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25.
쪼다를 위한 통화정책은 없다 시즌2 (feat. 이주열 again)
2021. 1. 3.
고루한 비관론자를 위한 해는 없다(No year for old bears)
2020. 11. 12.
대신증권의 전략적 실수 두가지
먼저 나는 대신증권과 아무런 연관이 없고 내부자 정보따위와는 거리가 멀며 심지어 가까운 지인도 없다. 따라서 아래 분석은 오로지 공개된 정보에 의거한 것이고 실제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이 보기인 사실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힌다. 그저 순전히 제 3자의 시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기를 바란다.
* * *
한남대교를 지나 도심으로 향하다 왼편을 돌아보면 나인원한남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도심속 타운하우스 열풍에 힘입어 자산가들의 큰 관심을 받은 이 단지는 흥미롭게도 건설사가 아닌 증권사인 대신증권이 주도하여 지은 것이다. 부동산이 반등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장기전망에 의문을 가졌던 2016년, 대신증권이 과감하게 자회사를 통해 시행사로 나서며 한남외인부지를 낙찰받아 지은 고급주거단지, 나인원 한남.
나는 이 선택이 너무나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이제까지 건설에서 금융사들의 역할은 PF에 그쳤지만 대신증권은 과감하게 시행사로 나서며 신사업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금융업계 최초로. 우리나라의 증권사들이 50개가 넘는다는 사실과 그들 중 상당수가 금융지주회사, 혹은 외국계자본의 지원을 받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증권업 내에서 대신증권의 비교우위가 명확하지 않지만,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야하는 건설업 특성상 직접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증권사의 이점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부동산이 본격적으로 반등하는 시점에서 그것도 대형평수/고급 타운하우스라니, 업종과 트렌드 두 박자를 모두 맞추는 참으로 시의적절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총 사업비는 1.6조원. 모회사 대신증권의 자기자본금 규모에 육박하는 자금이 투입된 것을 감안하면 회사는 시행사로의 변신에 미래를 건 것이나 다름없다. 잘 풀렸다면 아마 케이스 스터디에 실렸을 만큼 과감하면서도 훌륭한 시도였지만 안타깝게도 난 그들이 두가지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첫번째 실수로 이 프로젝트 전체의 수익이 날아갔고 두번째 실수로 그들의 전략적 변신이 무위로 돌아가게 되었다. 두번째 실수가 더욱 뼈아픈 것은 그것이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변화의 순간에서 기업들이 실기하는 사례들은 너무나 흔하지만 이렇게 훌륭한 묘수가 악수로 끝나는 것이 안타까워 내 생각을 간략히 정리해본다.
첫번째 실수-후분양 옵션
문재인정부 출범 후 주택시장의 안정이 정치적 아젠다로 떠오르자 집값을 잡기 위해 HUG는 각 서울시의 분양가를 통제했고 나인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여느 재건축 단지들처럼 HUG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이 최고급 타운하우스의 분양가를 기타 지역의 일반 아파트 수준으로 깎으라고 주문했다.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영수증을 받고 고심하던 시행사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하는 대신 4년간 임대를 주고, 희망하는 세대에 한해서 분양을 주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후분양 옵션이라고 부른다. 입주자는 4년간 임차인으로 거주한 뒤 만기에 시세에 따라 분양을 받을수도, 혹은 포기할 수도 있으니 전형적인 옵션이다. 햄릿의 연극과도 같은 나인원의 비극은 시행사가 이 옵션을 너무나 싼 값에 팔면서 시작된다. 옵션의 행사가격이 시장가격보다 아래인 옵션을 내가격옵션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구조는 보통 비싸게 팔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행사는 당장의 조달비용을 아끼려고 이를 너무 싼 값에 팔아치운다. 부동산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고 미래를 베팅한 회사가, 집값이 올라도 수익을 낼 수 없는 콜옵션을 전량 매도하는 것부터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드라마의 흔한 클리셰처럼 이로 인해 시행사는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룹의 전망이 정확하게 맞아 집값은 당시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 뛰었지만 시행사는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했다.
반면 비용은 폭증한다. 7.10부동산 대책으로 법인의 종부세가 6%의 단일세율이 적용되면서 4년간 보유세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대신증권의 2분기 재무제표를 보면 나인원한남 관련 일시적 비용이 약 938억원이 발생해 적자로 전환했는데 새 종부세법으로 인한 비용이 내년에 부과되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 2분기의 일시적 비용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대강 계산해보면 이제까지 누적된 나인원한남의 이익을 상쇄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실수-신뢰의 상실
이 모든 사태는 HUG가 시행사가 신청한 분양가를 몇번이고 반려하면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사업이란게 늘 그런 불확실성을 안고 가는것 아닌가. 우리의 여느 삶이 다 그렇듯이. 그리고 승자와 패자는 그 예상하지 못했던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법인의 종부세가 폭등하는 것은 예측할 수 없던 일이었고, 후분양 옵션을 너무 싸게 판 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시행사는 여기에서 두번째 실수를 저지른다. 첫번째보다 더 치명적인 실수를.
바로 2021년 부과될 종부세를 피하기 위해 임차인들에게 조기인도를 통보한 것. 임차인들은 나인원한남의 명의가 2023년 11월에 양도될 것이라고 믿고 그에 맞게 자금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하지만 시행사는 이를 앞당겨 2021년 3월에 양도하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되면 2021년 부터 23년까지 3개 년도의 종부세가 시행사가 아닌 입주자들에게 부과된다. DS한남 측은 계약서 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또 3년치 종부세에 준하는 금액을 부담하겠다고 하지만 종부세 계산은 다주택 누진세인데 비해 시행사가 부담하겠다는 종부세는 1주택자 기준이라 커다란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링크) 애초에 40억이 넘는 집을 분양받은 사람들이 기존에 보유한 집이 없을리 없지 않은가.
