은근슬쩍 반대론자들의 무리에 끼어들었다. 그들중 몇몇에게 "야 너 언제는 종부세 내보는게 소원이라며?"라고 슬쩍 쿡 찔렀을 때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야 그건 부자들이나 내는 세금이지!" 엥. 대한민국에서 대치동이 부자가 아니면 누가 부자던가.

하지만 세금에 대한 이런 이중적 태도는 모두가 다 똑같다. 다들 부자에 대한 중과세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부자가 아닌 자신에게 걷는 세금은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로빈훗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처럼. 하지만 로빈훗에게 털리던 귀족들도 과연 그를 의적이라고 생각했을까? 또 폭력적으로 부유한 이에게 돈을 뜯어 가난한 이에게 베푸는 것이 옳다면 가난한 북한이 로빈훗의 탈을 쓰고 지구촌 상위 1%의 나라 남한을 침략해서 약탈하는 것 역시 정의롭다는 말 아닌가. (북한과 남한이 다른 정치체제 아래에 있지 않냐고 주장하는 사람이여, 부자들도 당신과 다른 지자체에 속해 있음을 기억하라)

나는 세금을 통한 부의 재분배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또 가난한 사람들을 향한 복지를 줄여야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지금부터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당신이 박수치고 환호하는 저 로빈훗 같은 세금이 당신들을 덮칠 것이고 그때가 되면 그대들의 추한 이중성이 극명하게 들어날 것이라는 사실이다. 과거 내 친구들이 그랬던 것 처럼. 멍청한 정부 덕에 집값은 폭등할 것이고 명목가격으로 정해진 종부세의 문턱은 이제 강남을 넘어 강북의 일부 지역까지 덮칠 것이다. 무주택자라고 안심하지 마라. 당신보다 더 부유한 사람이 세금부담 때문에 던진 집을 당신이 산다는 것은 환각에 불과하니까. 종부세 때문에 대치동이나 반포에 집을 사지 못한 사람들은 마용성으로 몰릴 것이고 거기서 밀려나는 사람은 또 다른 이들을 밀어내고 최종적으로 당신을 밀어낼 것 아닌가. 종부세의 타격은 다주택자들에게 몰릴 거라고? 나는 진정으로 그대들의 그 사악한 어리석음을 가슴아파하는 동시에 무척이나 사랑한다. 맨하탄이나 런던, 홍콩같이 주택에 대한 세금이 어마무시한 지역들을 보면 공급이 부족한 상태서 매겨지는 모든 비용은 세입자나 차후 구입자가 짊어지게 되어있다. 조선시대에도 중앙정부가 지대를 올리자 세부담은 소작농에게 넘어가지 않았던가. 올라간 종부세는 다주택자들이 아닌 세입자나 무주택자인 당신이 내고 있는 셈이다.

곧 올해의 종부세 고지서가 각 다주택자들의 집으로 날아 올 것이고 몇몇 부자들은 한숨을 내 쉴 것이다. 그리고 대중은 이를 보며 크게 기뻐하겠지만 그 한숨이 결국 자신의 몫이라는 것을 깨닫는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12-13세기 영국 셔우드 숲 근방을 배회하던 도적 무리가 있었다. 그 도적들이 부자 상인들의 마을과 가난한 마을 중 어디를 먼저 덮쳤겠나. 옆 상인마을에 불이 나고 사람들이 죽어나갈 때 평민들은 환호하고 로빈훗의 이름을 소리높여 외쳤지만 그 도적들은 곧 말머리를 돌려 평민들의 마을을 약탈하기 시작했다. 또 아직 그들을 마주하지 못한 더 가난한 이들은 옆 마을이 불행에 빠지는 것을 보고 기뻐했지만 얼마 안가 그 역시 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그 파란에서 무사한 것은 성을 쌓고 사는 권력자들과 귀족들 뿐이었다. 마찬가지로 현대의 귀족들인 다주택 부자들은 이 로빈훗 같은 세금을 피할 방법도, 낼 능력도 갖추고 있다. 이 의적이 터는 대상은 당신들이지 저어기 부자 나으리들이 아니다. 그리고 언젠가 이 세금이 그대들을 덮칠때 비로소 종부세의 부당함을 깨달을 것이겠지만 그땐 이미 늦으리. 그 날은 이미 예정되어 있으며 당신들의 반응도 판에 박힌듯 똑같을 것이다. 그 옛날의 내 친구들처럼. 이처럼 대중의 사악한 이중성을 조롱하는 것은 늘 즐거운 일이다.


