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9.

청진기와 6펜스, 그리고 아비트라지

병에 걸린 한 남자가 신에게 애원하며 이렇게 빌었다고 한다. '하나님 이 병에서 낫게 해주신다면 집을 팔아 그 돈을 모두 바치겠습니다' 얼마 안 가 그의 병은 씻은 듯이 나았고 그는 건강을 회복했다. 그러자 남자는 갑자기 거액의 돈을 기부하기가 아까워졌다. 못된 생각을 하면서도 신의 벌을 받기가 두려웠던 그는 다음과 같은 꾀를 내었다. 바로 매수자에게 그 집을 시세의 1/100에 불과한 금화 한 닢에 파는 대신, 기르던 고양이 한 마리를 금화 99개에 사야 한다는 조건을 다는 것. 매수자는 상기된 표정으로 기괴한 소리를 꺼내는 집 주인과 거래하는 것이 꺼림직했지만 그래도 원하던 집을 시세보다 약간 싸게 사는지라 이 계약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집을 판 그 남자는 신이 나 교회로 달려가 금화 한 닢을 바치고 이렇게 말했다. '전 약속대로 집 판 돈을 모두 바쳤습니다 하나님' 

트레이더라면 여기서 훌륭한 아비트라지의 기회를 포착할 것이다. 고양이와 집의 가격은 반드시 왜곡될 것이니까.* 그런데 우리 현실에도 이런 기괴한 거래가 진짜로 존재한다고 한다. 바로 대한민국의 의료시장. 우리나라의 병원에서 필수의료는 바로 집이 되고, 반복된 보험진료나 비보험 항목은 고양이가 된다. 이 시스템을 이해하려면 보험과 비보험이 어떻게 다른지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시스템은 모든 의료 행위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보험과 비보험.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는 보험으로 분류하여 나라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정하지만 꼭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인 미용/성형 등은 비보험으로 분류하여 병원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할 수 있다. 보험으로 분류된 의료 서비스는 국민건강보험 재정에서 그 비용을 부담하는데 대략 70-80%를 보험에서 부담하고, 치료를 받은 개인은 나머지 20-30%를 낸다. 이 비율은 몇몇 항목의 경우 10% 미만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엄격한 고정가격제를 도입하는 여느 시장이 그렇듯이 의료시장에서도 가격의 왜곡으로 인한 문제점이 발생한다. 보험 진료는 복지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개인이 부담하는 비중이 극히 낮은데, 심지어 그 가격조차도 비용의 대부분을 지불하는 정부가 정하므로** 보험 진료의 수가는 늘 과도하게 낮다. 따라서 필수적인 진료를 보는 병원은 다음 두 가지 행위로 손실을 보전해야 한다. 하나는 추가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 보험 진료를 대량으로 하거나, 임의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비보험 진료를 끼워 파는 것. 집을 싸게 팔면서 망하지 않으려면 고양이도 비싸게 팔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환자도 이 시스템에 만족했다. 다른 나라였다면 약 10-15만 원어치 청구서를 받았을 진료를 단돈 만 원으로 받을 수 있으니 안 갈 이유가 없다. 목이 칼칼해서, 콧물이 나서, 그냥 회사가 가기 싫어서, 등 오만가지 이유로 한국인들은 병원으로 달려간다. 안 가는 것이 바보다. 구체적 사례를 살펴보면 더욱 이해가 쉽다, 2017년 이전 시장에서 결정된 MRI 촬영의 비급여 가격은 대략 60-70만 원 선이었다. 하지만 2018년 MRI를 보험 진료로 포함하자 심평원은 해당 진료행위의 가격을 약 27-29만 원으로 고정했고, 그중 환자가 직접 내는 금액을 그 절반도 되지 않는 8-17만 원으로 책정했다. 가격이 내려가면 수요량은 증가한다. 2017년 140만 건에 불과하던 MRI 촬영 건수는 코로나로 병원 이용이 어려운 2020년에도 무려 354만 건으로 폭증했고 이에 따라 MRI‧초음파 검사 진료비 역시 2018년 1,891억 원에서 2021년 1조 8,476억 원 10배 가까이 뛰었다.

그렇게 병원과 환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수요공급 곡선은 새로운 평형점에 도달했다. 한국인들의 연간 진료 횟수가 OCED 평균 대비 약 2.5배에 달하는 수준에서. 그렇다면 그 비용은 누가 지불하고 있을까? 바로 건강보험료였다. 공공기금이 고양이를 비싸게 사주니 집을 싸게 파는 의사도 집을 싸게 사는 환자도 모두가 만족하며 미소 짓는 것이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의 본질이다. 

그런데 이렇게 어찌어찌 해서 어영부영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던 이 기형적 시스템이 갑자기 붕괴하기 시작했다. 문재인케어로 보험의 영역이 급속히 확장되자 흑자를 기록하던 건강보험이 갑자기 큰 폭의 적자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이조차도 정부가 물가 상승률을 훨씬 상회하는 속도로 건강보험률을 올린 결과다. 이렇게 막대한 지출에도 불과하고 시민들은 병원을 이용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언제부턴가 대학병원 응급실은 환자들을 돌려보내기 시작했고, 엄마들은 백화점의 샤넬 매장 대신 소아과를 향해 오픈런을 뛰기 시작했으며, 동네에선 미용이 아닌 진짜 피부과 진료를 하는 병원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참고로 동기간 경제활동 인구가 계속 증가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고령화로 인한 영향은 이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도 않았다) 그렇다,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은 잘못되어 있다

정부와 대중들은 의사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주장하지만 나는 그 주장에 의문을 품는다. 물론 한국의 국민당 의사 수는 OECD 평균보다 낮으니 다소 늘어나야 맞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수치는 10년 전에 비하면 다른 나라들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특히 서울의 경우 의사들의 수는 OECD 평균보다도 훨씬 높은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느끼는 의료 서비스의 질은 과거보다 악화되었으며 그 추세는 서울이라고 다르지 않다. 따라서 문제의 원인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의 수가 부족하기보다 그 배분이 크게 잘못된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 그리고 나는 여기에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2024년 의료수가 인상률
첫 번째로 의료 수가의 왜곡이 커졌다. 이전부터 한국의 의료 수가는 다른 나라들보다 크게 낮았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지속적으로 물가 상승률, 혹은 병원을 운용하는데 필수적인 월세나 최저임금이 오르는 속도에 비해 수가는 현격하게 천천히 인상되었고 이 불균형은 매해 지속적으로 누적되었다. 특히 2021년 이후 기록적인 물가 상승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의료 수가를 낮게 유지해 이 왜곡은 더더욱 커졌다. 따라서 의료시장의 참가자들은 필수진료의 수익성이 개선되기는 커녕 점점 더 악화될 것이라 예측했을 것이고, 따라서 병원의 경영진은 응급실이나 외과와 같은 필수의료에 대한 투자를 줄였을 것이다. 이런 그들의 결정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고양이를 끼워파는 집의 가격이 적정 가격보다 낮을수록 고양이는 반드시 비싸져야 하고, 그를 비싸게 사는 기금은 더욱 빠르게 고갈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괴리가 커질수록 사람들은 고양이를 거래하지, 집을 거래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미용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들 수 있다. 미용시장의 수요는 국내뿐 아니라 관광객을 통해 국외에서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어 기존 시장의 의료 인력을 빠르게 빨아들이고 있다. 게다가 미용시장의 경우 대부분의 진료가 시장가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집-고양이 문제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그 결과 지난 몇 년간 필수진료과에서 이탈하는 의사들의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 이제 약 1/4에 달하는 의사들이 미용 혹은 연관 업종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 의료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두 가지 사안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첫 번째 문제는 의료 수가를 시장가격에 맞게 재조정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고, 두 번째 문제의 경우 미용시장을 의사 외 다른 의료인들에게 일부 개방하면 된다. 의사들은 의사가 아닌 의료인이 미용기기를 다룰 때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부작용을 우려하지만, 지금처럼 필수의료과에서 의사가 급격히 유출될 때 발생하는 부작용이 더 크지 않은가. 따라서 다른 나라들처럼 미용시장을 일부 개방하는 것이 적은 사회적 비용으로 더 큰 부작용을 방지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은 빨라야 10년 후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 방안들은 즉각적으로 의료시장의 구멍을 보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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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수가를 방치하면서 급격히 성장하는 미용 의사의 수요를 일반 의사의 공급으로 대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고양이/미용 의사와 필수의료 의사 간의 격차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추가로 공급되는 의사는 대부분 고양이/미용 의사로 빠진다. 이는 순수 필수의료만 담당하는 대학병원의 응급의학과 전공의 모집률이 매년 빠르게 하락하는 현실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현상은 고양이 의사가 더 이상 빼 먹을 것이 없거나, 혹은 미용시장의 공급이 포화되어 비급여 수가가 빠르게 하락하는 시점까지 지속될 것이다. 그런데 전자의 경우 건보재정의 파탄을 의미하고, 후자의 경우 미용시장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좀처럼 포화에 이르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필수의료 서비스의 수가와 자가 부담률을 높이고 낮은 난이도의 미용시술의 의사가 아닌 의료진에게 개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현재의 시스템에서 단순히 의사만 늘린다고 의료 서비스의 소비자들이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실증적 증거도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서울의 인구 천 명당 의사의 수는 3.6명으로 OECD 평균을 상회하고 여기에 한의사까지 포함할 경우 4.1명으로 OCED 내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게 된다. 여기에 인구밀도까지 고려하면 서울의 의료접근성은 가장 높은 수준임을 시사하는데, 이는 별다른 예약 없이도 대부분의 진료과에서 예약 없이 병원을 찾아갈 수 있다는 우리의 경험과도 일치한다.
그렇다면 서울시민들은 의사의 수가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할까? 그렇지 않다. 의대 증원을 지지하는 서울시민들의 비율은 84.1%로 전국 평균 84.3%과 별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인구 천 명당 의사 수가 가장 부족한 충청이나 세종, 강원이나 제주보다도 높았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의 천 명당 의사의 수는 OECD 평균 보다 빠르게 증가하는데 반해(+13% vs +8%) 같은 기간 의사의 수를 늘려야 한다는 여론은 낮아지기는커녕 되려 크게 높아졌다.(84% vs 69%) 이는 시민들이 느끼는 의료 시스템의 공백이 단순히 의사의 양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질에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빠르게 늘린 의사들의 수가 지방의 의료공백을 메워 전국 모든 지자체의 의사 수가 서울과 비슷해진다고 해도 국민들은 여전히 의료 서비스의 불만을 가질 것이다. 지금 서울 시민들이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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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대 증원을 반대하지 않는다. 어쩌면 의료인의 수가 좀 더 늘어나는 것이 합리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로 당장 정원의 2/3을 늘려야 할 정도로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 우리가 일상에서 그 부족을 여실히 느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과들은 우리가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며 아주 소수의 과를 제외하고는 예약조차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정말 응급한 상황에서 의료 서비스를 찾을 때가 되어서야 우리는 그 부족을 느낀다. 응급실에서, 대학병원에서, 그리고 수술실에서. 정상적인 시장 상황이라면 우리는 얼굴에 울쎄라 써마지를 받을 때보다 응급실이나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하지만 국가가 설계한 이 의료시스템은 정확하게 반대로 작동한다. 이 경우를 우리 금융인들은 시장이 왜곡되었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대개 가격이 엄격하게 통제된 시장에서 나타난다.