법리상 시비여부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지만 비즈니스적 측면에선 이는 최악의 선택이다. 대신증권은 이 사업에 단순한 LP(일종의 전주)로 참여한 것이 아니라 직접 자회사를 설립해서 뛰어든 것 아닌가. 그렇다면 처음 해보는 대형사업인 만큼 다소간의 시행착오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그에 따른 예상외 비용은 수업료라고 받아들였어야 했다. 하지만 시행사는 사실상 손실을 자신을 믿고 계약한 소비자들에게 떠넘기기로 결정했다. 옳건 그르건 사업가가 손님과 멱살 잡고 법정에 가는 것은 앞으로 거래를 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대신이 나인원의 경험을 발판으로 진출하려는 사업이 고가주택분양이라는 것이다. KB경영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금융자산이 100억이 넘는 부자의 수는 2만 4천 명, 10억이 넘는 사람은 약 35만 4천 명이다. 세다리 건너면 모두가 안다는 이 좁은 대한민국에서 대신증권의 미래 사업의 소비자들은 나인원한남의 수분양자 당사자, 친인척들, 지인들과 상당부분 겹칠 것이다. 설령 겹치지 않더라도 회사의 이렇게 대응한다면 자산가들이 어떻게 그들을 믿고 다음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인가.
또 고객들에게도 저렇게 대응하는데 회사가 프로젝트를 진행한 실무진들을 잘 대우해줄 지 의문이다. 얼마전 작고한 이건희 회장의 수첩으로 알려진 글이 인터넷에서 회자되었는데, 그 중 실패한 연구진들을 격려하고 되려 축하하는 방안에 대한 메모가 있었다. 대신 F&I와 DS한남의 실무진들은 전체 금융사에서 거의 유일하게 시행까지 도맡아 본 경험자들이자 최악의 상황까지 겪어본 베테랑이 되었다. 정말 이 분야에서 회사의 미래를 찾겠다면 이 경험자들을 우대해야 한다. 매번 하던 사업도 실패하기 마련인데, 처음 해본 대규모 프로젝트의 결과가 좋지 않다고 그들을 홀대한다면 영민하고 눈치가 빠른 직원들이 먼저 이직할 것이고 남은 임원진들은 위험이 상존하는 새로운 사업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증권사 수수료경쟁이 격화되고 자본의 규모가 곧 경쟁력이 되는 금융업에서 탈피해 대신증권이 시행사로 변모한 것은 참으로 훌륭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지른 몇몇 실수로 꽃놀이패는 똥패로 전락했다. 하지만 신산업에 진출한 회사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회사의 재무구조는 그 실패를 거뜬히 감내할 정도로 탄탄하다. 대신증권의 이 변신이 성공한다면 현재의 시행착오는 사소한 비용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 작은 착오와 손실에 매몰되어 시장과 소비자의 신뢰를 잃고 미래를 잃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치명적인 실수이다. 큰 대 믿을 신. 지금이야말로 사명의 음절이 아닌 의미에 대해 곱씹어보아야할 순간이 아닐까 싶다.
2020. 11. 9.
부동산과 주식은 버블인가
S&P500+NASDAQ시총 / USD M2통화량 |
코스피+코스닥시총 / 원화 M2통화량 |
2020. 11. 7.
바이든의 승리, 그리고 여론조사기관의 패배
글
현재까지의 대선 결과(Google.com) |
개표 전 여론조사기관의 전망 (fivethirtyeight.com) |
개표 전 상원의석수 전망 (fivethirtyeight.com) |
미국 개인소득 전년대비 변동 |
2020. 9. 28.
바닷물을 들이키는 청년 창업가들
NBER(Working Paper
No. 24489), Pierre Azoulay, Benjamin Jones, J. Daniel Kim, and Javier Miranda |
2020. 9. 12.
봄에는 겨울을 생각하지 마
Citi Surprise Index |
2020. 7. 13.
불쾌한 인플레이션의 시대
지난 한달간 거의 글을 올리지 못했던 것은 앞으로의 시장에 대한 전망이 정리되지 못해서, 구체적으로는 전망은 정리되었지만 투자방법을 정리하지 못해서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향후 장기간 세계가 저성장을 동반한 인플레이션, 어쩌면 스테그플레이션에 가까운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현재의 현상이 1960년대 중반 저금리가 끝나갈 무렵의 세계경제와 너무나 유사하기 때문이다.
연방기금금리 |
미국 CPI |
금값으로 환산한 S&P500 지수 |
2020. 5. 10.
주식은 어째서 강한가 (by Paul Krugman)
1. 우한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전세계인을 모두 죽고 단 한명이 살아남았다고 하자, 그런데 우연히 인류 유일의 생존자가 파웰 연준의장이었다고 가정하자. 이 처참한 비극의 과정에서 연준은 1,524,231번째 양적 완화에 나설 것이고 세계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넘어 무로 돌아가겠지만 S&P500 지수는 0이 되기는 커녕 더 오를수도 있다. 100을 만들지 100,000,000을 만들지 그것은 순전히 파웰의 마음에 달렸다.
2. 사실 당신은 닥터 스트레인저다. 영화와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신이 외과의사가 아니라 기업의 회계사, 혹은 GDP를 산정하는 한국은행의 직원이라는 점이다. 인피니티 스톤을 모두 모은 타노스가 어떤 힘을 발휘해서 지구의 시간을 멈췄다고 한다. 하지만 특별한 능력을 가진 당신만은 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리고 성실한 당신은 회사로 출근해 2분기 재무제표, 혹은 GDP 통계를 작성하고 있다. 당신을 제외한 모든 이들의 경제활동이 멈췄으니, 이번 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100%가 될 것이다. 이런 젠장할. 이런 끔찍한 지표는 인류 역사를 넘어 백악기 대멸종이래 처음일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활약으로 타노스의 마법이 풀리고 사람들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3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무한대의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당신을 제외한 아무도 이를 알지 못한다.
우리가 처한 상황은 1과 2의 복합적 현상과 같다. 세계 주요 경제는 전면적 셧다운에 들어갔지만 아직 죽지 않은 파웰은 공격적인 양적완화를 시행했고 셧다운이 풀리고 나면 닥터스트레인져의 장부 뿐 아니라 많은 국가와 기업의 장부가 그와 비슷해 질 것이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사람들이 코로나의 상흔을 기억하리라는 것과, 또 수많은 가계/기업들이 락다운 기간동안의 비용지출로 인해 파산할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정부가 각종 구제책을 내놓아 이를 막는다면 위의 사례와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경제는 나쁜데 주식시장은 좋다는 아이러니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전제를 바탕에 깔고 있는 것이다. 처참하게 망가진 GDP와 미국의 실업률을 내세우며 왜 주식시장은 하락하지 않냐며 고성을 지르는 것은 수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역시 금융은 다 사기야! 라는 자기위안도 당신의 수익률을 개선시키지 않는다.