2019. 11. 19.

독립을 유지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


에휴



연간 대한민국의 GDP는 1.6조 달러고 중국은 13.6조 달러인데 미군이 철수하면 우리가 무슨 수로 중국과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겠는가. 현재 중국과 우리나라와의 격차는 을사늑약을 체결할 당시의 대한제국 vs 일본의 격차보다도 더 크다. 트럼프는 이런 약점을 알고 우리에게 천문학적인 청구서를 내민 것인데 그 배경도 분석하지 않고 무조건 비싸다며 입에 거품부터 무는 저 종자들의 선조는 분명 구한말 죽창으로 일본과 러시아의 대포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던 멍청이들일 것이다. 

저런 멍청이들은 독립을 유지할 자격이 없다.

2019. 11. 17.

방위비 분담과 주한 미군의 가격

재화나 서비스의 가치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원가에 따라 가격을 정하는 것은 조선같이 미개한 중세시대의 사고방식이고, 자본주의 아래서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정해진다. 그리고 트럼프는 자본주의 국가 미국의 비즈니스맨이다. 따라서 그는 우리가 상대했던 여느 정치인들과 다른, 수요와 공급의 관점에서 주한미군의 주둔 가격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여러번 언급했듯 내가 아닌 상대의 눈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은 지능의 문제이다. 그러니 IQ가 낮은 분들은 부디 애쓰지 마시고 글을 넘기고 나머지 분들은 함께 트럼프와 미국의 눈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자.

미국에게 주한미군의 효용은 대북보다 대중전략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대중 전략은 중국을 포위해서 유사시 무역망을 차단하는 데에 있다. 이와 같은 전략은 미국이 세계의 헤게모니를 두고 다툰 지난 100년간의 대립에서 항상 승리를 안겨주었다. 1차 세계대전 독일으로부터, 70년 전 일본, 그리고 냉전시대 소련에게서도. 그러니 그들의 대중전략 역시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그 때문에 미국은 인도, 필리핀, 대만, 일본과 같은 나라들과 군사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중국에 대한 봉쇄선이고 당연히 한국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다.

미국의 대중봉쇄망(대충그려서 죄송)

이 측면에서 수요공급을 살펴보자. 대중 봉쇄선의 극동방면에서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라는 두가지 옵션을 가지고 있다. 지도를 펴고 보면 굳이 한국이라는 교두보를 두지 않아도 일본과의 동맹을 유지하는 것 만으로 중국의 북태평양 방면을 완전하게 봉쇄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주둔지를 공급할 후보가 둘이나 있는 셈이다. 반면 한국의 입장에서는 전쟁 발발시 동맹군 역할을 해줄 다른 군대를 찾기 어렵다. 중국은 탄생 이래 주변의 모든 나라들, 심지어 같은 공산권인 소련과 베트남과도 전쟁을 벌인 가장 공격적인 나라인데다 6.25때 우리와 직접 싸운적도 있는데, 유사시 북한이나 중국에 대항해 남한에 상비군을 파견할 다른 나라가 있는가. 아무리 급진적인 좌파라고 해도 이 질문에 대답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주한미군의 가격은 이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미국에겐 대체재가 있지만 우리에겐 없다는 것.

그리고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한국인들이 흔히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주한미군은 이미 65년째 철수 중이고 이와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1953년 종전 이후로 미군은 계속해서 한반도에 배치한 전략자산과 상비/예비 병력의 규모, 그리고 군사적 역할을 축소하고 있지 않은가. 대중은 한반도가 미군에게 얼마나 중요한 요충지인지 침을 튀겨가며 주한미군의 철수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65년 동안 천천히 철수하고 있는 군대가 지금부터 65년 뒤에도 지금의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일이다. 