인위적인 가격통제로 인해 경제주체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매우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비슷한 사례로 한국전력을 들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전력 생산단가는 급격히 상승했지만 공급가격이 통제되어 있어 한전은 매년 기록적인 수준의 적자를 내야 했다. 이 구조에서 양적완화를 한다고 해서 한전의 시총이 삼성전자만큼 커지지 않는다, 전력회사의 숫자를 늘린다고 적자가 해소되는 일 역시 발생하지 않는다. 이 회사의 주가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왜곡된 가격을 바로잡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매일 퇴행하는 의료시스템의 저변에는 왜곡된 의료수가가 있다. 이 왜곡된 가격이 존재하는 한,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의사들은 필수의료 대신 피부미용과 고양이를 파는 의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의사의 수를 늘린다고 해서 그 격차는 결코 줄어들 수 없다. 

서머셋 몸은 고갱을 모티프로 하여 달과 6펜스라는 소설을 썼다. 여기에서 달은 이상의 세계를 의미하고 6펜스는 세속의 현실 세계를 의미한다. 소설에서 한때 주식 브로커였던 찰스 스트릭랜드는 6펜스를 버리고 달을 찾아 타히티까지 찾아갔지만 거기에서 나병에 걸렸다. 죽어가는 삶의 마지막 기간 동안 그는 영혼을 쏟아부어서 최후의 걸작을 그리지만, 완성된 그림은 그의 죽음과 함께 잿더미로 사라지고 만다.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필수 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들에게 스트릭랜드 처럼 6펜스 따위는 잊어버리고 달을 쫓아 청진기를 들고 타히티만큼 외진 바이탈과 수술실로 향하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는 스트릭랜드 같은 괴짜나 슈바이처 같이 고결한 사람은 몇 없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6펜스를 찾아 고양이와 미용의 세계로 떠났다. 일부 사람들은 왜 의료계에는 청진기를 들고 달을 바라보는 스트릭랜드가 없냐며 의사들의 도덕성을 비난한다. 하지만 내 눈에 그들의 도덕성에는 별문제가 없다. 마치 아비트라지 기회를 포착한 트레이더들이 최대한의 수익을 내기 위한 합리적 선택을 하는 것처럼 그들도 마찬가지의 경제적 판단을 내렸을 뿐이다. 만약 그들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면 70만 원짜리 MRI를 남의 돈으로 공짜로 찍는 시스템을 박수 치고 찬성하는 일반 대중의 도덕성 역시 지탄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무엇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환자를 살리는 의료 행위에 낮은 수가를 책정한 이 시스템이야 말로 가장 사악한 악마라는 것이다. 



*집을 팔려는 사람들은 반드시 고양이를 구해야 한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늘 고양이를 팔고 싶어한다. 따라서 둘이 지불하는 고양이의 가격은 반드시 벌어지게 된다. 이 때 집을 팔려는 사람과 집을 사려는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고양이를 사고파는 계약을 맺는다면 그는 아무런 위험부담 없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엄밀히 말해 가격을 부담하는 것은 건강보험공단이고 가격을 정하는 것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지만 둘 다 정부의 일부인 보건복지부의 관할이다.




댓글 61개:

  1. 크으 필력 지렷습니다.. 파격적 증원이라는 길을 곧장 밟아버리는 추진력이면 피부미용 간호사주는 결단도 충분히 가능했을거같은데 거참. 국민들 정서에 전자는 긍정적 후자는 부정적인가보네요.. 리더나 여론이나 다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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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 블로그 주인장은 다른 분야에서는 혜안이 뛰어나지만 유독 국가 전체적인 건전성을 따지는 두뇌회로는 결여된 것 같군요.
    가령 인구가 수도권에 과하게 쏠리니까 다들 삶의 질이 팍팍해져서 출산율이 떨어지는 건데 서울 부동산규제를 다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거랑, 고용유연화나 전문직 지대 혁파 얘기는 일언반구도 없으신 게 있죠.
    그리고 2년 3개월 전에 금리 인상을 통해 부동산을 잡는 안에 경기를 일으키셨죠.

    주인장이 유독 저런 문제에서만 눈이 흐려지는 이유는 금융권 종사하는 40대(고용유연화로 제일 피해 볼 지대 수취 세대) 서울 다주택 소유자이기 때문이라 봅니다.

    의사를 죽여야 하는 당위와 사람들이 광적으로 지지하는 이유도 단 하나입니다. 국가 경쟁력에 별 도움도 안되는 애들이 월 수천씩 땡기는 상황, 그리고 국민들이 그걸 모두 아는 시점에서 의사 지대를 박살내야만 하기 때문이에요.

    의사가 부족하고 어쩌구는 그냥 구실일 뿐이고 사법시험, 서울법대 박살낼 때랑 공무원연금 개혁할 때처럼 사회의 유인보상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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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한정된 공공의 재원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부작용을 통해 최대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익명님은 의사를 죽이고 소득을 박살 내는 것이 정의롭다고 주장하고 계시고요. 제가 국가 전체적인 건전성을 따지지 않는다는 비판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또 의사의 지대를 박살내는 것과 국가경쟁력 사이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업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 남짓하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죠. 인구의 0.2%에 불과한 11만 명의 의사를 좀 조진다고 해서 나머지 5천만 명의 삶이 나아질 일이 무어가 있을까요? 다만 모든 죽창혁명이 그러했듯 기분이야 좀 좋아질 뿐이겠지만. 하지만 그러고 나면 다음엔 변호사들이 족치면 될까요? 그리고 나선 문송합니다를 되뇌이던 문과와 예체능 출신들이 이공계 학생들에게 죽창을 겨누지 않을까요? 그 뒤엔 수도권 대학생들? 죽창의 efficient frontier는 어디가 될까요? 저는 (당연히)의사도 아니고 가족 중에 의사도 없지만 이런 접근법을 상당히 경계하는 편입니다.

