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과 같은 좌파 정치인들의 스탠스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나는 자본주의 할테니 너희는 사회주의를 하렴. 자신들은 뇌물을 받고 석연치 않게 국영사업을 수주받고 탈세를 하면서도 국민들에게는 복지를 줄테니 세금을 내놓으라고 외친다. 공부도 못하는 자기 자식을 이리저리 힘써서 의전에 보내는 것은 자식사랑이고, 흙수저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 연대 고대에 가면 미래의 기득권이라며 대학을 없애겠다고 협박한다. 이러한 이중성은 유독 좌파 정치인들에게서 두드러진다. 어째서 좌파 정치인들은 서민 지지자들을 배신하는가.
그 근본적 원인은 애초에 좌파 정치인이 서민이 아니라는데에 있다. 이 둘은 전혀 다른 계급에 속해있다. 정치는 돈과 조직이 있어야 가능한데 당장 내일의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정치판에 뛰어들 수 없지 않은가. 이는 공식 데이터로도 증명된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정당별 국회의원들의 평균 자산을 보면 민주당이 약 55.2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국당이 29.8억원으로 그 다음을 차지한다. 심지어 가장 가난한 사람들과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의당의 국회의원들 역시 평균 약 5.2억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마저도 대한민국에서 상위 15%안에 드는 상류층이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은 재래시장에 방문해 코다리무침을 맨손으로 집어먹고 상인들이 주는 쌀막걸리를 거하게 들이키지만, 저녁이 되면 자신의 짙게 선팅된 검은색 에쿠스를 타고 로얄 살루트를 마시러 워커힐 호텔로 향한다.
그렇게 서민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에게 속는다. 배우 류승룡이 영화에서 가난한 경찰역할을 해서 인기를 끌어도 세트장을 나서고 나면 벤츠를 몰고 십수억짜리 주상복합에 살듯, 서민 정치인들도 그 "서민정치인"이라는 역할을 맡고 있을뿐 그들의 실제 삶이 꼭 배역과 일치해야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윤리기준은 딱 거기에 머물러 있다. 마치 프로레슬링이 다 짜고 치는 쇼지만, 관객들에게 쇼라는 것을 들키지만 않으면 돈을 벌듯 좌파 정치인들도 정말 진짜 같은 연기를 잘 한다면 자신은 도덕적으로 별 흠결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고방식은 타 여권인사들의 조국 옹호발언에서도 들어난다. 일례로 유시민은 젊은세대가 엄친아 조국을 시기해서 화가 난 것이라고 분석하며 2030대의 화를 돋궜는데 도대체 어떻게 그런 결론에 이를 수 있나. 대중이 유영철에게 분노하는 이유가 '다들 사람을 죽여보고 싶은데 못해봐서 질투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그 사람 역시 살인자일 가능성이 크다. 마찬가지로 유시민, 손혜원, 이재명, 박원순의 옹호발언의 기저에 깔린 전제는 다음과 같다, "조국의 도덕성에는 문제가 없다, 우리 사회지도층에게 이정도는 보편적인 것 아닌가."
젋은세대와 좌파정치인들 간의 인식의 차이는 바로 여기에 있다. 스크린 상에서는 청순가련한 이미지의 여배우가 강남의 모 클럽에서 예거밤을 연달아 들이키고 몸을 흔드는게 디스패치에 걸리지만 않는다면 그것이 결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딱 그 심정으로 조국 역시 스스로도 정치인으로서 내뱉은 트위터 대사와 실제 삶이 일치하지 않아도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을 것이다. 청문회에서 그의 억울하다는 듯한 눈빛을 보라. 아마 그의 굳게 다문 입술 너머에서는 "내가 법무부 장관만 되면 나는 무죄가 될텐데 왜 이 가재, 게, 붕어, 개구리 새끼들이 지랄일까" 라는 불평이 꾹꾹 눌러 숨겨져있을 것이다.
사실 이와 같은 태도는 여느 정치인에게나 다 있다. 선거철이 되면 수십조의 재산을 가진 정몽준도 고시원에 찾아가고 앞치마를 두른채 노숙자들에게 밥을 퍼주고 나경원같은 엘리트도 동네 수퍼마켓을 찾아다니며 연신 고개를 조아린다. 하지만 그들이 타겟으로 노리는 5060대 유권자들은 그것이 하나의 쇼라는 것을 아는데 비해, 상대적으로 정치경험이 적은 2030는 이게 진짜인 줄 안다. 과거 조국이 트위터에 입시제도와 강남집값을 비난할 때 젊은세대는 "그는 정말 다르다"고 외치며 좌파정치인들을 지지했지만 세상에 나도 저들과 똑같소, 라고 하는 정치인을 봤나. 장충동 족발골목에 가면 다들 자기네가 원조라고 써붙이듯이 그들도 다 똑같이 자신 만은 다르다고 주장한다. 다만 좌파정치인들의 메소드 연기가 순진했던 2030대들에게 좀 더 어필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게 2030대의 표를 꿀꺽 삼킨 운동권 정치인들은 그들에게서 먼저 집을 빼았고(링크), 잡을 빼았고(링크), 이제는 희망마저 빼앗고 있다.