특히나 미국의 평택기지를 예로 들어보자. 6.25 전사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미군의 기지가 평택으로 후퇴했다는 사실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 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인천상륙작전 이후 압록강까지 밀고 올라갔던 한미 연합군은 중공의 참전에 밀려 붕괴하듯 후퇴하기 시작해 심지어 1951년 1월 4일에는 서울까지 빼앗겼다. 이에 크게 당황한 미군 수뇌부는 평택 방어선까지 뚫린다면 한반도를 포기할 것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평택은 미군의 마지노선으로 이 선이 뚫린다면 미군은 다음 전략적 방어선은 낙동강이 아닌 현해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1953년과 2019년의 상황을 비교해보자. 군사기술의 발달로 미군이 극도로 꺼려했던 대규모의 상륙작전은 훨씬 더 수월해졌으며 필요성도 줄어들었다. 반면 중국/북한의 원거리 무기의 발달로 국경 가까이에 대규모 상비군과 HQ를 주둔하는 것은 더욱 위험해졌다. 결국 미군의 입장에서는 주한미군의 효용은 감소했는데 비용은 올라간 셈이다. 그리고 수요공급 측면에서 미군은 한국과 일본의 후보지를 두고 고심하는데 비해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없다. 이게 주한미군의 가격을 폭등시키는 근원적 문제이다. 상대가 가격을 올릴 동기는 점점 커져가는데 우리에겐 대체재가 없다는 것.

한국이 지소미아를 폐기하고 나서자 미국은 방위비 인상을 들고 나왔다. 여기에 47명의 국회의원들이 공갈협박이 도를 넘었다며 대응하고 있지만 공급이 줄고 비용이 커진 상품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공갈협박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시장원리일 뿐이고 안타깝게도 우리의 상대는 이런 특성을 철저하게 이용할 미국의 비즈니스맨 트럼프이다. 아니나다를까 그는 한국에 50억불, 일본에 80억불이라는 막대한 방위비분담금청구서를 내밀었다. 이에 대응하는 유일한 길은 한일이 담합해서 가격을 깎는 것 뿐이지만 애초에 힘들던 이 담합은 어떤 병신집단 덕에 아예 불가능한 옵션이 되었다. 

물건이 비싸면 안 사면 그만이다. 반대로 매수자가 값을 더 쳐주지 않는다면 안 팔면 그만이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반드시 사야 하는 입장에 처해있고 미국은 우리 아니면 일본에 팔면 그만이다. 거기에 트럼프가 부르는 주한미군의 가격이 터무니 없으며 이는 공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조선시대 사대부 마인드를 가지신 분들이 있는데, 트럼프가 가장 경멸하는 무리들이 바로 저런 무능한 명분론자들 아닌가. 트럼프를 상대하려면 철저하게 그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아야 햔다. 우리가 택시를 타고 돈을 내는 것은 서울시 운수협회의 번영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필요 때문이고, 그 택시기사들 역시 우리의 이동권이 아닌 자신들의 수익을 위해 엑셀을 밟듯, 트럼프와 우리의 관계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하루바삐 깨달아야 한다. 왜냐하면 사실상 그 양키 비즈니스맨은 미군의 극동 군사파트너 자리를 두고 우리와 일본을 두고 비딩을 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연말 자정 강남역에서 택시 한대를 두고 경쟁하는 그룹처럼 높은 가격을 부를 수 밖에 없다. 택시기사가 얼마를 부르던 추운 겨울 밖에서 노숙하는 것 보다 그 가격이 낫다면 손을 들고 따따블을 외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가. 새벽 첫차를 기다리다 벌벌 떨어가며 택시기사의 인성을 탓하는게 무슨 도움이 되나. 가격에 도덕을 들이대는 것은 병신외교 추종자들이나 할 법한 어리석은 짓이다. 또 그들이 주도하던 반일운동은 결국 이낙연 총리가 덴노 헤이카를 외치는 것으로 끝났다는 것을 기억하라. 하지만 이번에도 잘못된 선택을 한다면 이번엔 과연 갓블레스유 아메리카를 몇번 외치는 것 만으로 끝날 수 있을까.

2019. 11. 16.

영화 블랙머니 후기-정신병 상담은 129 구급센터로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조현병의 대표적 증세는 바로 피해망상증이다. 이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괴롭히고 속이며 고통을 주고, 심지어는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믿는 정신병의 일종으로 피해망상증 환자들은 주관적인 경향이 강해 논리적으로 설득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더구나 망상이 계속되면서 점차 현실감을 잃어버리므로, 그 생각이 틀렸다고 설득할 경우 오히려 망상이 더욱 굳어지고 위협적인 행동을 하게 되므로 병원에 방문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메가폰을 잡고 영화를 찍을 것이 아니라.