      참고로 저는 아주 극단적으로 유연한 고용상태에 있습니다. 아마도 편의점 알바도 저보다는 더 안정적인 고용을 누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일을 처음 시작한 그 날부터 저는 그랬습니다. 또 저는 아직 40대가 아닙니다. (아직은요) 그러니 "너가 사회의 기득권 층이라 다른 기득권을 부수는 일에 소극적이다"라는 말씀은, 조심스럽지만, 지나친 편견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행여나 내가 그런 것은 아닌지 최대한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계속 글을 써 나가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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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의사가 국가의 발전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는 발상은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의사가 없다고 가정하면 사람들은 어디서 치료받고, 어디서 건강을 보전하여 어떻게 오랫동안 왕성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의사 한명이 이뤄내는 경제적 가치가 타 직종에 비해 어떤지 객관적으로 비교해보신적이 있으십니까? 또한 어떻게 이 글을 읽고 바로 ’40대 다주택자‘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찌든 발상을 하실 수 있으십니까? 본인의 인사이트가 한없이 부족한 점을 깨닫지 못하고 당당한 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것이지요. 책 한권만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말을 여실히 보여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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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국민의 삶이 팍팍하여 고소득 전문직인 의사를 터트려 팝콘각이라도 얻어야한다니요? 무식하고 멍청한데 죽창신념만 있어서 너무너무 무섭습니다.. 제발 이 나라 발전을 위해서라도 그 머리속에 생각을 목소리로 내주지 않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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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네 다음 홍위병... 중공이 문혁으로 국가를 얼마나 십창냈는지 보여줬는데도 부족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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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님이야말로 열등감에 가득 차서 판단력을 흐리고 있지 않나요? 상대의 논리 구조가 아니고 쓴 논리를 기반으로 이 사람은 어떠해야 한다는 전형을 구축해서 그 허수아비를 두들겨패는 건 정말 어딘가에서 많이 본 그 분들과 비슷한데.. 님 논리대로라면 님은 의사 안하고 뭐했습니까? 의사들의 노력은 무시하고 왜 님은 의사 수준을 깎아서 님의 수준과 맞춰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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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야 의사처럼 별 부가가치 생산도 못하면서 지대수취 구조에 빨대 꽂는 기생충 인생 살기 싫어서, 지방의대 쳐바르는 수능점수를 받고도 의대에 안 갔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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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네 인터넷에선 뭐든 될 수 있죠 그런데 글을 보면 그런 흉내에 그다지 능숙하지 못한게 보이고 진실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연기를 더 연습하거나 훌륭한 사람이 되거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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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공산주의 국가에서 부르주아 때려잡자는 마인드. 전형적인 한국인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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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 진짜 너무 공감되는 글이에요
    대한민국에서 1인1표 다수결로 세싸움하는걸
    민주주의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1) 법치를 다수결로 정하는 것이고
    2) 자유의 제한을 법치로 한계를 상정하며
    3) 자본주의에서 약자 보호의 가치를 항상 상각함
    이걸 저는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는데
    내전과 같은 상태를 민주주의로 생각하는
    양당이 우려스럽습니다(민주당의 잘못이 더 큼)
    수혜자와 부담자가 전혀 일치하지 않는데 합치됐으면합니다.

    주인장님 연휴 잘 보내시고 올해는
    많은 글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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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생각함과 상각함의 차이 ㄷㄷㄷㄷ
      생각의 오타였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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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는 의사입니다. 그동안 재테크에 관한 좋은 글을 눈으로 읽기만 하다가 제가 관련된 분야에 대해서도 훌륭한 글을 써주셔서 처음으로 댓글을 남깁니다. 타 분야에 대해서 이 정도의 통찰력을 가지고 계시다는 점이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사회 전체의 이익에 부합한다면 의대 증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이번에 제시된 2000명도 설득력이 있다면 동의할 용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진행되는 증원의 규모와 그에 동반된 정책들은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문재인 케어보다도 더욱 건강보험에 더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전자는 여론조사를 앞세워 선의로 포장된 고속도로에서 풀 악셀을 밟겠다고 선언하는데, 조수석은 침묵하고, 의사협회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사퇴해 버렸습니다. 당장 저희 세대는 증원이 되어도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겠지만, 이대로 간다면 저희 자녀 세대가 마주할 대한민국은 지금과는 매우 다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번 의료 정책 발표 이후 현타가 심하게 오고, 장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던 차에 반가워서 글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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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주인장님 정말 인사이트 넘치는 글 잘 읽었습니다.
    구호와 선동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경제학적 논리로 설명해주시니 명쾌하게 이해됩니다.

    저는 현재 중앙부처 본청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데요,
    본 현안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정책적 참고사례로서 현재 논쟁을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 보건복지부에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4개 항목을 발표하였는데
    [1. 의대인력 증원] 뿐 아니라, [4.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 항목에서
    집(?)가격을 정상화하려는 정책들이 담겨있는 것 같은데

    이 부분은 필수의료 정상화에 기여하기엔 좀 불충분하다고 보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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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는 필수의료, 일명 낙수과 전공의 입니다.
      필수과에서조차 이번 패키지가 부족함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1번 -> 의사는 부족하지 않습니다. 선배들은 정형외과 신경외과를 나와 수술하지 않고 마취과를 나와서 물리치료실을 하고 있으며 산부인과를 나와서 신불자 신세로 필러를 놓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있을 수술방이, 병원이 고용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4번 보상체계를 바꾼다고 하는데
      보상이 많은 피부미용에 대비 필수의료에 보상체계 공정성을 제고한다고 하지만 이미 피부미용은 국가가 보상하고 있지 않습니다(수요자가 돈을 내지요). 현재 필수의료는 적자 수준으로 가격 상단을 고정해두었으니 정상적인 병원 경영진이라면 노동력 투입에 비례하여 수입이 증가하는 피부미용, 비급여 진료로 투자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환자들이 좋아하는 통 유리 외관의 병원, 넓은 병실과 버튼으로 움직이는 전자식 침대, 복잡하기 짝이 없는 각종 진료 과정을 도와주는 여러 행정업무, 그리고 고가의 의료장비를 계속 구입하고 유지보수하려면 병원은 돈을 벌어야 합니다.

      패키지를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피부미용은 진입장벽을 부숴 더 시장경제에 열어서 공급으로 가격을 낮춘다고 하며, 필수의료는 정책으로 재정을 투입하겠다는데 이미 바닥을 긁고 있는 건보료에서 어떻게 또 10조가 나와서 꺼내서 주겠다는 걸까요.

      국고는 좀 마음대로 꺼내어 쓰더라도 표가 안 바뀌고 본인부담률은 표가 바뀌니까 구실 좋게 말은 일단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시장에서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10조와, 정부가 이해관계자들과 얽혀 사용되는 10조는 다름을 우린 다들 알고 있습니다. 의료진이 원하는 건, 정책이라는 형태로 매우 비효율적으로 돈을 이상하게 주다가 나중에 정권이 바뀌고 담당자가 바뀌어 사업중지하면서 사라질게 뻔한 정부의 10조 투입 계획보다 필수의료에서도 적자 없이 사업유지가 가능하도록, 노동력 투입 대비 수익이 나오길 원합니다.

      최고의 명의가 하는 수술과 갓 보드를 딴 전문의의 수술이 같은 값어치를 하는 지금 고정, 적자 수가 상황에서는 누구도 필수의료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결국 이 글처럼 필수의료도 본인부담률을 높이고 가격 상단을 열어서 시장 경제에 좀 더 맡겨봐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하면 누구보다 공정성을 사랑하시는 분들께서 의료민영화라며 비난으로 시끄럽겠지만요.

      정책자의 입장에서는 속이 타고 화가 날 법도 합니다. 매번 돈을 준다고 하고 정책을 만들어 줬더니 의사들은 그게 아니라면서 볼멘소리만 하고 있으니. 그러나 이미 고갈되는 재정에서의 몇 푼이 아니라 필수의료도 최고가 최고의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의료의 올바른 시장경쟁이고 그게 원하는 바 입니다. 의사간 부익부 빈익빈이 만들어지겠지만 과거 의사가 정말 모자르던 시대와는 달리 의사는 넘치게 많고 다들 본인의 노력이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곳을 찾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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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결국 패키지의 끝은 의료 민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재정 10조 투입 계획은 어짜피 수년에 걸쳐서 투입한다고 하면서 1년에 몇 천억씩 넣다가 건강보험재정이 바닥나면 백지로 돌려버리거나, 막상 사업은 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국가에서 여러 핑계로 수 개월씩 지급을 미루다가 건보료가 걷히면 큰 병원(정치적 입김이 있는) 순서대로 주겠죠.