1973년 피셔 블랙과 마이런 숄즈, 그리고 로버트 머튼은 옵션의 공정가격을 계산할 수 있는 방정식을 정립해서 1997년에 노벨상을 받았지만, 그 수식에 따라 산정한 옵션가격은 시장가격과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고 한다. 정작 시장을 우습게 알았던 그들이 만든 펀드는 당시 역대 최대규모로 파산했다. 우리는 늘 시장을 앞서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말아야하지만 동시에 시장이 충분히 효율적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를 인정하고 시장이 무엇을 프라이싱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트레이딩과 투자의 알파요, 오메가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보지 말아야할 영화, Big Short
2020. 5. 5.
착한 건물주, 못된 정부 그리고 빵구난 지준
윤리적으로 무차별한 경제활동에 착하다는 도덕적 평가를 내리는 것이 얼마나 한심한지 논하기에 앞서 우리가 걱정해야할 것이 있다. 바로 연달아 빵구나는 지준이다. 지준이란 지급준비금의 약자로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하는 지급준비금적립액의 적수를 의미한다. 모든 은행은 고객 예금의 일정 부분을 중앙은행에 예치해서 자신들이 고객의 예금인출에 대비할 능력이 있음을 증명해야하는데, 간단히 말해 모든 은행은 매달 특정 날짜에 중앙은행에 특정 금액을 예금해야한다. 만약 이를 못 맞추면? 우리 세련된 금융인들은 이를 전문용어로 빵구났다고 하는데 자금부에 오래 계신 분들이라면 이 용어를 듣자마자 문득 조인트가 얼얼해지는, 그런 트라우마를 불러 일으키는 마술적 단어라고나 할까.
아마 다른 사람들은, 심지어 금융시장에 있는 많은 사람들도 이 시스템이 어떻게 운용되고 돌아가는지 별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지준이 금융시장의 주목을 받은 적이 두번이나 있다. 올해 1월에 사상최대의 지준적수가 대량으로 발생했으며 이어 4월에 다시 한번 빵구가 났다. 상세한 내용을 공개된 자리에 쓰기엔 적절하지 못하지만(과거 경제전망을 맞췄다는 이유로 미네르바를 색출해 기소한 무시무시한 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길), 아마 각각의 날짜로 기사를 검색해보면 대충의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뒤의 실상은 기사에 설명된 것 보다 더 심각했다고 생각하길. 그러나 그 원인은 분명하다. 정부의 실패. 2020년이 시작한 지 고작 4달밖에 안되었는데 그 중 지준이 빵구난게 벌써 두 달이다. 그리고 두번 모두 정부가 시장에서 대규모로 자금을 환수하거나 지급일정을 바꾸며 벌어진 일이다. 열심히 일하는 기재부/한은 사무관들에겐 미안하지만 이는 순전히 그들의 잘못이다. 또 그런 일이 벌어진 배경은 블로그에 쓸 수 없으니 지인들이 있다면 한번 물어보시라.
작년 미국에서 9월 그리고 12월에 일어난 대규모 단기자금시장과 비슷한 일이 올해 1월 4월에 한국에서 벌어졌지만, 그 배경은 판이하게 다르다. 정부의 정책실패로 인한 이 지준부족사태는 현재 한국경제에서 벌어지는 일의 축소판이다. 정부는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으며, 정책이 필요한 순간에도 가장 멍청한 방법으로 정책을 펴고 있다. 빵구난 지준처럼 올해는 세수도 빵구나고 정부보조금도 틀어지는 등 각종 정책이 빵구나는 해가 될 것이지만 관료주의와 정치에 가려, 그 실수들을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될 것이다.
내일이 바로 5월의 지준일이다. 또다시 지준이 빵구나는 일도, 또 정부가 못된 짓을 하는 것도, 그러면서도 경제주체들에겐 착하기를 강요하는 것도 보지 않기를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런 합리적인 나라에 살고 있지 않다.
2020. 4. 26.
제로유가, 그리고 앞으로의 시대.
- 작년 여름의 한 글(링크)에서 언급했듯 모든 기술적 지지선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바로 0이다. 다양한 파생상품을 접해온 사람이라면 유럽의 장기금리가 마이너스를 찍은 마당에 WTI 유가가 마이너스를 가지 말란 법이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겠지만, 아니 이해하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혹시나 어떻게 유가가 마이너스를 갈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잠시 쉽게 풀어보기로 한다.
- 모든 재화는 저마다의 활용가치를 지니겠지만 마찬가지로 비용을 발생시킨다. 당장 당신 집앞의 주유소에서 휘발류를 공짜로 나누어준다고 한다면 당신은 집안의 온갖 드럼통과 용기들을 모두 가지고 주유소 앞에 줄을 설 것이다, 당장 쓰지 않을 기름을 모으기 위해서. 하지만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도 주유소는 기름을 공짜로 뿌리는데 당신의 집안에는 휘발류냄새가 진동을 한다, 흉측한 드럼통때문에 거실에는 당신이 오갈 공간조차 부족하다, 그지경이 되면 얼마간 버텨보던 당신은 기름을 버리러 통을 돌돌 굴려가며 가지고 나간다. 하지만 쓰레기 하역장엔 당신같은 사람들이 가득하다. 주유소 앞에 줄 서있던 사람들은 이제 분리수거장 앞에 다시 줄을 선다. 이제는 휘발류를 처리하는데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그때의 휘발류 가격은 당연 마이너스겠지.
- 상품의 가격이 마이너스가 되는 것은 우리의 일상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이다. 다만 당신이 인지하지 못할 뿐이지. 쓸만한 의자와 TV를 버리기 위해선 구청에 과태료를 내야 하며 가끔 신문에선 농민들이 배춧값이 폭락해 밭에 불을 지르고 돼지를 땅에 묻는 것을 보곤 한다. LA에서 오래 산 내 친구는 캘리포니아에선 오렌지가 굴러가도 거지도 집어먹지 않는다는 농담을 던진다. 단지 이번에는 텍사스 유가가 오렌지가 되었을뿐이다.
