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30.

미치지 않고서야. -한국은행의 가계부채 분석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리가 2%오르고 집값이 10%하락하면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위험한 수준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한다. 이 보고서를 찬찬히 뜯어보면 밥그릇에 대한 한국은행의 비정상적인 집착을 엿볼 수 있으며 필연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대학에서 경제학원론을 수강한 정상적인 호모 사피엔스라면 올바른 통화정책이란 경기가 안좋을 때 금리를 내리는 것이고 금리를 올릴땐 경기가 좋아야 한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그런데 위 한국은행 보고서는 경기가 안좋아 집값이 10% 하락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금리를 2% 높이는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정상적인 중앙은행은 절대로 이와 같은 정책을 시행하지 않으며 이런 비정상적인 통화정책 아래서 파산을 피해갈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그러나 섬뜩하게도 한국은행은 불황속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경우를 가정하고 있다. 통화정책에 대해 책임을 지는 기관이 이와같은 경우의 수를 보고 있다는 것은 섬찟한 일이다. 앞서 말했듯이, 대학에서 경제학원론을 수강한 정상적인 호모 사피엔스라면 그런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그들은 대학을 나왔고 경제학 원론을 수강한 호모 사피엔스들이다. 따라서 그들은 제정신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

댓글 8개:

  1. 지금 보니 소설 마션의 첫 문장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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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ttps://hugin00munin.blogspot.com/2020/07/blog-post_13.html

      온 인류가 디플레이션의 한 가운데 있던 7년 전의 글이네요. 화성과 지구의 시간이 다른 것처럼 당신도 다른 시간대에 살고 계신가 봅니다. 신비로운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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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스트레스 테스트만 봐도..
      저 당시 한국은행은 비합리적입니다.
      하지만 지금 저런 가정을 하는 것은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DSR이나 LTV40%의 상황에서 부동산이 무너지게 되며 남기는
      경제 상흔이 어떤 규모인지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가운데
      결국 지구와 화성은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하기에 앞으로의 2-3년에 대해
      걱정하는건 합리적이지 않을까싶습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하네요 이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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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제가 왜 무너지는지에 대한 레퍼런스
      언급이 없었네요.. 죄송합니다.
      1. 부동산과 함께 구매가
      이뤄지는 가전 수요의 급감
      이는 20-21년 구매가 월등했기에
      기저효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최근의 재고급증은 상당히 우려할만한 수준입니다. 인플레로 인한 가격 상승분을 제외하고도 말이죠
      2. 공급이 부족하다고 말씀하셨지만 정말로 사치재인 강남 아파트(넓힌다면 서울)를 제외한 수요 대비 공급은 과장 보태 넘칩니다. 물론 그 부분은 문재인과 박원순의 잘못이고요
      3. 금리와 집값의 역행이란 점에 대한 반박
      재귀성 이론을 통해 이를 살펴보면
      담보부 대출에 대한 정점이 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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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모든 스트레스 테스트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합니다. 그러니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적용하는 것은 충분히 고려할만한 일이죠. 하지만 2015년 당시의 상황을 돌아봅시다. 당시 경제는 거의 수십 개월이 넘도록 물가목표에 미달한 극단적인 디플레이션의 한 가운데에 있었습니다.

      극단적인 디플레이션에 빠진 경제에 극단적인 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대입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가정하는건 말 그대로 미쳐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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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제가 19년도에 블로그 들어와서
      처음 선생님 글을 읽었을 때 특히
      정치, 국제외교에 관련된 이야기를
      읽었을 때는 전율과 희열을 아직
      잊지 못합니다. 그때 선생님의 글을
      모조리 탐독해서 읽었구요.. 그 때 이 글도 읽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당시는
      선생님이 옳지만, 지금은 한국은행이 저 조건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는게
      미친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와 지금 바뀐건 총재 하나지만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 당시의 한은의 가정은
      선견지명이라기보다 곤조라는
      선생님의 의견에도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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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말씀하신 바도 일리가 있습니다. 특히 디플레이션에 시달리던 경제가 갑자기 인플레이션으로 변모하고 나니 더욱 그렇게 보이겠지요. 하지만 경제가 지독한 디플레에서 인플레로 변했다는 것은 그 사이 중앙은행이나 정책당국이 어떤 정책실수를 저질렀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비유하면 기아에 허덕이던 아이가 비만아동이 되었다면 그 사이 큰 변화를 겪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스트레스 테스트는 모든 시나리오를 고려해야겠죠. 그러니 저런 시나리오를 고려했다는 사실 하나로 한은이 미쳤다고 할 수는 없겠네요. 그런 극단적인 상황까지도 연구하라고 있는 조직이니까요. 하지만 저 보고서는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 입니다. 그런 아주 극단적인 확률의 상황을 기본 시나리오로 삼아 정책을 펴는 일은 잘못된 일입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정책실수를 저질러 과도하게 인플레를 촉발하는 상황에서, 마치 비만 아동의 몸상태가 기아였던 시절과 동일하다면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다, 그러니 매파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야한다고 강변한 당시의 모습은 직무유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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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그리고 현금을 숏으로 가져가는 것은 인플레이션의 초창기에 통용되는 것이고 현재와 같이 중반기, 또 후반기로 간다면 매우 위험한 전략입니다. 인플레의 후반기에 인플레이션이 안정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 미 장기채를 매수하는 것이 옳겠지만 지금 그 때라는 확고한 믿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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