      그러다가 병원들 파산 시작할 때 쯤 서서히 환자 본인 부담 비율이 올라가거나 1번에서 나온 5천 명의 값싼 후배들이 막대한 인력공급으로 병원의 적자를 막아 줄 겁니다.

      '증원' 계획은 분명 필요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2천명의 의료인 양성은 당장 6~8년 뒤 인구구조와 의료시장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많습니다. 자리잡은 선배들은 10년이면 적당히 벌고 빠질 수 있겠으나 저같은 전공의나 학생들에게는 정부의 의도부터 고민이 많이 됩니다. 이대로 2천명 증원이 이루어진다면 지금 수능이 의대입시고시로 욕을 먹는 것 처럼, 의대가 USMLE(미국의사면허시험) 학원으로 전락할 것 같으나... 부디 그러지 않길 바랍니다.

      * 메가x터디 등 혹 학원 관련자 분들께서 이 글을 읽으신다면 USMLE 수강 패키지 한번 고민해보시고 훗날 제가 연락드리면 아이디어 제공에 대해 공짜 구독권 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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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는 의료인도 아니고, 의료행정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도 아니라 정부의 이번 방안을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회나 제도의 인센티브를 읽고 그 편향을 파악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일에 있어, 감히 말씀드리건대, 나름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의료 수가를 정하는 주체는 정부, 혹은 그 산하기관입니다. 이렇게 정해진 수가는 정부가 관리 감독하는 건강보험료의 지출을 결정하고, 또 정부가 신경 쓰는 유권자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이 경우 수가는 반드시 균형가격보다 낮게 책정되게 됩니다. 설령 정부가 일회적으로 수가를 크게 올렸다고 해도, 정부의 인센티브는 의료 수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동하니 매년 수가 상승률은 적정 수준을 밑돌아 언제고 똑같은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시간의 문제일 뿐이죠.

      비슷하게 고위 공무원들의 보상체계를 들 수 있습니다. 저는 그들이 권한/책임에 비해 너무나 적은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매우 큽니다. 그들의 권한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대통령실, 정치인들, 기업인들은 늘 그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회유를 합니다. 몇몇 고위 공무원을 포섭하는 것만으로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공직자들은 이런 압력과 회유에 저항하기 힘듭니다. 올바른 선택을 했을 때 주어지는 보상이 너무나 보잘것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위공직자들은 대통령실이나 정치인들의 압박에 굴해, 혹은 기업체의 회유에 순응하여 공공의 이익에 해가 되는 결정을 내리곤 합니다. 심지어 그런 결정들을 알아서 잘 하는 공직자를 두고 "정무감각이 뛰어나다"라는 평가를 합니다.

      그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죠. 하지만 어떤 정부도 공공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공직자들의 보상체계를 높이자는 주장을 하기 어렵습니다. 대중들이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유권자들이 형편없이 낮은 수가에 OECD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처럼, 그들은 공직자들이 박봉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렇기에 공직자들의 연봉은 대부분의 경우 최적수준보다 낮게 책정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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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필수 의료과 전공의 님에게.

      고견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하나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증원 후에도 병원들이 대량으로 망하거나 의사들이 박봉에 시달릴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의사들에겐 미용으로 빠지거나 고양이 의사가 된다는 탈출구가 있으니까요. 처자식을 굶겨가서까지 양심을 지키다 파산하는 병원과 의사들이, 뭐 없진 않겠지만 몇이나 되겠습니까.

      파탄 나는 건 건강보험이겠죠. 말씀하신 대로요. 어쩌겠습니까, 그런 시스템에 동의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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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동안 여러글에서 보여주신 통찰력과 필력을 보고 늘 감탄했는데 이번글도 멋지십니다.
    의사가 아닌 사람들에겐 아무리 설명하려해도 그저 위에 계신 몇몇분처럼 그냥 너희들 돈 잘 벌잖아로 끝나버려서...
    의사들 중에도 비급여나 실비보험을 과도하게 이용하고 재정을 무너뜨리는 사람들이 있는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환자들도 그러한 과도한 이용을 원하는 수요가 분명히 있구요.
    사람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고 본인에게 최적의 선택을 하기에 이제는 비정상 상황이 너무 오래되어서 그안에서 비정상의 균형이 만들어진 상황이라 한두가지 해결책만으로 쉽게 고치긴 어려울겁니다.
    근데 애초에 다들 못살고 의사가 부족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의료보험제도를 시간이 지나고 나라가 잘살게 되었는데도 고치지 않고 방치한 정치인들과 관료들이 1차적인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기서 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조금씩이라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하는데
    지지율과 정치계산으로 의사들을 그냥 나쁜놈 만들고 해결하려하는 모습에 너무 화가 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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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사실 미용 GP가 되는 것을 막아버리면 더 쉬운데
    그나마 의사 선생님들에겐 2,000명 증원의 탈출구를 주는것 같아서
    이게 뭔가 싶은 정책이더군요.
    의사라는 직업의 장점과 단점이 죽을때까지 일 할 수 있다......인데
    지금 부족하다고 앞으로도 부족하다는게 맞는건지
    자기네들이 원하는 수치나 성과에 맞추고자 하는게 아닌가 씁쓸하더군요.

    # 전 간호사인데, 간호사나 기타 의료계열 직종에게도 미용시장 진입 기회를 준다는 것은 반대합니다. 이 쪽이 생각보다 능력치 상, 하방 폭이 넘 커요. 간호대 어떻게 졸업했나.... 싶은 사람들 정말 많음. 영어 논문도 못읽고 단순 계산도 못하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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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안녕하세요, 의과대학생 연합 동아리 투비닥터입니다.

    의과대학에서도 보건의료체계를 가르치긴 하지만, 겉핥기로 배우는 경우가 많기에

    현 상황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진단하고 해결책을 수립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실정에 경제학적으로 상황을 풀어서 설명해주시니, 이해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혹시 해당 글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여, 카드뉴스로 제작하고 출처를 밝혀도 될지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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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전 의대증원에 찬성하고 있지만 선생님이 지적하신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동의합니다. 문제에 해답이 하나만 있는게 아닐진데 이슈마다 극단적인 논리들만 튀어나오고 특정집단 악마화에만 몰두하는 우리나라 현실이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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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재 의료시스템에서 의대정원을 늘리는 것은 결코 공짜가 아닙니다. 위의 이유로 이는 건보재정의 빠른 고갈과 필연적으로 (실질적)증세를 가져옵니다. 비용/수익 관점에서 보면 뭐 어느정도 늘리는게 맞을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제 비판점은 정부와 여론이 그런 계량적 분석과 비용에 대한 고려 없이 밀어 붙이는 것이 아닌가 싶어 우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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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주인장님께서 적어주신 말씀도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만, 제 눈에 이번 이슈의 또 다른, 어쩌면 더 중요한 핵심은 의사의 과다한 수입으로 인한 이공계 인재 유출로 보입니다. 특히 제 자신이 영재고 출신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명목상으로는 의대에 진학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고 들어온, 대체로 수과학에 열정이 있는 아이들이 입학하는 영재고에서조차도 의대 광풍이 이 정도라면, 다른 곳에서는 어떨지 굳이 적을 필요도 없겠지요. 이것만으로도 의사들의(적어도 특정 분야 의사들의) 수입을 낮추는 것은 분명 국가의 입장에서는 시행되어야할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대개 반대하는 의견은 두 가지로 보이는데, 첫째는 의료도 이공계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직업 간의 귀천을 가를 생각이야 없지만, 의사라는 직업은 이공계에 비해 재능에 따른 결과의 차이가 한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그런 연구자와 0.01%의 재능을 타고난 연구자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지만, 동네에서 평범한 의사에게 진료보는 것과 0.01%의 수능 점수를 받은 의사에게 진료보는 것 사이에는 그만한 차이를 찾기 힘들지요. (외과수술 같은 쪽에서는 재능의 차이가 크지 않겠냐고 주장하실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수능 점수로 의사의 자격이 갈리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봅니다) 최상위권의 인재가 이공계가 아닌 의사를 선택하는 것은 분명 국가적인 손실이 맞습니다.

