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30.

미치지 않고서야. -한국은행의 가계부채 분석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리가 2%오르고 집값이 10%하락하면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위험한 수준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한다. 이 보고서를 찬찬히 뜯어보면 밥그릇에 대한 한국은행의 비정상적인 집착을 엿볼 수 있으며 필연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대학에서 경제학원론을 수강한 정상적인 호모 사피엔스라면 올바른 통화정책이란 경기가 안좋을 때 금리를 내리는 것이고 금리를 올릴땐 경기가 좋아야 한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그런데 위 한국은행 보고서는 경기가 안좋아 집값이 10% 하락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금리를 2% 높이는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정상적인 중앙은행은 절대로 이와 같은 정책을 시행하지 않으며 이런 비정상적인 통화정책 아래서 파산을 피해갈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그러나 섬뜩하게도 한국은행은 불황속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경우를 가정하고 있다. 통화정책에 대해 책임을 지는 기관이 이와같은 경우의 수를 보고 있다는 것은 섬찟한 일이다. 앞서 말했듯이, 대학에서 경제학원론을 수강한 정상적인 호모 사피엔스라면 그런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그들은 대학을 나왔고 경제학 원론을 수강한 호모 사피엔스들이다. 따라서 그들은 제정신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

2015. 6. 18.

데이터 디펜던트

지난 새벽 3시, 6월 FOMC결과가 발표되었고 시장응 금리인상을 앞둔 시점에서 좀 더 확실한 시그널을 기대했지만 옐렌은 그렇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달러는 크게 약세로 돌아섰고 미국 채권 역시 강세로 돌아섰다.

돌이켜 보면 옐렌은 수 차례 금리인상 시점은 향후 경제 데이터에 의존 것(data dependent)이라고 강조했는데, 그녀가 말하는 data는 단 하나만 꼽으라면 아마 GDP성장률이 될 것이다.(고용도 중요하지만 이를 포함한 GDP성장이 더 중요하다) 생각해보면 GDP지표는 3개월이 지나야 확정되기 마련이니, 옐렌은 사실상 경기 회복이 되고 나서 3달이 지나야 액션을 취하겠다는 말이 된다. 보통 통화정책은 선제적이어야 하는데 세달이 지나야 액션을 취하겠다는 말은 사실상 선제적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말이 된다. 다 지나고서야 하는 말이지만, 이 말의 본질을 파악해본다면 지나치게 매파적인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앞서 옐렌이 암시한 바를 파악하지 못한것이 아닌가 싶다.

반면 data dependent라는 말을 즐겨쓰는 중앙은행 총재가 한분 더 계신데, 바로 한국은행의 이주열 총재다. 경기가 디플레냐 아니냐라는 논쟁이 일자 그는 옐렌을 흉내내어 이 용어를 애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경우, 그는 경기가 디플레에 빠져야 움직이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셈이 된다. 논리적으로 "선제적"이라는 용어와 "데이터 디펜던트"라는 말은 양립할 수 없다.

지금의 총재가 용렬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이와같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예측불가의 돈키호테같은 행동을 반복하는데에 있다. 그것이 한국은행이라는 조직의 한계인지 본인의 한계인지는 모르겠다만, 지금 한국은행은, 혹은 총재는 올바른 통화정책보다 자신의 체면을 우선하고 있다.

2015. 6. 17.

omg, 미친총재..

한국은행 국회 업무 보고에서 총재가 "한국 금리는 마이너스라 경제 성장을 서포트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라고 했다. 한 나라의 총재가 자국의 실질금리도 모르다니,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기대인플레를 빼서 구할 수 있다. 물가가 올라가면 이자가 커지는 물가채를 바탕으로 구한 기대 인플레는 악 0.6% 수준이며, 현재의 cpi와 비슷하다. 이 경우 실질금리는 약 1%로 주요국의 금리보다 크게 높다. 과거 데이터를 두고 보아도, 1분기 GDP디플레이터가 1.8%인데 비해 CD금리가 약 2.1%였으니 실질금리는 플러스가 된다. 아무래도 현 총재가 도대체 어느나라에서 온 분인지 조사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총재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라고 우길 유일한 방법은 설문조사라는 방법으로 구한 한국은행의 "기대인플레율"이 2.5%인데 비해, 시장금리가 1.7%니 실질금리가 -0.8%라고 주장하는 길 밖에 없다. 하지만 인플레가 뭔지도 모르는 주부와 같은 사람들에게 물어봐서 구한 조악한 수치를 바탕으로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 보다 더 웃긴 코메디 쇼는 많지 다. 총재는 3살짜리 어린애 수준의 거짓말을 늘어놓고, 국민들이 속아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총재가 수치도 똑바로 모르는 바보인지, 아니면 거짓말을 하기 위해 엉성한 데이터를 인용하는 사기꾼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나라의 통화정책을 운용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다.