과거 국가부도의 날을 보며 한국영화 부도의 날을 걱정했는데(링크), 영화계 사람들은 집단으로 외국인에게 돈 떼먹히거나 홍대에서 뭐 한대 맞은적이라도 있나, 도대체 왜 이런 편집증에 사로잡혀있을까. 영화 블랙머니 역시 그 망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영화는 그 유명한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2003년에 인수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픽션이라고 하지만 감독과 배급사는 대놓고 론스타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다고 광고했다.) 이 사건은 이 블로그의 세번째 글로 다룰 만큼(링크) 한국정부와 여론이 국제적으로 추태를 벌인 사건이고, 이를 통해 수많은 투자자들은 왜 대한민국이 최첨단 반도체를 만들지만 여전히 개도국으로 분류되어야 하는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던 사건이다. 그리고 정신과 상담을 받으셔야 할 감독과 작가들은 이 영화를 찍으며 사실관계까지 왜곡하고 있다.

먼저 영화는 자산 70조짜리 은행을 고작 1.4조에 팔아치우는 것이 말이 되냐며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려 수도 없이 분노한다. 그리고 회계나 재무 수업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그 대사를 통해  영화의 제작자들이 얼마나 회계와 금융에 까막눈인 사람들인지 깨달았을 것이다-단 한줄짜리 대사에 얼마나 많은 오류가 담겨있는가. 먼저 기업의 가격은 자산이 아니라 거기서 부채를 제외한 자본에 달려있다. 10억짜리 집에 9억짜리 전세가 들어있다면 매매가는 1억이어야 하지 10억이 아니다. 게다가 영화에서 내내 BIS(자기자본비율)를 운운하면서도 이 감독은 그게 뭔지도 모른다. 자기자본비율이 8%라면* 70조짜리 은행의 자본은 대충 5.6조 정도(실제론 그보다 높다)가 되고 매각가는 그 자본에 맞게 결정되어야 한다. 이 영화를 만드신 분들의 참신한 회계법에 따르면 열배의 자산가치(700조)를 지닌 리만브라더스는 외환은행 매각가의 반값인 1.5조에 팔렸는데 그럼 리만 인수를 추진했던 이명박 가카는 론스타를 뛰어넘는 투자의 귀재셨다는 말인가.

왈가왈부 할 것 없이 기업가치를 판단할 가장 확실한 근거는 바로 주가이다. 그런데 2003년 포부터 인수를 발표하기까지 외환은행의 시가총액은 1.8조에서 2.6조로 단 한번도 론스타가 매입한 기준인 2.8조**까지 오른 적이 없다. 되려 론스타는 상반기에 거래된 수준보다 더 비싸게 매입했다. 이는 일반적인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한 것으로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헐값에 매각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가장 강력한 반증이다. 누구든 정말로 당시 외환은행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되어있다고 믿었다면 그냥 증권사 HTS를 켜고 외환은행 주식을 매수하면 되지 않았는가. 확실한 저평가인데도 안 산 사람은 바보고 2003년에 바보였다면 2019년에도 여전히 바보일 테니 그들의 말은 무시해도 된다.
론스타 매각 당시 외환은행 주가
하지만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 왜냐하면 당시 실제 상황은 피해망상증 환자들의 기억과 매우 달랐기 때문이다. 2003년 당시, 정부의 소비촉진정책 중 하나로 카드사용이 급격하게 늘어나다 부실이 커져 신용경색이 발생하자 외환카드를 비롯, 여러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부도위험이 빠르게 증가했다. 대부분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이미 대량의 부실채권 위험에 노출되어 있던 터라 외환카드를 떠안고 있는 외환은행을 매수할 후보가 없었다. 심지어 지속적인 인수 압박을 받던 국민은행의 김정태 행장은 공개적으로 "금융 당국이 외환은행 인수를 강요한다. 부실을 떠안기려는 거다. 그랬다간 국민은행도 같이 망한다"고 일갈하며 정부의 인수 압력을 거부하기도 했다. 마땅한 인수후보를 찾지 못한 금융당국은 눈을 해외로 돌렸지만 부실이 얼마나 되는지 알지도 못하는 작은 은행을 인수할 후보는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당시 론스타가 관심을 보였지만 그들은 사모펀드인 자신들의 은행 매입을 정부가 허락해 줄 것인지 반신반의했고(어느 나라나 은행의 대주주가 되는 데에는 여러 제약조건이 존재한다), 하루바삐 인수후보를 찾아야 했던 금융당국은 이 매각이 성사되도록 스스로 편법을 찾아 준 것이다.