    둘째는 그러면 이공계 처우 개선을 해야지, 왜 우리 수입을 깎아내리려고 하냐, 라는 주장인데(주로 의사분들께서 이런 관점을 많이 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마디로 현실성이 없다고 봅니다. 과학기술에 더 투자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거야 적극 찬성하지만, 그게 인재 유출의 근본적인 이유는 아닙니다. (최상위권 기준으로)이공계에 남아도 얼마든지 1억 가까운 고소득을 올릴 수 있지만, 의사를 하면 그게 2억, 3억이 되니 누구라도 마음이 혹하는 게 당연합니다. 이걸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려면 설카포 졸업생들에게 전부 연 2억 정도의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지요. 의사 면허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이면 그것을 다시 정상으로 복귀시켜야지, 다른 모든 직업들의 수입을 올릴 수는 없습니다.

    이상 제 소견을 적어보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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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을 작성했다 본문에서 지웠습니다. 상당히 논쟁적 내용을 담고 있어서 불필요한 토론을 피하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1. 한국의 GDP대비 R&D투자는 세계 2위로 OECD평균보다 약 2배간 높고, 기술 강국으로 분류되는 미국이나 일본, 독일보다도 약 150%가 높습니다. 우리나라보다 R&D 투자비율이 높은 나라는 이스라엘 뿐인데, 한국과 이스라엘은 압도적 규모로 1,2위를 차지하고 3위와도 큰 격차가 있습니다.(해당 차트는 본문 하단에 추가했습니다.) 객관적 시각으로 보면 비정상적으로 높아 보이기도 하죠. 특히 이스라엘의 경제규모를 생각하면요. 저는 기술발전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한국은 이미 충분히 투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 금융도 뛰어난 엔지니어를 필요로 합니다. 또 머리좋은 고학력 인재도 필요 합니다. 그리고 제 경험으론 꼭 수능을 잘 보고 암기를 잘 하는 친구들이 혁신과 발전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더군요. 필즈 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의 고교 수학 성적은 고작 중간 이상에 불과했다고 하네요. 그의 수학적 재능과 성과가 계발되고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대학 입학 이후입니다. 그래서 전 입학 성적보다는 학사, 석사, 박사를 거치는 동안 어떤 공부와 트레이닝을 거치느냐, 그리고 어떤 연구를 하느냐, 또 그에 따른 아웃풋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물론 인풋이 좋아야 아웃풋이 좋을 확률도 높겠지만 한국의 막대한 이공계 정원을 고려하면 그 풀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키워진 훌륭한 인재들을 빼앗아가는 것은 미국의 테크 기업과 학교들이지 의대가 아닙니다. 제 몇몇 이공계 출신의 지인들은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들은 상위권 의사들보다 훨씬 더 좋은 보수와 대우를 받습니다. 갑자기 쓰다 떠올랐는데, 학창 시절 건너 알던 친구들 중 큰 부를 이룬 친구들도 상당수가 이공계네요. 물론 그런 천재가 아닌 보통의 수재나 범재들에게는 이공계보다 의대가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공계야말로 1명의 천재가 만 명의 범인들을 먹여 살리는 분야라고 하지 않았나요. 따라서 어떻게 해야 그 천재 1명을 미국에 뺏기지 않고 한국에 남게 할 것인지 고민해 보는 것이 더 효과적 정책이라 생각합니다.

      3. 만약 영재/범재들이 이공계로 가지 않고 의대로 빠지는 것이 걱정이라면 정원을 파격적으로 늘리는 것이 더 위험하지 않을까요. 의대 정원을 아무리 늘려도 평균적인 의사의 연봉이 평균적인 이공계 졸업생보다 낮기는 매우 힘듭니다. 그런 나라가 거의 없지 않습니까. 특히 과거보다 소득의 중요성이 커지고 경제활동 연령이 올라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험 잘 보는 학생들은 여전히 의대를 갈 것입니다. 예전에는 의대가 그 수를 3천 명 독점했다면 이제 5천 명 독점하겠군요. 내년부터 이공계의 커트라인은 더 낮아질 것입니다.

      4. 만약 어찌어찌 해서 의사들의 수입을 평균적 이공계 수입 이하로 끌어내렸다고 합시다. 그런데 저희 금융권도 이공계 학생들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 어디보다도 막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곳이죠. 그럼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저희의 보수도 내려야 할까요? 이제는 입시에서 문이과의 구분이 없어지는데 다음엔 변호사와 세무사, 회계사의 수입도 내려야 하지 않을까요? 이공계는 의대를 비롯한 극히 소수의 과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평균소득을 올리는 분야입니다. 게다가 정원이 아주 많아요. 이공계보다 돈을 더 잘 버는 극소수의 인원에게 패널티를 주는 것으로는 이공계 학생들의 처우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기 어렵습니다.

      5. 다시 2번의 이슈로 돌아가 그 1명의 천재 이공계 출신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바라봅시다. 만 명을 먹여 살릴 천재 엔지니어를 한국에 붙잡아 두려면 그에게 막대한 보상을 주어야 합니다. 회사는 그에게 매달 1억씩 지불하기로 합니다. 와! 그는 연봉이 12억이나 되는 고소득 엔지니어 입니다. 그는 의대를 포기하고 이공계에 진학한 것을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의 월급 통장에는 1억이 아닌 4600만원이 찍힙니다. 소득세가 4223만원, 4대보험료로 1175만원이 나가기 때문입니다. 물론 4대보험료의 절반은 회사가 부담하지만 그가 내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회사가 보험료를 부담할 의무가 없었다면 회사는 이 천재 엔지니어에게 임금으로 지급했을 것이니까요. 그 중 건보료가 790만원으로 소득세를 제외하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내년에는 이 금액이 850만원이 됩니다. 1년이면 1억 하고도 2백만원이네요. 똑똑한 그는 현재의 의료시스템에서는 급격한 의사 수의 증가와 함께 이 건보료 부담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그는 미국 회사로의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합니다. 병원에 잘 가지도 않는 그는 이미 미국의 사설보험보다 훨씬 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거든요.

      결과적으로 의대증원은 평범한 이공계 학생들에게 약간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대신 막대한 건보재정의 적자가 뒤따를 것이고 그 재원은 고소득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되겠죠. 바로 의사를 부러워하지 않는 천재 고소득 연구원들과 엔지니어들의 소득을 떼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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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결론을 적는 것을 깜박했네요. 위의 이유로 저는 의대 정원확대가 이공계 학생들의 질적 향상을 가져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되려 낮아진 입결과 늘어난 고소득자들의 건보부담으로 역효과를 낼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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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원 댓글쓴 분과 다른 사람입니다.) 주인장님, 오늘도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동안 글이 뜸하다가 최근 많은 인사이트 주셔서 큰 깨달음을 얻고 갑니다. 역시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인센티브'인 것 같습니다.

      저도 원 댓글의 내용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얘기하고 싶었는데 생각하는 사이에 이미 답변을 주셨군요. 그러나 몇 가지 측면에서 반론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대기업 R&D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1번 항목: 우리나라의 모든 언론, 그리고 일부 해외 경제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수치상으로는 한국의 GDP대비 R&D 투자 규모가 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년간 그래왔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글로벌 1위 상품은 해가 갈수록 적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주주환원주의와 배치되는 가족 경영으로 인하여 R&D를 열심히 할 명목이 적고(주가 상승보다 캐시카우가 중요), 그로 인해 엔지니어보다 (오너의 재산을 지키는) 재무통이 사내에서 승승장구하는 구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부 R&D센터의 경우 최고위 의사결정권자(대표이사, CTO 등)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돈(R&D투자금)은 돈대로 쓰고, 기술 개발은 뒤쳐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즉, GDP대비 R&D 투자 규모는 '허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정부와 대표 기업들은 R&D투자 순위 산출법에 따라 유리한 쪽에 돈을 쓸 뿐, 그것이 한 국가의 R&D 능력과는 완전히 별개입니다. 따라서 1번 항목에 대해서는 저는 주인장님께서 다른 글에 쓰신 주주환원주의의 부재로 인해 생기는 착시현상일뿐, 한국의 R&D 투자의 '질'과는 무관하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싶습니다.