2015. 6. 16.

시장의 역겨운 존재들

외환시장을 보면, 자유시장질서를 부정하는 역겨운 공산주의자들을 볼 수 있다. 이런 매국노들이 나라를 말아먹고 국민을 가난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기들은 국가를 위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것 같다.  자고로 소신을 가진 정신병자들이 가장 해로운 법이다.

복지를 외치는 것이 공산주의가 아니다. 이렇게 자유시장을 부정하는 것이 바로 종북 빨갱이다. 그러나 자칭 '우파'라고 하는 것들이 이런 빨갱이들의 행동을 두둔하고 있으니 그들은 자신이 오른쪽인지 왼쪽인지도 분간 못하는 저능아임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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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올린 다음날, 공정거래위원회가 6개 글로벌 은행의 환율 조작 혐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이런 글로벌 은행들의 트레이더들보다 1000배는 더 크게 환율을 조작하는 세력이 있다. 바로 한국은행이다. 한국은행은 미 재무부를 비롯해 전세계가 인정한 환율 조작은행이다. (대형은행의 트레이더들은 환율 조작해서 수익이라도 올리는데, 이들은 조작하면서 손실까지 내고 있다. 제정신이 아니다) 펀더멘털과 실질 가치에 비교하면 원화의 가치와 한국인들의 구매력은 지금보다 최소 10-15% 이상 높아야하나, 한국은행의 조작으로 인해 약 5천만명의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은행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환율의 적정 가격은 국제수지를 평형으로 만드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예전같음 10년치 금액일 1000억불이 한 해에 나오는 수준이니, 원화는 심각하게 저평가되어 있다. 해마다 원화가 적정가치로 회귀하길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한국은행의 무식한 시장조작으로 인해 엄청난 손해를 보곤 했다.

따라서 손실을 본 위 투자자들의 경우 한국은행을 환율 조작 혐의로 ISD에 제소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아마 다음과 같은 변론을 하겠지만 모두 다 반박이 가능하다.

1. 환율조작은 통화정책상 자국 주권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통화정책은 자주적으로 각 국이 결정할 부분이 맞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남의 통화정책에 해당하는 달러를 사들이는 가격조작을 하고 있다. 이는 한국은행이 미국의 통화정책을 침해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통화정책을 금리로 하는 나라지, 통화로 하는 나라가 아니다. 정신차려라.

2. 환율시장 조작으로 인한 이득이 손실보다 크다.
=우리나라 경제성장이 낮아진 이유는 고환율과 원화의 저평가 때문이다.(링크) 우리나라 Y중 소비 c가 55% 넷 수출은 5-6%밖에 안된다.

3. 우리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만 했지, 환율 조작은 한적 없다.
=그냥 나가 죽어라

가격조작은 시장경제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로 엄정하게 처벌받아야 한다. 대형 은행의 환율조작자들이 처벌받았듯, 더 악독한 이들도 하루바삐 처벌받아 정의가 바로 사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2015. 6. 15.

비합리적 공포란 없다-메르스 사태

메르스 사태가 터지자 언론은 완전히 양분되었다.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는 쪽과, 메르스의 치사율이 생각보다 낮고 보통 독감으로도 매년 몇명이 죽는다며 호들갑 떨지 말라는 쪽. 보수언론으로 알려진 신문들이 후자의 성향을 띄는 경우가 더 많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박근혜 정부가 공격받자, 정부와 여당을 옹호하기 위해 애써 메르스에 대한 공포를 비합리적이라고 평가 절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공포의 본질을 잊고 있다. 모든 공포는 비합리적이다. 한 해에 계단에서 넘어져 사망하는 사람들이 수십명은 될 테지만, 우리는 계단을 보며 살떨리는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 반면 무서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실제적 위험요소라고는 전혀 없는 가상의 2D 영상을 보면서 동공이 수축되고 식은땀을 흘린다. 이는 공포라는 감정의 비합리적 단면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보수언론들이 강조하는 것과 같이), 발병원에 접근한 적이 없는 사람이 메르스에 감염되어 사망할 확률은 극히 낮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내가 쇠망해 가는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에 맞아 죽을 확률도 극히 낮다.(보수언론은 불과 60년전에 내전으로 수십만명이 죽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6.25가 터지기 약 30여년 전에 스페인 독감으로 전 세계인의 5%-1차세계대전의 사상자보다 더 많은 인류가 사망했다는 사실은 무시한다.) 결국 병균의 위험에 비합리적인 공포를 느낄 것이냐, 아니면 전쟁에 비합리적으로 반응할 것이냐의 문제는 정치적인 것일 수 밖에 없다.