외환은행의 주당 순이익
우여곡절 끝에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매수해서 성공적으로 구조조정을 이끌었고 몇년동안 막대한 적자를 내고 부실채권을 떠안던 이 은행은 매년 꾸준히 흑자를 내는 기업으로 다시 탄생했다. 심지어 리만금융위기에도 흑자를 냈으니 HSBC같은 국제금융그룹이 왜 욕심을 내지 않았겠는가. 처음에 론스타의 외환은행인수를 반대하던 노조는 막상 외국인 행장 아래서 복지가 업계 최고 수준으로 개선되자(당시 외환은행의 여성직원 비율과 근속년수는 모두 업계 최고) 이후 론스타가 은행을 팔고 떠나는 것에 극구 반대했다. 이는 결국 주주-회사-직원이 모두 이득을 본, 교과서에 실려야 할 가장 성공적인 인수합병이었다. 자산-부채가 뭔지도 모르는 노망난 감독이 갑자기 등장해서 재를 뿌리기 전 까지는.

론스타의 실책이나 불법행위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애초에 허가를 내 줄테니 외환은행을 매입해달라고 나선 것은 은행의 파산을 막고자 했던 금융당국이었고 론스타가 제시한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도 외환은행을 인수하지 않겠다며 달아난 이들은 한국의 금융기관들과 그 주주들 아닌가. 모든 투자에는 리스크가 따르고 리스크가 큰 만큼 큰 보상이 있는 것이 공정한 것이다. 론스타는 아무도 떠안지 않던 위험을 떠안았고 그 대가로 큰 수익을 내었다. 어려울 때엔 콧배기도 보이지 않다 잔치판에 갑자기 뛰어들어 먹튀 운운하던 저 무리들은 과연 외환은행이 파산해서 론스타가 투자금 대부분을 날렸더라면 보상해주라고 했을까. 그 저변에 깔린 심정은 정의감도, 공정성도 아닌 그냥 천박한 배아파리즘에 불과하다.

그 천박한 감정이 지속되다 보면 피해망상으로 번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망상증에 걸린 사람들은 자신의 결함이나 불만을 다른사람에게 투사해서 그들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믿게 된다. 이 영화를 찍은 정지영 감독은 73세의 고령의 감독으로 본디 "여자의 함정",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와 같은 통속물이나 만들던 사람이었는데 오랫동안 작품활동을 하지 않다 갑자기 "남영동 1985", "천안함 프로젝트", "국정교과서 516일" 과 같이 정치색이 강한 영상들을 제작하며 충무로로 복귀했다. 혹시 이 감독은 지난 날 자신의 실패와 부진이 외국계 자본들과 그들을 옹호하는 보수진영 때문이라고 믿는 것 아닐까? 이 노인은 자신의 망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영화에서 재경부 관료들과 론스타를 살인까지 불사하는 악당으로 묘사했는데 백번 양보해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해도 그게 살인은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쩡한 투자자와 공직자를 살인자로 몰아가는 그의 정신상태는 결코 건전하지 못하다. 그는 메가폰을 잡기 전에 정신과 의사를 만나야 했다.

혹시나 그의 치료에 도움이 될까 몇줄 더 보태고자 한다. 론스타 매각은 참여정부에서 추진된 일이고, 론스타 매각에 관여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변양균 전 청와대 비서실장(신정아가 처녀라고 주장했던 바로 로맨틱 가이)은 모두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등용되거나 임명된 사람들이다. 나는 그들의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꼭 론스타 사태를 비난해야겠다면 저어기 민주당으로 찾아가시라. 아니면 사실 감독이 숨겨진 꼴보수라 앞서 언급했듯 리만인수를 추진한 이명박 가카를 떠받들며 민주당 정치인들을 비난하는 것일까. 나도 헷갈린다. 그냥 나이도 지긋하신 분이 잘 모르는 금융사건은 이제 그만 다루시고 본디 전공이시던 통속물이나 계속 제작하시는 것은 어떨까. 그게 더 재밌어 보이는데.


정지영 감독의 과거작 "까"의 포스터와 네티즌 평점(3.45)
참고로 이 영화의 평점은 희대의 망작 리얼(4.23)이나 성냥팔이소녀의 재림(4.15)보다도 낮다.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에는 자산의 위험도에 따라 각기 다른 가중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BIS는 실제 자본비율보다 대체로 낮다.
**론스타는 지분 51%를 약 1.4조에 매입했으니 기업가치의 100%를 약 2.75조로 본 셈.

2019. 11. 14.