- 아마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하는 대상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깨달았을 것이다. 너무 자책하지마라. 수많은 증권사, 헷지펀드 심지어 레이 달리오조차 그랬으니까.(그는 사실상 자신이 통화속도의 풋옵션을 팔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실수를 두번 저지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정말 유가에 대해 반등의 확신이 있다면 차라리 정유사 주식을 사는 것이 낫다.
- 지금 이 말은 다소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우리는 이제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한다. 수많은 전쟁에서 영웅들은 자신들이 가장 경시하던 위험 때문에 무너지곤 했다. 적어도 금융시장은 그랬다. 선진금융시스템과 시장원리를 과신하던 월가는 바로 그 이유로 파산할 뻔했고,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던 리만직후의 세계는 디플레의 공포에 시달렸다. 그리고 현재 우리 모두는 인플레이션을 마치 지난 세기에 멸종된 생명체처럼 여기며 살고 있다. 하지만 다음 10년은 인플레이션이 한밤중의 도둑처럼 닥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각국 정부는 인플레이션이 닥쳤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을 것이고 그 결과 역대 가장 큰 버블사이클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 그 이유는 다음 셋과 같다. 하나-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을 아예 잊은 각 정부는 우한코로나사태 이후 수요가 회복하기 시작할 때 출구전략을 제때 시행하지 않을 것이고, 둘-2014년에 시작된 상품시장의 베어사이클로 인해 CPI는 실제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것이며 셋-코로나사태로 엄청나게 재정적자를 늘린 각 정부는 실질부채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허용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지난 10년간 유효했던 투자전략이 다음 10년간 통용된 적은 많지 않으며 아마 포스트코로나의 시대 역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주의적 생물학
답은 집단의 규모에 있다. 네안데르탈인이 고작 20-30명의 무리로만 구성된 반면 호모 사피엔스들은 100명 이상의 집단을 구성할 때도 있었고 때때로 다른 무리와 연합하여 그 이상의 규모를 이루기도 했다. (현대 가장 큰 집단인 중국의 인구는 15억 이상이다.) 그러니 아무리 개개인이 뛰어난 네안데르탈인조차도 호모 사피엔스들의 집단 공격을 이겨내긴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증거는 우리의 행동양식에도 깊이 남아있다. 침팬치와 같은 타 유인원들은 아무리 가까운 친족에게도 결코 자신의 새끼를 맡기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과 유전자가 전혀 섞이지 않은 이웃에게도 아이를 맡긴다. 이렇듯 우리의 생존 비결은 바로 집단화, 사회학적인 단어로 사회화에 있었다. 태초부터 사회주의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생존수단이었다.
2. 집단화를 곧장 사회주의로 연결하는 것이 논리적 비약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 둘은 필연적으로 이어져있다. 대규모의 집단을 이루려면 분업이 필요한데 구성원들끼리 생산물을 공유한다는 믿음이 존재하지 않으면 집단은 존재할 수 없다. 어떤 식량을 찾을 수 있을지 알수 없다면 누군가는 가젤을 잡으러 가고, 누구는 낚시에 나서며, 어떤 이는 과일을 따러 갈 것이다. 해질녘에 돌아온 그들이 모였을 때 실패한 이들에게도 자신의 수확물을 나누어줘야 내가 실패했을때 저들도 나에게 식량을 줄 것이다. 그리고 인류가 첫 발생부터 큰 집단을 이루고 있었다면 이런 평등은 후천적 학습이 아닌 우리의 본능에 기인해야 한다.
이는 한 심리학실험으로 입증된 바 있다.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의 카타리나 하만 박사는 3살짜리 아이들을 둘씩 짝지어 줄을 동시에 잡아당기면 장난감 구슬들을 얻지만 한 쪽에겐 3개, 나머지 한 명에겐 1개씩 불평등하게 배분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흥미롭게도 실험에 참여한 75%의 아이들은 자신이 받은 구슬 하나를 상대에게 나누어주며 공평하게 2개씩 가졌는데, 이는 교육을 받기 전에도 인간이 협업한 상대에게 생산물을 공평하게 분배하는 본능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참고로 침팬지들을 같은 실험에서 동료와 획득물을 나누지 않았다.
3. 같은 방식으로 진화적 종의 경쟁에서 정점에 오른 생물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개미. 당신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팬이 아니더라도 개미와 인간에겐 많은 유사점이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개미와 우리는 기후를 가리지 않고 전 대륙에 퍼져 살고, 둘다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며(그렇다. 개미도 농사를 짓는다), 거대분업으로 생산한 먹이를 나누고, 또 빈번하게 전쟁을 벌이며 영역을 확장해 왔다. 그렇게 인간은 땅 위를 평정했으며 개미는 땅 아래를 정복했으니 이 두 종은 지구를 공평하게 반반씩 나눠가진 셈이다.
한낮 개체로서의 개미 역시 너무나 초라한 외관을 지니고 있다. 위풍당당한 하늘소나 사나워보이는 사마귀에 비해 땅바닥에 떨어뜨린 잉크방울 같은 저 조그만한 개미를 보노라면 우리는 종종 그들이 땅 속을 지배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 하지만 개미는 인간보다도 먼저 농업과 목축을 시작했으며 훨씬 더 철저한 분업과 계급에 의해 효율적으로 사회를 운영한다. 전쟁이 발생하면 몇몇 인간 전사가 그러하듯, 개미 역시 오로지 자살이 목적인 특공대까지 운용하곤 한다. 인간이 소뇌의 언어처리능력을 발전시켜 집단을 위한 개인의 희생을 이끌어냈다면 개미는 독특한 유전자변형(개미는 수정시 정자에서 받은 유전자의 절반이 없어져 형제끼리는 유전자의 75%를 공유한다. 반면 대부분의 양성생식 동물은 형제끼리 50%만 공유한다.)을 통해 사회주의를 이룩했다. 진화의 과정을 나타내는 생명의 나무에서 인간과 개미가 너무나 멀리 떨어져있는데도 불구하고 동등한 진화적 성공을 이룩한 것을 보면 두 종이 채택한 사회주의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진화의 계보를 그린 생명의 나무: 개미와 인간은 너무나 멀리 떨어져있다. |
4. 위에서는 사회주의와 전체주의를 혼용해서 썼지만 엄밀히 저 둘은 다르다. 아니 사실 대체로 같다. 우리는 전체주의를 표방한 독일과 사회주의의 종주국 소련이 맞붙은 2차세계대전의 기억 때문에 그 둘이 매우 다른 것으로 인식하지만 이들은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일 수 밖에 없다. 개미와 인간에게 성공을 가져온 것을 무엇이라고 명명하든 이는 결코 민주적이지도, 또 자본주의스럽지도 않다. 이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실패가 인간 본성에 반하는 정치시스템 때문이라고 배워온 우리 자유진영 사람들에겐 불쾌하리만큼 낯선 결론을 안겨준다.