보수언론들은 스스로를 합리적인 존재라고 자위하고 있겠지만, 좌파가 전쟁위험을 축소하듯 그들은 순전히 정치적인 이유로 공포의 비합리성을 부정하고 있을 뿐이다.

2015. 6. 11.

금통위 평가: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총재는 어김없이 시장의 기대를 깨고 매파적인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의 발언을 풀어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수출 부진은 세계적 경기흐름의 문제라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소비가 살아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메르스는 문제지만 가계부채가 여전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금리 인하에는 한 위원이 반대했다."
 
한국은행은 금리를 25비피 내렸지만 시장금리인 3년 국채금리는 약 6비피, 10년은 약 9비피 올랐으니 참 대단한 총재가 아닐 수 없다. 실상 단기금리인 기준금리를 25비피 올리거나 내리는 것은 실물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실제로 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중앙은행이 지속적으로 인하를 할수 있다는 시그널을 전달해 기대 심리를 띄우는 것이다. 따라서 기준금리를 움직이지 않고 기대심리를 띄울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지만 이는 매우 어렵다. 총재는 반대로 금리는 내리면서 시장금리는 대폭 올렸으니 이토록 멍청하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매파적인 발언들이 보도된 뒤 환율이 빠지자 한국은행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시장금리는 올려놓으면서 환시개입으로 국민들의 구매력을 낮추는 행위는 가계를 이중으로 고통스럽게 만드는 정책이다. 총재는 가계부채가 문제라면서, 가계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
 
단언컨대, 그는 아무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2015. 6. 5.

막나가는 삼성, 무식한 기자들 그리고 영악한 헷지펀드

지난 26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양 사의 합병사실을 전격 발표했다. 그러자 삼성물산의 지분을 7%정도 보유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을 반대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국내 언론은 헷지펀드를 맹 비난하며 삼성의 입장을 옹호했지만 상식적으로 비난받아야 마땅한 쪽은 삼성과 언론들이다.

삼성물산은 건설/상사가 주력인 회사고, 제일모직은 의류업에 특화된 회사이다.(제일모직이 건설관련 매출이 있지만 대다수가 계열사로부터 나온다) 삼성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상식적으로 이렇게 업종이 크게 다른 두 회사가 합병하며 큰 시너지를 기대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그런 논리라면 나이키와 애플도 합병해야하고 맥도날드와 샤넬도 합병하는 것이 더 나을것이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불분명하다'라고 밝혔으며 국내 증권사들 역시 삼성일가의 보유지분 분석에 집중할 뿐 두 회사가 더 나은 우량기업이 되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저능아가 아닌 이상 이번 합병이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재용 한사람을 위한 합병이란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한 사람이 부당한 이득을 본다면 다른 누군가는 부당한 손해를 보게 되어있는데, 이들은 바로 삼성물산의 주주들이다. 이재용(과 삼성일가)는 삼성그룹의 지배권을 차지하기 위해 정상적인 자본주의 시스템 아래서는 상상할 수 없는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 이재용은 삼성물산의 주식을 지난 5년간 가격중 가장 낮은 수준에 대거 인수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는 (자본기준)5조짜리 회사를 가지고 14조짜리 회사를 사는 마법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아래 차트를 보면 명확하게 드러난다.

위 그래프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 비율이고, 빨간색 선은 합병당시 주가교환 비율이다. 오너일가가 삼성물산의 주식을 거의 역대 최저점까지 끌어내려 샀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제일모직의 주가는 미친 수준으로 뛰었다. 주가는 장부가의 4배였고, P/E비율은 200%를 넘어 거의 IT버블기 닷컴주식 수준이다. 별것 없는 옷만드는 회사가 말도 안되는 고가에 거래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재용이 보유한 제일모직이 삼성의 다른 알짜 회사들을 헐값에 사들일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이 법적으로는 어떤지 몰라도, 시장의 상식과 자본주의의 원칙에는 어긋난다.