      4번 항목: 이공계 학생들은 무 자르듯이 수입의 순서대로 직업을 고르지 않습니다.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의 수입이 연구원보다 높더라도 '그정도 차이는' 큰 인센티브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이공계 학생들은 이러한 직업 대신 연구원을 택합니다. 하지만 연구원보다 몇 배 수입이 높은 의사의 연봉은 그 차이를 뛰어넘습니다. 즉, 이것은 단순히 수입의 순위 문제가 아니라 규모의 차이 문제입니다. 2번 항목에서 언급하셨듯이 최상위 이공계 인재는 '어떤 수를 쓰더라도' 미국으로 갈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으로 가고 싶었으나 가지 못한 일부 중-최상위 이공계 인재는 한국에 남을 것입니다. 의사의 연봉이 IT인력보다 높지만, 최상위 인재가 IIT를 가고, 실리콘 밸리에 감으로써 어찌되었건 자국의 이공계 인력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인도의 경우처럼 의사-이공계 연봉 차이를 '줄이는 것'은 이공계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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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1번 항목: 글로벌 1위 상품의 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중국 때문입니다. 그것은 gdp 대비 지출이 아니라 총투자액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고요. 이미 우리는 국가역량의 최대치를, 혹은 그 필요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 R&D 투자의 질이 낮은 이유는 투자의 상당부분이 정부지출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체 R&D투자 중 25%가 정부의 예산에 의존하는데 이 비율은 미국의 2배에 달합니다. 정부의 지출은 대부분의 경우 민간보다 비효율적이죠.

      4번 항목: 저는 금융에서, 또 법조계에서 이공계 출신의 똑똑한 친구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로스쿨 합격자만 보아도 매해 합격자의 약 10%는 이공계 학생들로 과학고 학생들의 의대 진학 비율과 유사하네요. 여기에 금융/회계/세무 등 기타 직역을 포함하면 공대가 의대에 뺏기는 인재보다 비의대에 뺏기는 인재의 수가 훨씬 많겠네요. 의대가 공대의 유일한 대체제라면 의사의 기대소득을 줄이는 것이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 나머지 모든 전문직종 소득을 줄여야 이공계를 살릴 수 있다는 무리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더 큰 문제는 본문에 적은 대로 증원을 한다고 해서 증원된 인력들이 고양이/미용 의사로 빠지는 문제로 인해 사회적 비용은 엄청나게 늘면서도 의사들의 기대소득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것 같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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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안녕하세요. 원댓글 작성자입니다. 주인장님의 답글도 잘 읽었습니다. 어디 나가서 말을 꺼내기 힘든 주제인데 (저 자신도 이공계 쪽에 있다보니) 다른 의견을 접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 문제는 사실 명확히 누가 옳다, 그르다 딱 가를 수 있는 문제는 아니겠지요. 그럼에도 제 생각을 조금 더 적어보자면 이렇습니다.

      첫째로, 지금 의대와 비교되어야 할 것은 최상위권 이공계입니다. 의대 진학을 의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면 평균적인 공대생은 아닐테니까요. 의사의 평균 연봉이 이공계 평균 연봉보다 낮기는 힘들다고 하신 말씀은 맞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의사의 평균 연봉이 최상위권 이공계보다도 높다는 것입니다. "설카포" 정도가 아니라, 국제올림피아드 금메달리스트들도 의대 때문에 이공계 진학을 망설이는 게 현실입니다. 올림피아드에서 문제 잘 푸는 게 다는 아니라지만, 그럼에도 탁월한 재능이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친구들이지요.

      둘째로, 의사 말고도 다른 직업들도 이공계 인재를 가져가고 있다고 하셨는데, 현재 의사가 고등학생들에게 가지는 위상은 다른 그 어떤 직업과도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사실에 근거한 판단이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만, 가까운 사람들과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해보건대, 일단 의사의 수입이 낮아지면 최상위권 학생들의 이공계 진학률이 상당히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주인장님의 생각과 경험이 잘못되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단지 저의 경험은 이러하고, 진실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것이 아닐까하고 조심스레 말씀드려보고 싶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미국으로의 두뇌 유출도 언급하셨는데, 사실 저는 "두뇌 유출" 자체가 일정부분 허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한국으로 돌아오며 미국 빅테크나 스타트업의 앞서나간 문화와 노하우를 한국에 전파시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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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동의합니다. 이런 사회적 문제들은 과학실험과는 달리 변인통제도 불가능하고 실험여건을 마련하기도 어려우니 계량분석에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각자의 시각에서 각자의 입장이 다르고, 그러니 이런 토론과 논의를 통해 말씀하신 그 어딘가의 진실을 찾으려고 애써야 하는 것이겠죠.

      다만 제가 사석에서 주로 논의하는 부분은 인문학의 고사, 사회학의 몰락, 밥 굶는 예술가들과 같은 주제들이었습니다. 인문/사회학과의 정원은 이공계 못지 않지만 십수 년에 걸쳐 박사학위를 따도 쓸 곳이 없고 취업도 어렵습니다. 취업한 졸업생들끼리 모여서 비교해봤더니 대부분이 최저임금 수준이었다, 그래도 온 친구들은 양반이지 취업 안된 친구들은 얼굴도 비추지 못했다는 웃픈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때 인기였던 사회대의 여러 과들의 진로나 취업도 예전같지 않지요. 그야말로 문송합니다를 되뇌이는 시대입니다. 예술계는 말할 것도 없네요. 미술인들의 평균 연 소득은 약 800만 원 남짓 됩니다. 월이 아니라 연 소득이요. 좀 심하죠? 현실이 그렇습니다.

      물론 이공계 육성과 기술발전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미 국가가 가장 많은 지원을 해주는 분야이고 졸업생들의 처우나 소득도 의대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섹터에서, 우리보다 돈을 더 버는 딱 하나의 직종을 끌어내려야 우리가 살고 그래야 나라가 산다는 주장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문학, 사회과학, 문화예술 모두 국가와 사회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기술 만큼이나 중요한 분야니까요. 저출산, 외교, BTS나 기생충과 같은 문화컨텐츠의 힘은 반도체나 배터리 만큼이나 중요하지 않습니까. 공대에 비해 지원도 안주고 전망도 어두운 그 전공들이 망해도 되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른 돈 잘 버는 섹터를 조져야 그 분야가 살아난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 한국의 미술시장은 전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해외 콜렉터들의 주목도도 높아져서 미래도 아주 밝죠. 하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미대를 졸업한 촉망받는 신진 작가들도 월 100만 원을 벌기가 쉽지 않아 편의점이나 미술학원 까페알바를 뜁니다. 그 사람들 앞에서 연봉 1억 받는 엔지니어들을 살리려면 연봉 2,3억 받는 의사들을 조져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젤 다리로 한 대 얻어맞지 않을까요.

      대한민국에 의대와 공대, 딱 두 학과만 있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 많은 이과 학생들에겐 진로가 그렇게 둘뿐이었기에 사회를 이분법적으로 보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수십여 개의 섹터를 총괄해서 보는 시각에서는 이미 가장 많은 자원을 배분받고 졸업자들이 취업과 소득 면에서 월등한 비교우위를 누리는 이공계의 현실이 열악하다면, 그것은 국가의 지원이 모자라서도, 한 줌 정원의 의대 때문도 아니라 이공계와 산업계 내부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고. 자꾸 쓰면 쓸수록 이공계 연구자 분들이 싫어할 이야기만 하게 되네요.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저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를 고려하면 대기업에서 수십억 연봉을 받는 천재 엔지니어들이 여럿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보상체계가 잘못된 것이겠죠. 그렇다면 다른 직역의 보상을 무너뜨려 인재를 불러 모아도 이공계의 질적 성장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배우는 것도 많았고 즐거웠던 토론이었습니다. 의료시스템과 건강보험에 대한 글 보다 이공계 처우에 관한 이야기가 더 열띤 것을 보니 해당 주제를 별개의 글로 쓸걸 그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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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듣고 보니 제 관점이 조금 편협했던 면도 있었던 것 같군요. 생각할 거리가 많아 저에게도 즐거운 토론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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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작성자님 괜찮다면 이 글을 퍼가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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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요즘들어 자꾸 의심하게 되지만,

    한국은 원칙적으로는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돌아가는 국가잖아요.



    그리고 시장경제는 "공급", "수요", "가격"이 동적으로 균형을 맞추어가며 공리를 증진하는 체제이고요.





    적어도 의료보험이 커버하는 도메인의 의료에 있어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게 "가격"을, 그것도 매우 낮게 통제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자들이 그 상황을 인내했던 것은

    "공급"이 합의된 범위 내에서 통제되고 있었기 때문인데,

    이 부분을 건드리니 저항이 큰 것 같아요.