어쩌면 우리는 인정해야 하는 지도 모른다. 비록 사회주의가 현대의 체제경젱에서 우월하지는 않더라도, 인간 본성에 맞는 부분이 존재한다고. 레닌이 연단에 올라서기도 전부터, 또 스탈린이 시베리아에 굴라크를 세우기도 전 부터 수도 없는 사회주의적 실험이 존재했고 또 하나같이 실패했지만, 인류는 여전히 사회주의를 마치 달콤한 사탕처럼 계속해서 집어먹는다. 인간의 몸이 단짠의 유혹을 거절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정신은 좀처럼 사회주의를 밀어내지 못한다. 넘어져서 코가 깨지기 전 까지는.
우리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문재인의 사회주의는 이미 엇나가고 있고 때가 되면 대중은 그 부작용을 깨닫고 이명박같은 지도자를 찾을 것이다. 내가 생각했던 최악의 경우는 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200석 이상 가져가며 개헌선을 넘겨 34년만에 헌법이 개정되는 것이었는데, 일단 그 선은 지켰으니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앞으로 정치는 게속해서 시끄러울 것이고 또 대중이 현실을 깨닫기까지 더 많은 사건들이 터지겠지만 이들이 대한민국의 장래에 불가역적인 상흔을 남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유민주주의가 헌법에 명시된 한은.*** 그래도 내 생각에 동의하지 않고 좌절에 빠진 이들을 위해 미국의 20세기 소득세율 표를 공유하고자 한다. 미국 뿐 아니라 모든 선진사회는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의 위치에 도달했다. 다행스럽게도 현 정부의 노선이 너무나 멍청하기 때문에, 그의 사회주의는 아래 수준에 이르기 전에 좌초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다들 너무 낙심하지 않기를 바란다.
미국의 최고세율 구간: 1916년 이전과 1925-31년을 제외한다면 1986년 이전 미국의 소득세 최고구간은 상당히 높음 |
* 사하라 이남의 인류를 제외하면 우리 모두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3-5%정도 가지고 있다고 하니 우리는 그 두 종의 혼혈 후손인 셈이다.
** 개미 외에도 벌이나 흰개미도 있다. 참고로 흰개미는 개미가 아닌 바퀴벌레의 아종.
***하지만 만약 개헌이 된다면 나는 곧장 영주권을 취득할 것이다
2020. 4. 9.
경제수장이 된 타짜들
홍남기 부총리는 어제 2차 추경을 하지만 그 재원은 기존 세출을 아껴 마련한다고 했으며 2월 말까지도 코로나 그거 별거 아니라며 큰소리를 땅땅 치던 우리 팔불출 이주열은 6월 말까지 무제한 RP매입을 한다고 외쳤다.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타짜 아니겠는가.
경제가 어려워 총수요가 위축될 때 정부는 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지출을 늘린다. 그러기 위해 마련하는 것이 바로 추가경정예산, 줄여서 추경이라고 한다. 즉 이 재정정책의 핵심은 정부지출을 늘리는 것인데, 정부가 지출을 늘려야 하지만 적자내긴 무서우니 다른 지출을 줄인다는 소리는 그냥 추경을 안하겠다는 소리와 다름없다. 밑장빼기와 무어가 다른가. 주식시장은 그의 발언과 함께 반락했으니 과연 시장의 귀는 타짜들의 눈보다 빠르다.
은행시스템에서 신용이 위축되기 시작해 총통화량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늘리는 것이 통화정책의 핵심이고, 또 중앙은행이 금리를 0%로 내리고 나서도 통화승수가 늘지 않아 자산을 직접매입하는 것을 양적완화라고 한다. 양적완화의 효과가 직접적이고 얼마나 강력한지는 연준이 여러번 증명한 바 있다. 한국은행 부총재도 "이 조치가 양적완화가 아니라고 하긴 어렵다"고 밝히며 한국은행의 강력한 통화정책을 강조했지만 과연 이게 양적완화라고 할 수 있을까. 널 너무나 사랑해, 올해 여름까지는. 이라는 고백에 설렐 사람이 없는것 처럼, 코흘리개의 첫사랑보다도 짧은 3개월짜리 양적완화는 QE가 아니다. 그냥 남대문의 흔한 일수업자일 뿐이지.
추경이 아닌 것을 추경이라 하고 양적완화가 아닌 것을 양적완화라고 포장하는 저들의 손기술은 캬. 참으로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 경제가 무너지는데도 밑장이나 빼고 탄이나 돌리는 홍남기&이주열 콤비의 대담함을 보라. 홍경장과 남대문 작두라고 불러도 부족하지 않으리. 하지만 문제는 그 판에 앉은 호구가 당신이라는 것이다. 연준이 양적완화를 펼치고 한국을 비롯한 여러 무역파트너들에게 스왑라인을 열어준 덕택에 시장은 빠르게 안정되었다. 하지만 타짜들의 손장난에 놀아나는 한국의 금융시장은 또다시 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보나마나 홍경장께서는 3차추경을 발표하며 적자국채를 찍을 것이고, 남대문 작두 이주열은 무제한 RP를 6월 말에서 더 연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수많은 투자자들의 손모가지가 날아가겠지. 여러분들이 진정 자신의 손모가지를 아낀다면 저 타짜들의 모가지를 쳐낼 것을 권한다.
2020. 4. 5.
Time to laugh at bears
나는 이렇게 대중이 가진 금융인의 환상을 깨는게 취미지만(게다가 사실이니까) 이따금 대중들이 못보는 것을 우리가 본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심지어 회사 내에서도 누군가는 시장의 최전선에 서있고 누군가는 후방, 지원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금융인들 사이에서도 정보의 비대칭성은 존재한다. 따라서 이에 공감하는 것은 아주 소수겠지만, 우리는 가장 끔찍한 불황의 문턱까지 갔다 유턴해서 이자리에 와 있다.