그런 위선과 배신은 좌파정치인들의 핵심 지지층에서도 엿볼 수 있다. 위는 갤럽에서 공개한 가장 최근의 국정지지도 자료인데 흥미로운 사실을 두가지 발견할 수 있다. 첫번째는 바로 현 정부가 정치적으로 가장 위하는
결국 현재의 정치는 먹고 살 만한 사람들이 먹고 살기 힘든 사람을 대상으로 사회적 실험을 거듭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3년간 장하성같은 패션좌파 정치인들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괴상한 정책을 써서 서민들의 삶을 개차반으로 만들어놓고는, "허허 이게 안되네"하고 돌아서는데, 그 진흙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자영업자 무직자 빈민층을 내려다보는 저 화이트칼라 40대 중상류층들은 그래도 이게 맞는 길이라며 그들의 비명소리를 외면한다, 아니 입을 막는다, 아니 사다리를 부숴놓고 그들을 발로 꾹꾹 밟아 수렁으로 더욱 깊게 밀어넣는다. 과연 이게 진보정치인가? 퍽이나. 퍽유. 윤동권들이 그렇게 신봉하는 레닌이나 마르크스가 이를 봤다면 유산계급인 그들의 대가리를 망치로 후려쳐서 부쉈을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분노해야한다. 정치를 잘 짜여진 연극이라고 생각하는 저 정치인들에게 경종을 울려야한다. 자신들이 이제 기득권의 위치에 올라섰으면서 가상의 적을 만들어낸 다음 서민들과 하층민들의 분노와 지지를 끌어다 자기 배를 더욱 불리는 그 비위와 부패에 더욱 역겨워하고 분노해야한다. 자기 자식에게는 안 먹이는 똥을 서민들보고 퍼먹으라고 강요하는 정치를 당장 그만두게 해야한다. 손혜원의 부동산투자, 문준용씨의 교육부 사업 수주, 김제동의 시급 천만원 짜리 MIC, 주진우 기자의 명품 발망 자켓, 그리고 조국의 사모펀드 투자. 그들은 모두 개인의 삶에서는 자본주의의 논리를 철저하게 쫒으면서도 대중에게는 사회주의를 강요하고 있지 않은가.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 주장은 매우 위험하다. 소득주도성장, 한반도운전자론, 부동산정책 등 수많은 전문가들이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한 정책들에 당사자들과 그 지지자들은 어떤 책임을 졌나. 소주성을 주장한 장하성은 주중대사가 되었고 외교정책을 총괄한 문정인은 주미대사로 추천되었다. 부동산 정책을 망친 김수현은 사회수석에서 정책실장으로 승진했다 총선을 앞두고 정략공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피의자여야 할 조국이 사법부와 검찰을 "개혁"하겠다는 단계에 이르렀다. 일부 여당 지지자들은 그 개혁이 자신들에게 유리할거라 생각하며 환호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소주성이, 외교정책이, 부동산정책이 그 지지자들을 엿먹인 것울 있었나. 서민이 아닌 그들이 이끄는 이 사법개혁도 당신네들 좋으라고 하는게 아닌데 왜 박수치며 좋아하는가.
박정희는 생전 대중들에게 호소하기 위해 시골에서 주전자로 막걸리를 들이키는 사진을 종종 공개했다. 그리고 몇몇 지자자들은 아마 깡촌의 촌놈이 이리저리 출세해 대통령까지 되었다는 성공 신화에 매료되어 그를 지지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최후의 만찬에는 주전자와 막걸리 대신 심수봉과 조니 워커가 있었다. 이처럼 상류층인 정치인들은 가난마져 훔쳐다 서민들의 정치적 지지를 가져다 배를 불린다. 사실 이는 사람과 정치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흔하게 벌어지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대중들에겐 사회주의를 강요하면서 본인은 자본가로 사는 그 이중성은 절대적으로 해롭다. 바라건대 서민 코스프레에 속지 말지어다. 당신의 빈티는 그들의 빈티지와는 결이 같지 않을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