당신은 왜 주식투자로 부자가 되지 못하나(수정)

오해를 피하기 위해 우선 밝히자면 나는 주식투자로 목돈을 만든 사람들을 존경하고 또 좋아한다. 그리고 나 역시 수도 없이 주식에 투자를 했고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할 것이다. 나 만큼이나 공격적으로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고 내 친구들이나 주변인들에게도 주식투자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현실에서 주식투자로 부자가 된 사람은 많지 않다. 간혹 한 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중 대부분은 리딩방이나 개설해서 사기치는 양아치들이고 나머지 중 다수는 손실을 숨기고 수익만 자랑하는 허풍선이들이다.

내 비금융권 친구들은 여의도의 주식쟁이들이라면 영화에서 보듯 뭐 기가막힌 정보를 미리 입수해서 돈을 버는 줄 알고 있던데, 미안하지만 우리 금융권 사람들 만큼 주식을 못하는 집단도 드물다. 도대체 우리가 주식을 잘 못한다면 누가 주식을 잘하겠는가. 행여나 한 둘 있기야 하겠지. 하지만 주식과 달리 부동산시장에는 누구나 부자가 되지 않는가. 당신이 주식투자로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는 데에는 분명한 네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 자본시장의 왜곡.

예전 글에서 여러번(링크 링크 링크) 지적했다시피,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은 왜곡되어있기 때문에 비즈니스의 성장성이 주가로 곧장 연동되지 않는다. 애초에 당신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대거 사들여도 고작 3-5%밖에 보유하지 않은 이건희-이재용이 회사를 마음대로 주무르는데 왜 당신의 주가가 삼성전자의 지분가치를 온전히 반영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나라에서 가업승계가 예정된 그룹들은 예외없이 승계 전 주가가 폭락했다 승계 이후 반등했다.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고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소수의 지분을 가지고 기업을 지배하는 변태적 구조가 지속되는 한 오너는 기업을 망칠 동기가 있으니까. 한 교수는 이를 자본주의가 아닌 재벌사회주의라고 불렀고(링크) 나는 이 의견에 적극 동의한다. 우리나라가 만약 미국의 시스템을 도입했다면 우리나라 거의 대부분 재벌 오너들은 감방에서 여생을 보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제대로 기업가치를 분석해 보기 위해서는 회계장부를 믿을 수 있어야 하는데, 대형 유명기업들의 회계장부도 엉망인데 중소기업들은 오죽할까. 1980년 코스피 종합주가지수가 출범한 이후 이런 일이 계속해서 벌어졌고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일이다. 다만 여기에 더 구체적으로 적지 못할 뿐.

둘. 전문성의 결여.

개미 투자자들은 늘 공매도 세력들을 비난한다. 하지만 개미들이 돈을 못버는 이유는 병신같은 주식을 병신같은 타이밍에 샀기 때문이지 공매도 때문이 아니다. 증권쟁이는 하루 내내 밥 먹고 주식을 분석하는 것이 생업이다. 여의도와 광화문에 저능아 등신들만 모아둔 것이 아닌 이상, 회사 갔다 데이트 하고 밥도 먹고 여행도 다니고 영화보고 술도 먹다 남는 시간에 (엉터리 숫자도 간간히 껴 있는)기업재무보고서와 그럴싸 한 인터넷 까페 글 몇개 읽는다고 기관들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 더 어리석은 일이다. 반면 부동산과 비교해 보자. 여러 이유로 기관은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기 어렵고 세제 혜택을 받기도 힘들다. 무엇보다도 새들이 적절한 장소를 찾아 둥지를 틀고 곰이 굴을 파듯, 우리의 본능은 적절한 주거지를 골라내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그리고 이 면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월등히 앞선다.) 좋은 부동산을 골라내는 데엔 숫자로 점철된 보고서보다 우리의 본능이 더 우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외 유명 투자자들이나 기관들이 특정 지역 부동산에 집중할 때, 복부인들은 코웃음을 치며 강남으로 몰려가곤 한다. 아마 이 부분이 부동산과 주식이 가장 다른 부분이 아닐까. 하지만 오늘도 (나를 비롯한) 수많은 개미들은 자신의 전문성이 없는 분야에서 남들보다 앞설 수 있다는 착각에 사로잡혀 HTS를 켜고 매수를 누른다.

셋. 레버리지.