우리나라는 미네르바 같은 무명의 블로거도 잡아 쳐넣은 전력이 있으며 현정부는 그 누구보다도 반민주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는 아무런 힌트도 남기지 않으련다. 하지만 정말 몸서리치는 경제적 비극이 도둑처럼 다가왔다 동틀무렵 물러나는 어둠같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며 누군가의 회사는, 어떤 업종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파멸의 절벽에 세손가락으로 매달려있다 간신히 기어올라왔다. 머언 옛날 이름도 기억이 안나는 한 만화의 주인공이 악당에게 던지는 대사처럼 그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미 죽어있다, 도로 살아난 셈이나 다름없다. 심지어 그들의 재무팀도 모르는 동안에.
향후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오로지 신만이 알겠지만 이제 최악의 시간은 지나갔다. 경제와 이익전망, 그리고 시장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확인하는 작업만이 남았을 뿐 이제 어떤 일이 터져도 3월 중반의 공포와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금융시장에선. 그 폭풍의 한가운데서 간신히 엉금엉금 기어나온 우리의 눈엔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유튜브에 횡행하는 비관론은 그저 귀여울 뿐이다. 예수가 살려낸 나사로가 지가 죽었다 깨어난 줄도 모르고 침상에서 일어나다 발을 접지르고 "아파 죽는줄 알았네"라고 엄살을 부리는 것을 본다면 이런 기분일까. 그건 진짜 아픈게 아니고, 또 죽을일은 더더욱 아니었다. 지난 3월에 겪은게 그런것이지.
따라서 이제 모든 비관론을 비웃을 차례다. 비관론자들은 똑똑해 보이지만 돈을 벌지 못한다. 어느 상황에서도 투자를 하면 안될 백만가지 이유는 언제나 존재하니까. 하지만 아무 리스크를 지지 않으면 아무 결과도 얻지 못하지 않나. 코스피가 2000이고 S&P가 3300일 때엔 뭐 하다 이제와서 비관론을 설파할까. 그들의 비관론이 장기적으로 들어맞으려면 코로나의 치사율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야 한다. 몇번 강조했던 것 처럼 우리는 모두가 비관적일때 낙관적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1900년생 미국인 Jim의 삶을 떠올려보자. 그가 첫 월급을 받을 무렵 대공황이 터져 주가지수가 80% 폭락하며 다우존스지수는 그가 태어나던 무렵으로 돌아갔고 십여년이 지나 좀 살만하니까 2차세계대전이 터져 국제무역은 붕괴되고 금융중심지 런던에 나치의 폭격이 이어졌으며 일본은 미국의 태평양 핵심기지 진주만을 박살냈다. 세계는 가까스로 이 전쟁을 마무리했지만 곧장 냉전에 돌입해 사람들은 핵무기의 공포에 빠져들었다. 당신이 J씨라면 평생 주식을 한번이라도 사 볼수 있었을까. 당시 어떤 미국인은 주식에 투자했고 어떤 미국인은 월가 근처에도 가까이 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그들의 인생을 둘로 나누었다.
인류 최악의 비극이 몰아 터진 1930-50년대의 다우존스지수 |
댓글을 보니 개인투자자 독자들이 많던데 혹시나 성급한 매매를 부추기는 글로 읽힐까봐 첨언하면, 암흑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 수도 있으며 그 누구도 타이밍은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또 세계대전의 한가운데에서 반자이 돌격을 외치는 멍청한 대통령과 무능한 한은총재가 경제를 지휘하는 한국의 시장을 분석하는 일은 또 다른 문제라는 점을 고려하자. 다들 부디 성공하시길.
2020. 3. 31.
경제백치 대통령
2020. 3. 23.
America, save the world.
첫 사망자 발생일 2/21 2/29
기준금리 인하 50bp(29일 뒤) 150bp(4일, 17일 뒤)
추경예산(GDP대비) 1%이상 10%이상
중앙은행매입자산 10억불 무제한
대통령 특단의 대책 공무원월급삭감 기본소득 $1k
대한민국에서 종부세 소득세 양도세 등등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한 사람으로서 정부가 적자재정을 운영하는 것이 결코 달가울 수 없다. 게다가 정부가 내가 피 토하며 번 돈을 걷어가서 등신같이 쓰는 것을 보면 더더욱.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의문을 가지는 것이 사치인 시점이다. 미네르바처럼 잡혀가기 싫어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없지만, 한국은행조차 1년짜리 채권을 완판하기 힘들정도로 경제 주체들이 심각한 신용경색을 겪고 있으며 이와 같은 일들이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미국 GDP가 25%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 벌렁거리는 가슴이 진정하기도 전에 모건스탠리는 이에 질세라 -30%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내놓았다. 2차세계대전에서도 이와 같은 수치가 나온 적이 없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면 이게 얼마나 커다란 일인지 가늠이나 할까.
전대미문의 사건에 맞서 연준과 미국의 행정부, 그리고 의회는 전대미문의 정책으로 맞서싸우고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한국은행과 한국의 정치인들은 쓸데없이 자기자신의 어리석음과 싸우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 셋 중 하나는 실직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으며 당신이 내년 이맘때에도 소득세를 낼 수 있을지 없을지는 저 코쟁이 중앙은행장과 미국 하원에 달린 것이다.
대가리에 뇌 대신 우동사리가 든 이주열과 홍남기에게 이 노래를 바친다.
no brainer by DJ Khaled
2020. 3. 14.
이주열. 치매거나, 혹은 못났거나
유럽과 미국의 증시가 동시에 10% 안팎으로 폭락하고 금융시장이 극심한 신용경색을 겪자 거의 모든 주요국의 금융수장들은 앞다투어 대책을 내놓았다. 연준은 일정에 없던 50bp 금리인상을 단행하여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하였고, 영국 호주에서는 중앙은행과 행정부가 동시에 통화정책 완화와 경기부양책을 내놓는 것으로 대응했다. 심지어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 역시 재정과 금리인하를 동시에 시행하여 경기침체와 맞서 싸우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아무것도 없다. 중앙은행장이 대통령에 이어 우한코로나 사태가 별것 아니라고 선언한 것 외엔.