이에 반발하여 삼성물산의 3대 대주주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두 회사의 합병을 반대했다. 이는 지극히 상식적인 행동이며 주주의 당연한 권리다. 참고로 엘리엇의 두 산하 펀드는 아르헨티나가 파산 위험에 인접했을 때, 그들의 채권을 싸게 매입한 뒤 채무조정에 참여하지 않고 제 값을 모두 받아내겠다는 투자를 감행했다. 돈을 빌렸으면 값는게 당연한 이치인데, 그 원칙을 지키지 않는 깡패와 싸워 정당한 대가를 받겠다는 것이다. 그런 그들이 이제 재벌의 횡포에 대항하여 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문과 경제지들은 삼성의 편을  들고있다. 단순히 기자의 양심을 팔아 광고주의 이득을 우선하는 짓에서 그친다면, "먹고살기 힘든가 보다"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날강도나 다름없는 합병을 막는 주주를 "도덕성"운운 하며 비난하다니, 이쯤 되면 정말 미쳤거나 아니면 자본주의가 뭔지 모를정도로 무식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금융계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시장을 이해하려면 매경/한경 같은 경제지를 보라'고 한다지만, 내 후배들에겐 좀처럼 그 말을 꺼내지 못하겠다. 물론 모르는 것 보다야 낫겠지만, 이런 글자의 무덤같은 쓰레기들을 읽는데 시간을 쓰라는 말을 꺼내기 미안해서 그렇다.

2015. 6. 3.

주식의 적은 누구인가? :오너가 죽으면 주식이 오른다

증권가에서 흔히 나오는 용어중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있다. 한국 주식의 저평가가 지속되다 보니 이를 일컫는 용어가 어느새 시장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왜 생기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그 이유로 북한 이슈와. 이머징 마켓의 한계를 꼽는다. 하지만 이는 모두 핵심이 아니다. 먼저 북한이슈때문에 한국 주식이 저평가된다면, 한국 채권과 CDS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하지만 한국채권은 채권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종목으로 외국인들은 원화채권을 매년 5-10조씩 사고 있으며 한국의 CDS는 때때로 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일본보다도 낮을때가 있다.(참고로 미국의 5y CDS가 16bps인데 한국이 47bps밖에 되지 않는다) 시장은 바보가 아니며, 생각보다는 효율적이다. 채권투자자들과 CDS트레이더들이 프라이싱 하지 않는 북한 리스크를 주식시장 혼자 프라이싱하고 있을 리는 없다.

이머징 마켓의 한계라는 지적도 틀린 주장이다. 같은 이머징 마켓인 아시아 내에서 한국보다 주식이 싼 나라는 파키스탄 밖에 없다. 엔저의 타격을 함께 받아야할 대만이나 아직도 테러와 내전이 존재하는 인도네시아, 커머디티 약세의 타격을 받는 말레이시아 주식보다도 한국 주식이 훨씬 저렴하다. 오히려 인프라와 시스템이 더 열악한 후진국 주식들보다도 한국 주식은 더 싸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한국 주식을 싸구려로 만드는 원인은 휴전선 이북이나 한반도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있다. 바로 기업의 오너들이다.* 그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주가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한다.

한국 대표기업의 특징은 오너가들이 극소수의 지분만을 가지고 기업경영의 전권을 휘두른다는데 있다. 예를 들면 이건희 일가가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식은 모두 합쳐 5%가 채 안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개인 자가용 만큼이나 마음대로 굴려도 되는 이건희의 사유물이라는 것을 대한민국 전체가 알고 있다.(심지어 옷 만드는 회사와 건설사가 합병하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디스카운트는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첫째, 회사의 배당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회사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배당률이 기형적으로 낮다. 코스피의 평균 배당률은 1.2%로, 전세계 최저 수준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배당을 결정하는 오너 입장에서 이를 많이 주게 되면 나와 상관없는 95%의 사람이 돈을 챙겨가니, 배당을 줄여 그 돈을 회사에 쌓아두고 횡령이나 배임으로 빼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주주 입장에서는 기업이 돈을 벌어도 나눠주는 것이 없으니 주가는 싸구려일 수 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 횡령과 배임이 많은 이유는 바로 왜곡된 기업지배구조 때문이다.) 둘째, "주식"은 기업에 대한 소유권이다. 그런데 이 주식을 사도 기업을 가질 수 없다면, 기업가치와 주식가치는 일치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백억짜리 땅이 있는데 그 땅문서를 사도 땅에 대해 소유권을 온전히 주장할 수 없다면 어떻게 그 문서가 땅의 가치와 같은 100억에 거래되겠는가.(극단적으로 보면 휴지에 가깝다) 우리나라 주식도 마찬가지다.