부동산은 자동으로 레버리지가 되는 상품이다. 갭투자를 하든, 아니면 은행 대출을 끌어 쓰든. 설령 100% 현금으로 매수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미래의 소비를 줄여 자금을 끌어다 부동산을 사기에 그들의 현금흐름을 보면 사실상 어느정도 레버리지를 일으킨 것이나 다름없다. 반면 주식투자자들은 레버리지를 극도로 경계한다. 게다가 소비를 줄이지도 않는다. 주식으로 돈을 벌면 벌었다고 쓰고, 터지면 스트레스 받는다고 쓴다. 왜냐면 애초에 그 돈은 날려도 죽지 않을 돈이었으니까.(날리면 죽을 돈을 주식에 박은 투자자는 이미 다 죽었겠지.) 따라서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제약을 뚫고 주식투자에 성공해도 그들의 인생은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집값이 두배 뛰면 사람들의 삶은 크게 변한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두 자산의 실적이 인생에 미치는 민감도가 매우 다르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전혀 하지 않은 주식에 돈을 넣으면서, 투자시간의 거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한 기업이 자동차를 만들면서 노력의 거의 대부분을 백미러 디자인과 에어백 색상에 할애한다면 결과가 좋을 수 없지 않은가. 심지어 나 역시 그렇게 살고 있다. 시간과 노력은 많이 투자하면서 자본을 적게 배정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주식투자로 부자가 되지 못하는 한계이다. 추가: 게다가 그들은 적은 자본을 투입하면서도 터무니없이 큰 수익을 꿈꾸기 때문에 삼성전자같은 우량주가 아닌 이상한 잡주나 비트코인 같은 부실한 버블자산을 매입한다. 모두가 얌체같이 적은 돈으로 일확천금을 꿈꾸기 때문에 그런 대박이 가능한 자산들의 밸류에이션은 터무니 없이 높다. 로또의 기대값을 떠올려보라.(링크) 그래서 그들은 늘 버블의 끝자락에 뛰어드는 실수를 반복하기 쉽다.

넷. 장기보유.

삼성전자를 한번도 사보지 않은 사람은 없지만 장기보유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부동산이 폭등하기 시작한 2015년으로 돌아가 보자. 당신이 강남 부동산을 사든, 삼성전자를 사든 실적의 차이는 거의 없었겠지만 내 주변에서 그때 삼성전자를 사서 지금까지 들고있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사람은 늘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기에 특히 돈을 벌고 있을 때에는 시장의 작은 물결까지 다 예측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오를때 팔았다, 살짝 빠지면 더 사서 쫒아가야지 라는 생각을 안해본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심지어 아이작 뉴턴도 못한 일을 자신은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부동산은 이를 원천적으로 막아준다. 세금과 부족한 유동성, 그리고 높은 거래비용은 사람들을 강제로 장기투자자로 만들어준다. 반면 주식시장에서 투자자가 장기투자가로 변모할 때는 대부분 물렸을 때 뿐이다. 만약 강남아파트 ETF가 존재한다고 해도 그 ETF에 투자하는 개미들은 필연적으로 단타에 나설 것이기에 그들의 실적은 아파트 보유자들보다 현저하게 낮을 것이다. 거래빈도와 장기실적은 반비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지 않은가.

인터넷에는, 특히 sns에는 부동산으로 번 돈을 폄하하는 젊은 자본가들이 많다. 부동산으로 돈 버는건 누구나 한다, 그렇게 큰 돈을 깔고 앉아있는 것은 사실상 손해다, 그 시절에 레버리지로 삼성전자 주식만 샀어도 강남 부동산 만큼 벌었다, 등등. 하지만 그들은 결과적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키지 않았고, 삼성전자를 사지도 않았다. 그래서 부동산에 돈을 깔아둔 것 보다 못한 수익을 냈고 따라서 누구나 쉽게 버는 돈을 벌지도 못했다. 십수년 간 회사에서,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수도 없이 많은 투자에 나서며 깨달은 것은 투자란 마치 바다에서 수영을 하는 것과도 같다는  것. 물살을 거슬러 가는 것 보다 해류를 따라 가는 것이 훨씬 쉽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나 역시 주식보다 부동산으로 훨씬 큰 돈을 벌었고 이는 물결이 어느 방향으로 치고 있는지를 암시한다. 펠프스처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해류를 거슬러 가 볼수도 있겠지만 나는 어쩌면 평범한 투자자일 뿐이니 그저 여느 평범한 사람들처럼 해류를 따라갈 것이다. 하지만 언제고 물살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기에 우리는 그에 대해 오감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하지 않겠나. 이 글은 그에 대한 작은 고찰이다.

삼성전자와 반포래미안퍼스티지 34평의 지난 5년간 실적 비교

2019. 11. 10.