    +



    게다가 그 증가되는 "공급"이

    의료 분야에서의 경험이 있는 전문가의 눈으로 보면

    필요한 "수요"를 위해서 작동하지 않을 것이 너무 명약관화하니

    갑갑하고 답답한 면도 당연히 있고요.





    다 같이 합의해서 옳은 답을 쓰고

    그로 인해 받는 보상을 다 같이 나눠갖게 되어 있는 게임을 하는데

    멍청해 보이는 사람이 완장찼다고 내맘대로 틀린 답 써서 내겠다 하면

    틀린 게 뻔해 보이는 사람 눈으로 볼 땐 얼마나 답답해 보이겠어요.





    물론 누가 맞았는지 지금으로서는 모르죠.

    그래 보이는 것들이 있을 뿐, 정답은 후세가 평가할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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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무튼

      "공급"을 건드릴 것이면

      묶어놓은 "가격"도 좀 풀어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현재의 강제적인 국민건강보험 체계를 유지한 채로 그렇게 하려면

      말 그대로 "가격"을 결정하는 권한을 독점하는 정부가 수가를 올려야 하겠죠.



      혹은 국민건강보험이라는 계획경제 하에서 평형점을 찾을 자신이 없으면

      국민건강보험 환자를 받을지 여부를 개별 의원이나 병원이 선택하게 허용해 주어서

      그냥 시장에 맡기는 방법이 있죠.





      그런데 정부가 수가를 왜 안 올리느냐?

      There ain't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고,

      수가를 올리려면 대가로 지지율을 지불해야 합니다.

      근데 지금 부동산 때문에 지불할 지지율 잔고가 없잖아요.



      그러면 지지율 대신에 치를 수 있는 비용은

      채권을 발행해 미래 세대의 부를 약탈하거나 정부가 빚을 지거나

      미용같은 사치재 외에 건강보험 도메인의 일부도 시장에 맡김으로써 후세의 평가를 받는 것인데

      둘 중에서는 그나마 후자가 덜 비겁할 것 같네요.







      그러지 않고 "가격"을 지금처럼 묶어놓은 상태에서 "공급"을 늘려버리면,

      의사들이 "수요"를 만들어내면서* 발생하는 부작용들 때문에

      (*의료 등 전문 분야는 공급자가 수요를 창출해낼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 유인수요라고 하죠)

      결과적으로 의료 자원이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심지어 비용을 치를 능력과 의사도 있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배분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소득을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진료를 하는 의사도 불행하고

      결국 같은 결과를 위해 더 치료받고 더 돈을 내게 되는 환자도 불행한 상황이 되는 것이죠.





      우리나라는 전체적으로 의료 체계가 환자에게 유리하게 잘 잡혀있기는 합니다만,

      큰 틀에서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 환자는 너무 좋은 걸 너무 싸게 가져가고

      심각한 환자는 별 수 없이 죽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유권자는 아직 건강해서 관심이 없는데다가,

      너무 좋은 걸 너무 싸게 가져가는 수많은 사람들에 비해

      별 수 없이 죽어야 하는 진짜 아픈 사람들의 수가 훨씬 적다보니,

      그들의 목소리가 묻혀서 안 들릴 뿐이죠.

      정말 아픈사람은 진짜 소리를 내지 못합니다. 사회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이것이 소위 생명과 직결된다고 해서 "바이탈과", "메이저과"라고들 이야기하는 분과들의 고질적인 문제인데요,

      건강하거나 크게 아프지 않은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의료의 질은 좀 떨어트리는 대신에

      바이탈과의 질을 좀 높여야

      더 공정하고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고 더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의료체계가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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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 세상에 좋고 비싼 것, 나쁘고 싼 것, 나쁘고 비싼 것은 있어도

      좋고 싼 것은 중장기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실제로는 싼 게 아니라 누군가 대신 비용을 내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구조 하에서는 부자들과 (젊은)의사들이 비용을 더 치르고 있는 셈인데

      그 혜택을 보는, 그 둘의 여집합에 속하는 사람들이 그 둘을 미워하는 것이 좀 아이러니 하네요.

      그리고 마지막에 언급하겠지만 적지 않은 비용을 보이지도 않는 사람들도 물론 내고 있죠.





      아무튼 돈은 부자가 대고,

      재주는 (젊은)의사가 넘고,

      박수는 청와대와 여당이 받는 좀 웃긴 상황 같네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좋고 싼 것은 중장기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커지는 엔트로피처럼,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결국 나빠지거나, 비싸지게 됩니다.





      (표를 잃지 않아) 정부도 행복하고,

      (싼 값에 좋은 것을 받을 수 있으니) 환자=유권자도 행복하고,

      (수가를 올려주니) 의사도 행복하고,

      (세금을 많이 내지 않으니) 부자도 행복한 방법도 있습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의 돈을 우리가 빼앗아가는 방식이죠.

      이상은 그냥 당위이고,

      세상은 당위에 따라 움직이지 않으니

      중기적으로

      진짜 아픈 사람은 그냥 지금처럼 계속 죽을 것 같고

      (그럴 것이면 더 이상 "공정과 상식" 같은 표리부동한 레토릭은 안 봤으면 좋겠네요)

      의료비 지출이 늘어서 적자를 메우기 위해 의료보험요율은 당분간 가파르게 오를 것 같고



      장기적으로는

      가난하다고 30%, 부자라고 55% 세금을 냈던

      우리의 자식과 손자들은

      산파전문가 연락처를 검색하면서

      "옛날에는 의료원 말고 다른 곳에서도 외과 환자를 봤대"

      라는 말을 하게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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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의료 뿐 아니라 여러 사회 시스템이 새로운 구조에 적응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부작용과 시행착오를 비용으로 지불하게 될 것이고 지금도 그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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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좋은글 감사합니다. 해외살이 몇년 하면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표방하지만 국민들의 기본 정서는 사회주의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이번 상황도 딱 그짝이네요... 써주신 방안들도 부작용이 우려되지만(특히 미용시장 비의사개방) 적어도 이론상으론 합리적인 근거에서 나온것 같습니다. 기득권 때려잡기(보상체계 조정;;)식의 정책의 근거 보다는요... 하지만 그런 근거에 열광하는 존재들이 있고 그걸 종용하는 존재들이 있는걸 보니 참 답답하네요.
    그리고 수가는 진짜 올려야 합니다. 해외살아보니까 한국 진료비 진짜 말도안되게 쌉니다;;;; 문제는 그걸 건보료 공공부담으로 돌리면서 국민들도 그걸 당연시 여긴다는거지요.
    댓글에 적어주신 문과예술계 이야기도 잘 봤습니다. 금융쪽 있으면서 이쪽에 이토록 진지하게 관심가져주는 분 거의 못봤는데..(대부분 무시나 경멸하거나 단순한 걱정에서 끝나죠;ㅋㅋ 금융쪽 뿐만아니라 이쪽 사람들도요. 제가 이쪽졸업하고 이쪽에서 밥벌이하는 사람이라 잘 압니다) 다른 타분야 글들 봐도 주인장님께선 그쪽의 관심과 애정이 느껴집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아마도 몸담고 계신 업종이 스트레스 오지게 받는 업종일텐데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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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따듯한 말씀 감사합니다. 어서 이 문제가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길 바라지만 인간이 합리적이길 기대하는 마음이야말로 비합리적인 바람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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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해력이 딸려서인지 첫 번째 별표가 잘 이해가 안가네요 ㅜㅜ 의료시장으로 바꾸면 “*필수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미용의료서비스 상품을 구해야 한다, 필수의료서비스를 받으려는 사람들은 늘 미용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한다. 따라서 둘이 지불하는 미용의료서비스의 가격은 반드시 벌어지게 된다.” 이렇게 되는듯 한데, 좀 어색한듯 해서요. 요게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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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첫 별표는 규제와 같은 시장 외적인 요인이 어떻게 가격의 왜곡을 가져오고 비효율을 낳는지 예시로 든 비유입니다. 의료시장에 대입하면 필수의료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적자를 피하기 위해 필수적이지 않은 비보험 진료들을 끼워파는데 자원과 시간을 낭비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고양이-집의 사례에서는 쓸데없이 고양이에 대한 수요가 커져 고양이의 가격이 정상가격보다 높게 거래됩니다. 의료시장에서는 비타민주사, 수액 등이 되지 않을까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병상에 중증, 혹은 응급환자를 두는게 더 수익성이 좋아야겠죠.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 비용을 아끼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필수의료의 가격을 저가로 묶어둔 상황에서는 병상이라는 자원을 별로 응급하지 않은 환자들에게 할당합니다. 응급하지 않으니 노동력도 덜 들고 비보험 처방이 가능해 수익을 낼 수 있으니까요. 찾아보니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의 인구 천명 당 병상의 수가 OECD의 3배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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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아 저는 글 전체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없었는데, 순간 별표로 표시된 첫 번째 각주를 보고 나서는 제가 글 전체를 잘못 이해했나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조금 헷갈리는걸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원래 이해한 바: 매도자가 집과 고양이를 끼워 판다. 각주를 읽고나서: 집 매도자와 고양이 매도자가 구분되어 있으며 서로 교환을 원하는 시장이 형성된다. 그런데, 이제 이해했습니다. 집: 필수의료서비스(매수자: 의사, 매도자: 병원이용자), 고양이:미용의료서비스(매수자: 병원이용자, 매도자: 의사). 그래서 "1달러로 피부염 진료 받아라(의사가 집 매수). 대신 니 얼굴을 갖다대면(고양이 매도) 99달러 피부케어 해줄게. 이거군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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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 본문을 보니 또 아니네요. 경제주체가 3곳이니,, 집매도자: 의사, 집매수자: 병원이용자, 고양이매도자: 의사, 고양이매수자: 병원이용자. 가 맞는데, 집과 고양이 가격을 왜곡되게 만든 정부(건강보험공단)가 이 이상한 거래를 가능하게 해서 국민건강을 증진시키고 있다. 이거군요. 저 한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원래 비보험일 때 MRI가 80만 원, 지금 30만 원이라면 국민이 부담하는 MRI진료비 10만원일 때 20만 원은 국가에서 내주잖아요? 그럼 나머지 기존 수요공급에 따른 80만 원과의 차액 50만원은 의료계가 비용을 부담하나요?(늘어난 수요에 매도량은 늘어나지만 마진이 적게 남고 인건비 상승률은 그보다 못한 수준에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나타나는 비용) 아니면 기존값-수가 만큼을 또 국가에서 부담하긴 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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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ri 건수가 저렇게 늘어나는 것을 보면 아마 불필요하게 촬영 횟수를 크게 늘려 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보전하는것 아닌가 합니다.