한국은행은 2월 14일, 2월 18일, 그리고 3월 4일 세차례나 시장의 패닉에 대응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는 이 사태가 별거 아니라며 설레발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특히 오늘 코스피와 코스닥, 그리고 선물시장에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자 한국은행은 "임시 금통위 개최를 고려할 것"이라고 발표하여 큰 웃음을 선사했다. 마치 핏물이 흐르는 전쟁터의 야전병원마냥 시뻘겋게 변한 모니터 속의 숫자들 한 가운데서 하얗게 질린 우리에게. 아마 전쟁이 터져 적군이 쳐들어오는데 국군통수권자가 "군사적 대응까지 고려할 것"이라는 촌평을 내놓는다면 이만큼 웃을 수 있을까?
한국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 것은 2월 20일이었는데 그로부터 23일이 흘렀건만 한국은행은 아직도 금리인하를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첫 사망자가 나온 것이 2월 29일인데 연준의 첫 인하는 3월 3일이니 두 중앙은행간의 엄청난 갭이 돋보이지 않는가. 그리고 현재 3월 13일까지 미국 이외에도 호주, 캐나다, 일본, 잉글랜드, 노르웨이, 홍콩, 중국 뿐 아니라 카자흐스탄 모리셔스 세르비아 같은 나라들도 모두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전환했다. 과연 한국은행은 뭘 하는 조직일까. 과연 우리나라가 현대 통화정책을 쓰는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
혹자는 대규모 판데믹으로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금리를 0.25%내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지 의문을 품고 한국은행을 옹호할 지 모른다. 그리고 한국은행의 역할은 주식시장의 안정이 아니라 물가와 금융시장의 안정에 있지 않냐고 하면서. 하지만 타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고작 주식이 몇% 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금융시장의 불안을 넘어 패닉으로 치닫고 있고 실물경제의 타격으로 다시 한번 디플레의 위협에 빠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3달 뒤에 나오는 GDP 수치를 보고서야 대응에 나서겠다는 중앙은행을 보고 있노라면 맥박이 멎어야 응급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와 무엇이 다른가 싶다. 무엇보다 정부는 착한 임대료운동이라며 건물주들에게 임대료를 낮출 것을 지시하는데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얌말로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매기는 임대료와도 같지 않은가. 할 수 있는 정책은 방기하면서 할 수 없는 착한임대료운동이나 운운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에 가깝다. 법률적으로는 몰라도 실질적으로는.
대통령은 금융수장들과의 만찬을 주선하고 대책을 내놓을 것을 당부했지만 거기서도 통화정책이 설 자린 없었다. 유일한 조치라고는 주식공매도를 6개월간 전면 금지한 것 뿐인데 이는 투자자들이 가장 기피하는 조치로 한국의 금융시장에 더 큰 파장을 가져올 것이다. 대부분의 주식을 공매도하는 펀드들은 한국기업이 망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롱숏 전략의 일종으로 전망이 나쁜 기업을 공매도하고 전망이 좋은 기업의 주식을 사서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할 뿐이다.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은 숏 뿐만 아니라 롱도 하지 말라는 뜻과 같다. 따라서 롱숏전략이 막힌 투자자들은 이제 전망이 좋은 기업의 주식까지 팔아치울 것이다. 아멘.
우리는 최악의 시기에 최악의 총재를 짊어지고 있다. 어쩌면 박근혜의 최고 실책은 최순실이 아니라 애초에 이주열을 한은 총재로 앉힌 것이며 저런 무능한 인간을 연임시킨 것이야말로 문재인의 가장 큰 실책 중 하나이다. 처음엔 글의 제목을 못난 이주열이라고 적었지만 그의 위대함 멍청함을 장식하기엔 두글자의 수식어로는 너무도 부족하다. 시장이 붕괴하고 있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별것 아니라고 우기는 모습은 그가 혹시 치매가 아닌지 의심하게 만들었으며 강남부동산 때문에 나라경제가 무너져도 금리인하를 할 수 없다는 발언은 마치 한복 입고 클럽에 가서 EDM에 맞춰 사물놀이 춤을 추는 것 만큼 우스꽝스러웠다. 그의 위대한 업적은 한국은행이라는 조직이 유지되는게 과연 합리적인지 모두가 돌아보게 만들었다는데에 있다. 단언코 그는 내가 본 모든 중앙은행장 중 가장 최악의 인물이며 우리는 최악의 순간에 최악의 결정권자를 둔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중앙은행장은 당장 탄핵해야 한다.
trading the fear(2)
하지만 여러번 말하지 않았나. 좋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모두가 비명을 지를 때 낙관적일 수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경게 어딘가에 있다고 믿는다. 각종 시장은 금융시스템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우리가 지난 200여년간 쌓아온 자본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는 성급한 분석까지 내놓는다. 하지만 현대의 경제학과 금융시장은 재정의 승수효과를 모르던 케인즈 이전의 시대도 아니고, 금본위제가 폐지된 것 만큼의 충격도 아니며, 아무리 저 우한코로나가 위험하다 해도 인명의 손실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보다 더 크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국가시스템이 붕괴되는 경우도 제외한다면 모든 패닉은 길어야 6개월 안에 마무리되었다. 서브프라임과 은행들의 줄도산을 겪은 2008년 가을 미국의 주식시장도 불과 반년만에 저점을 찍고 반등했으며 패닉의 교과서적인 사례로 언급되던 1987년의 블랙먼데이조차 불과 한달만에 마무리되었다.
우리는 아직도 이 바이러스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알지 못하고 시장의 저점이 어디일지 모른다. 하지만 과거가 미래의 거울이라면 우리가 지금 해야할 일은 어떤 자산을 어느 가격에 매입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예전에 언급했듯(링크) 첫번째 폭락이 마무리되면 시장은 빠른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횡보할 것이고, 두번째 폭락이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섣부른 투자로 단기 반등을 쫒아 투자하다가 이어지는 두번째 폭락에 손절하고 싶지 않지만, 또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웅크려있느라 그 두번째 기회를 놓치기도 싫기 때문이다. 시장은 언제고 다시 얼어붙을 것이며 그 순간 다른 모두를 제치고 우리가 과감하게 발을 내딛기 위해선 그 어느때보다도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현금흐름도, 지식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마음도.