너희는 죽창가 나는 덴노 헤이카

나루히토 천황에게 공손하게 인사하는 이낙연 총리
이낙연 총리는 나루히토 천황의 즉위식에 참석하여 그를 덴노 헤이카(천황 폐하)라고 부르고 일본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일본어로 문답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베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의 친서를 전달했지만,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아베는 그의 친서를 그 자리에서 읽어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외교적 관례에 따르면 정상 간의 친서는 그 자리에서 열어보는 것이 관례라고 하는데 아베는 한국과 정상회담을 열 생각이 없음을 강하게 표현한 셈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정상회담 요구가 거절당하자 즉석에서 아베에게 요청해 즉흥적으로 열린 11분 간의 대담.
 
하지만 여기에서 그친다면 병신외교의 종주국이라고 불릴 수 없다. 아베의 강력한 시그널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은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아베의 옷깃을 잡으며 예정에 없던 정상회담을 요구했다. 그 결과 소파 위에서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약 11분간 대담이 이루어졌는데 이를 사진으로 남겨 줄 기자들 조차 없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직접 찍어서 언론에 배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일본 측은 산케이 신문을 통해 협의되지 않은 사진을 무단으로 올렸다며 한국 측에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고 한다.
 
캬. 병신외교란 바로 이런 것이다. 자신이 이길수도 없는 상대를 있는 힘껏 빡치게 해놓고 이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는 모조리 다 토착왜구라고 몰아붙이며 국민들에게 죽창가를 뿌린다. 그러면서 동시에 유일한 우방 미국에게는 지소미아를 폐기하겠다며 자해공갈을 펼친다. 결국 고립무원에 빠진 정부는 남몰래 일본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 외교부 실무자를 일본에 여러번 보내다 안되니 통역장관을 보내보기도 하고 결국 국가의전서열 2위인 총리가 대통령의 친서를 가져갔지만 문전박대를 당하다, 대통령이 직접 대화좀 하자고 애원하는 것. 이게 바로 병신 외교의 진수다.
 
정부와 여당 지지자들은 우리보다 일본의 타격이 더 심하다며 애써 정신승리를 부르짖지만, 만약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 정부가 저렇게 매달리는지 설명해 보라.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상 자리에 일본은 아베의 짤막한 조의를 전달했을 뿐, 친서를 보내지도 대화의 메시지를 보내지도 않았다. 그렇게 거절당했는데도 정상들 모인 자리서 애기좀 하자고 옷깃을 붙잡는 것은 장삼이사들의 대화법이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정상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국제사회는 우리의 이런 행동을 보며 배를 잡고 웃고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 정부의 고위급들이 외교에 대해 얼마나 안이하고 한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 한번 엿볼 수 있었다. 그들에게 외교란, 대화를 할 생각도 없는 상대에게 줄 것도 없으면서 그저 붙잡고 끈질기게 내 주장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면 기적이 일어나 상대가 굴복하고 천하를 갖다바칠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비슷한 일이 2017년 7월에도 벌어졌기 때문이다.(링크) 당시 사드 문제로 한중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을때,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끈질긴 태도로 설득해서 전향적인 태도를 내놓았다며 자평했는데 아마 외교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장면이 얼마나 한심한 지 머릿속에 쉬이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상대에 내 주장을 끝없이 반복하는 것은 자폐아들도 할 수 있다. 그것은 끈질긴 것이 아니라 멍청한 것이다. 그리고 저 멍청함의 대가는 그를 뽑은 국민들의 몫이다.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던 시진핑은 아직도 사드제제를 해제하지 않았고 한국 연예인들은 중국에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지 못하다. 일본이 원하는 징용공문제에 대한 해답를 내지 않는 한 아베는 문재인과 정상회담을 열지 않을 것이다. 매달려도 소용없다. (이 운동권 무리들이 젊은 시절 어떻게 연애를 했는지 안봐도 뻔하다.)
 
국민들에게 죽창가를 부르짖으면서 본인은 덴노 헤이카(천황폐하)를 외치는 그들.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더니 아베 총리의 소매를 붙잡고 예정에도 없던 대담을 구걸하는 대통령. 김포와 인천에서 출발하는 일본행 비행기는 다시금 한국 관광객들로 가득 차있고 no japan을 외치던 소비자들은 11월 일본차들을 대량으로 구매했다. 예전에 읽었던 한 연구조사에서 한국인들의 지능지수가 유대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라고 했던 것 같은데 내 기억이 틀렸나 보다, 두 번째가 아니라 두 자리라고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