      모든 병원 방문환자들의 mri를 촬영한다면 건당 고정비 비중이 낮아질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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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미용 시장을 간호사들에게 개방하면 간호사 인력이 부족해지겠죠. 간호사도 박봉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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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차피 향후 AI 투자 원격의료 투자하려면 자본이 필요해서 민영화는 불가피할 것 같아요. 의료자본 따까리할 의사 머릿수도 늘려야 하고요. 결국 서비스산업고도화인 거죠. 의대 증원하면서 일정부분 민영화를 수용하고. 그 와중에 필수의료 공공성을 지키는 부분을 고민할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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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안녕하세요! 글 잘 보았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미용시술(점빼기..) 등 단순한 시술의 경우 간호사나 기타 자격증 보유자에게 넘길 수도 있겠고 저도 그렇게 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면 우리나라 의사분들의 반발이 지금보다 훨씬 심할 것 같습니다. 비슷한 한의사들이 초음파, CT 등 의료기기를 사용하게 해줄 것이냐를 놓고 양의사분들의 반발이 굉장히 심한 것 같습니다.
    솔직히 얘기해 지금 우리나라 의사분들은 자기 밥그릇 지키는 것에 굉장히 민감한 인구집단입니다. 의대 진학자들의 특성이 그렇습니다. 의대에 진학하면 약 10년의 수련 후 연봉 1억~10억대의 안정적인 삶을 평생 보장받을 수 있고(100억은 못 벌고 재미도 없음), 바로 그런 삶을 추구하는 안정지향형 성격의 똑똑한 사람들이 의대에 진학합니다. 금융으로 말하자면 의사는 국채투자자와 비슷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당연히 자기 밥그릇에 대한 집착이 크고, 자신들의 직업 선택에 대한 보상을 국가가 보장해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의료산업의 특성상 수요와 공급 구조가 왜곡되어있고 그로 인해 의사들이 고양이 장사로 몰리는 것은 정부나 정치인들도 이미 파악하고 있고 해결책을 곧 내놓으리라 생각합니다.
    의대 정원 문제는 그것과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왜 정부가 사립대학의 과 정원을 제한해야 하는지부터가 의문입니다. 다른 직업들도 그렇듯이,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는 원한다면 누구나 의사가 될 수 있게 해야하는 게 맞지 않나요? 그걸 왜 대학 입학 정원으로 규제하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시장 구조 왜곡의 문제는 그것대로 풀어야 하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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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정: 비슷한 한의사들이 -> 비슷한 예로, 한의사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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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양의사, 밥그릇, 원한다면 누구나 의사가 될 수 있게 해달라.
      내용만 봐도 어떤 직업을 가진 분이 작성했는지 알 수 있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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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제 직업이요? 뭐라 생각하시는지 궁금하지만 생각하시는 건 아닐 겁니다. 양의사라는 말이 어색하세요? 양복도 못 입으시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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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의사시험 제도가 있는데 의대 입학정원은 왜 제한하냐고 물었더니 ‘원한다면 누구나 의사가 될 수 있게 해달라’로 이해한다면 문제는 본인에 있는거죠. 의사는 아니신가봐요 그 머리로 의사가 되긴 어려울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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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다른 무슨 전문직이 아무렇게나 자격시험 치르게 해주냐? ㅋㅋㅋ 누가 봐도 그 직업인거같은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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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대단한 통찰력입니다. 의료 관련 업계 종사자가 아니신데 이정도로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계시다니 놀랐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들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렇지 않으니... 파국은 피할 수 없을것 같습니다. 너무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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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동의하긴 한데 그거 시도하는 순간 이젠 전공의 1500명이 아닌 개원의 10만명이 뛰쳐나와 난리칠 게 분명해서... 정치적 난이도는 의대 증원보다 더 어려울 겁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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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제가 이해력이 모자라서 그런데 의사 수를 늘리면 건보 재정이 왜 파탄난다는 건가요?
    늘어난 의사 수만큼 진료가 늘어서 그만큼 건보 지출이 생긴다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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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이 부분이 궁금합니다. 실손으로 비용 커버가 많이 되니 의료수요가 폭증한 건 이해가 가는데, 그게 의사 수와는 무슨 연관이 있는지요?

      물론 늘어난 의사가 대부분 "실손있으시죠?" 또는 미용의사 쪽으로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이긴 해요. 그러나 의사수가 늘어난다고해서 보험커버되는 진료량이 늘어난다는 주장은 어떤 근거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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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보상체계를 잘못 설정한 상태에서 아비트라지가 가능한 사람의 수를 늘리니까요. 거기에 지금 사회가 가하는대로 전문직 종사자들의 자존감을 낮추면 아비트라지에 나설 유인동기도 더욱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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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의사수가 늘면 의료량과 비용 모두 증가한다는건 실증이 수십년전에 끝난 1+1=2정도의.. 공리수준의 내용입니다. 80년대 교과서에도 그리 나왔고, 지금도 역시 교과서에 그리 실려있죠.
    그동안 그에 반하는 임팩트있는 논문이 나온적이 없으니까요.
    증원 얘기하는 의료관리학 교수들도 그리 배웠을겁니다.
    단지 그들에게는 다른 떡고물이 보이니 거짓을 얘기하는거죠
    그게 자유와 진실이 죽는 방식입니다.
    박수갈채와 환호속에서 죽는거죠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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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Oecd에서 미국외 의사연봉 높은 나라 다빼버리고
    나머지 나라자료로만 통계내면 당연히 1등나오지요
    그렇게 통계내면 님연봉도 oecd1등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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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뭐 gdp로만 따져도 독일급이던데 gdp반 밖에 안되는데 의사 소득은 비슷하니 기형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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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이런 글을 보다니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입니다. 글 감사합니다.
    이런 분들이 많으면 지금의 사태도 오지 않았을텐데 슬프네요.
    저는 지금의 의료문제는 노령화, 저출산, 수도권 집중이 모두 얽혀있는 문제에 의료라는 특수성까지 더해져서 생긴 일이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의사수 증가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행위별 수가제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선거에 도움도 안되고 국민들이 원하지 않을테니 쉬운 의사 정원 증가를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에서 어떤 집단을 악마화해서 문제를 호도하는 일은 안보고 싶은데
    대상을 달리할 뿐 계속 일어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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