일부 재벌가들의 논리에 설득된 사람들은 삼성과 현대를 일으킨 오너가들의 결정 덕분에 기업가치가 올라온 것 아니냐며 재벌의 기형적 지배구조가 결국 주주들에게 득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냉정히 그 배경을 재검토 해 볼 필요가 있다. 처음 설립된 1969년 당시 삼성전자의  자본금은 3억 3천만원이었으나, 이후 보통주와 우선주의 발행을 통해 자본금이 8980억원으로 늘어났다. 삼성전자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병철/이건희 일가는 자신들의 돈을 넣는대신, 남의 돈을 빌려 사업을 했다.(95% 이상이 남의 돈) 만약 본인들이 삼성전자가 이렇게 큰 회사가 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면 왜 그동안 추가 투자를 안하고 남의 돈을 받아 사업하다, 이제와서 사회적 비난을 들어가면서까지 편법상속과 순환출자구조로 억지를 쓰는 것일까? 결국 본인들도 이렇게 잘 될지 몰랐던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세계적 뉴스서비스 회사인 Bloomberg는 연매출이 9조에 달하는 거대 기업인데도 불구하고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가 약 9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잘될 것이라는 자신이 있으니 남의 돈을 받지 않고 자신의 전재산을 투자해서 대주주로 남아 있다. 이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오너들은 남의 돈을 받아다 일단 질러보고, 망하면 자기 지분을 챙겨 내빼고 대박치면 편법으로 다 자기가 차지했다. 리스크는 남이 지고 수익은 자기가 챙기는 이런 시스템은 자본주의에 명백하게 어긋난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건희 회장이 위독하다는 루머가 흘러나왔을때, 삼성 계열사들의 주식이 크게 올랐다. 아직 이재용이 "주식을 소유하지 않고도 기업을 다스릴 준비"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주식가치가 기업가치에 맞춰 올라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씁쓸하지만 주식의 적이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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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오너일가는 주주 자본주의 개념에서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회사를 좌지우지 하고 있으니, 오너라는 단어를 쓰기로 한다.
**지난 5월 28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했다. 제일모직 내 건설부문이 존재하긴 하지만 대다수가 그룹 내 수주로부터 나온 매출이기에, 두 회사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를 기대하긴 매우 어렵다. 패션회사와 건설/상사회사가 합병하면서 시너지를 기대하는건 정신병자나 할 짓이다.
***이론적인 valuation modeling아래서는 회사가 배당을 많이 지급하든, 적게 지급하든 기업가치에는 영향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그 전제로는 기업은 경영환경에 가장 적합하도록 배당을 한다는 조건이 전제되어 있어야 하기에 우리나라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 게다가 실제적으로 높은 배당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끌어올린다는 실증 사례들이 수도 없이 많다.

2015. 6. 2.

한국 수출 정말 망하나? (머저리들의 노래)

올해 들어 수출이 5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자, 신문과 방송부터 시작해 주요 일간지의 사설까지 나서서 수출이 망하고 있다고 호들갑을 떤다.(링크) 이제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경쟁력을 잃을 것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득세하고 있다. 과연 정말 대한민국의 수출은 나빠지고 있는가?

아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폭락으로 인해  변동치가 왜곡된 것 뿐이다. 우리나라의 수출품 중 1/4는 제품의 가격이 원자재 가격에 연동되는 석유제품, 화공품 그리고 철강제품이다. 그리고 1년 전에 비해 원자재 가격이 약 30% 폭락했으니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수출은 약 7.5%줄어야 한다.* 이제 수입 쪽을 보자. 수입품의 약 50%는 원자재이니 수입액은 약 15%가 줄어야 한다. 실제로 올해 1부터 5월까지 수출액은 평균 -5.5% 수입액은 -16% 감소했다. 즉,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영향을 제외하면 수출과 수입 모두 늘어난 셈이다. 이 "금액"의 영향을 제외하고 물동량만 두고 보면, 4월에 수출수입 각각 1.1%, 1.9% 증가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정상적인 지능과 지식을 가진 관료나 기자라면) 수출/수입액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볼 것이 아니라 경제는 어려운데 왜 과도한 경상수지흑자가 더욱 늘어나고 있냐는 사실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무역수지 흑자가 10년전에 비해 10배로 늘어났는데 '원화가 고평가라 수출이 안된다, 그러니 환율을 올리자'라는 주장은 정신병자나 저능아만이 할수 있다. 문제는 부패한 정신병자와 저능아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