위에서 한국시장에 덜떨어졌다는 수식어를 붙인 것은 다분히 중의적 의미였다. 오늘 당국이 보여준 모습은 총체적 개망신/개뻘짓/개무능의 완벽한 콤비네이션이었으니까. 한국이 다른 나라들과 같이 움직일거라 생각하지마라. 병신같은 한국은행 총재가 다른 중앙은행들과 따로 놀듯 한국 시장도 그러할 테니까. 이젠 빡치기는 커녕 의문이 든다, 저새끼는 대가리에 뭐가 들었을까. 지지난주 금요일처럼 시장에 대한 글과 무능한 총재에 대한 글을 두편 썼는데 고소당할까봐 좀 다듬어서 올리련다. 에휴.
2020. 3. 8.
제로금리 그리고 마그나카르타
고대로부터 중앙집권시스템이 갖춰졌고, 또 유교식 국가관에 익숙한 우리에겐 다소 어색한 개념이지만 강력한 왕권을 갖추지 못했던 봉건 유럽에서는 돈이 없으면 왕도 파산하고 자산을 저당잡히곤 했다. 시대에 따라 다소간의 변화는 있었지만 왕과 신하들의 관계도 일종의 계약이라고 볼 수 있었고 전쟁을 일으키려고 해도 영주였던 신하들이 병력을 보내주지 않으면 제대로 된 군대도 소집하지 못할 정도로 왕의 위상은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무지왕 존(John Lackland)의 수모가 그 대표적 예인데,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패해 영지를 잃어 재정이 악화되는데도 그는 계속해서 새로운 전쟁을 일으키다 파산위험에 처하자 귀족들에게 세금을 더 징수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귀족들이 반발해서 군사반란을 일으켜 런던을 포위하자 존 왕이 항복하며 자신의 권한을 제한하는 문서에 서명하게 되는데, 이것이 영국이 민주주의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하는 마그나카르타이다.** 이후 삼권분립이 정립된 근대국가에서도 세금을 걷는 권한은 국민들의 대표인 국회가 지닌다.
누구나 아는 역사이야기를 갑자기 꺼낸 이유는 우리가 조만간 마주할 경제현실이 저 무지왕 존이 겪었던 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월가는 우한폐렴이 창궐한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그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지만 이 바이러스가 경제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어떠한 타격을 줄 지 아무도 그 끝을 모른다. 투자은행들은 계속해서 성장전망을 수정하고 있지만 그들의 전망이 하향되는 속도보다 사태가 악화되는 속도가 더 빠르다. 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더 퍼질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경제를 전망하나. 이코노미스트들도 월급을 받으니 밥값하려고 억지로 고통스럽게 숫자를 짜내는거지 솔직히 죄다 무의미한 가정에 근거한 엉터리 전망이라 주말 내내 보고서를 읽다 그냥 때려치웠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더욱 귀기울여 듣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시장의 가격이고 다른 하나는 가장 똑똑한 경제학자들의 글이다. 전자는 저번 글(링크)에서 언급한 대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후자의 사례 중 하나로 폴 크루그먼의 기고를 종종 찾아보곤 한다. 최근의 글 두편(1 / 2)에서 그는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재의 상황을 매우 비관적으로 보고 있고 통화정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재정정책, 그것도 매우 강력한 재정지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 역시 통화정책으로는 시장의 공포를 잠재울 수 없으며 과감한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링크)
현재 미국의 10년 채권금리는 0.75%로 잃어버린 20년을 마주한 당시 일본 수준으로 하락했는데, 전세계에서 가장 탄탄했던 미국의 성장전망이 저렇다면 다른 나라들은 굳이 분석해 볼 필요조차 없다. 그리고 시장은 중앙은행이 2008년 리만사태때 만큼이나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장의 패닉이 멎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물론 통화정책의 한계는 0%가 아니라 상상력과 중앙은행의 의지 뿐이니 연준이 더욱 놀라운 조치를 취할 수도 있고 그들은 이에 대한 연구도 해왔지만 비전통적인 방법에는 늘 정치적 반대와 마찰이 따른다. 연준이 첫 QE를 실시할 때 얼마나 많은 멍청이들이 하이퍼인플레이션 운운하며 반대했는가. 따라서 신속하게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재정정책밖에 없다.
하지만 마그나카르타에 서명한 존 왕이 겪었던 고통을 현재의 행정부도 겪고 있다. 세수감소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재무부가 지출을 늘리려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공화당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지출한도를 증액해주지 않아 정부가 셧다운 되도록 방임한 적이 있으며 다분히 그에 대한 보복적 성격으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를 3년간 두번이나 셧다운시켰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의 정치성향도 과거보다 훨씬 더 양극화되었고 또 대선을 앞둔 터라 정치적 마찰이 더 심할텐데 과연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이 쉽게 재정지출 확대를 승인할 수 있을까. 참고로 2008년 리만이 파산한 직후 부시행정부가 제시한 구제금융법안을 하원이 부결시키면서 S&P가 사상 최대의 일중 폭락을 기록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그때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 중 하나가 현재의 부통령인 마이크 펜스)
과거보다 훨씬 더 양극화 된 미국 |
미국인들은 자국 정치인들을 멍청하고 이기적이며 어리석다고 하지만 문재인이 당선되고 강경화가 외교부장관을 맡는 한국인의 눈에는 적어도 미국의 정치인들은 정쟁으로 나라를 파산시킬 얼간이들이 아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영민하고 추진력을 갖춘 대통령으로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정책을 관철시킬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전에 언급한 대로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며 또 낙관적 결과가 보장된 것도 아니다. 아마도 시장은 좀 더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전에 말했듯이 좋은 투자자가 되려면 가장 비관적인 순간에 낙관적일 수 있어야 한다. 트럼프가 자리를 지키는 한 미국은 또다시 공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원이 구제금융법안을 부결시킨 날의 S&P500 |
*정확히는 Ministry Of Economy and Finance
** 그러나 이후 왕의 요청으로 교황이 무효를 선언하고 절대왕정 시대에는 사실상 사문화되는 등, 그 의의는 후대에 과장되었다고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