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국민들의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주면 성공하리라 믿었다. 그래서 그대로 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처참한 지지율 성적과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조롱 뿐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가장 큰 문제는 그와 그 보좌진들이 국민들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히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사람들은 집값을 잡아달라고 했지만, 우리 집값을 떨어뜨려 달란 말은 아니었다. 반미주의는 확산되었지만 동시에 미국으로의 교환학생-어학연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빈부격차를 줄여달라 했지만, 그러기 위해선 정권의 주 지지자들인 서울과 수도권 국민들의 부를 뺏어서 강원도로 이전해야 했다. 당연히 그것은 다수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일부 공업단지를 제외하면 한반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인 서울과 수도권에서 평등과 분배의 목소리가 높아진 건 아이러니한 일이다. 일상에서 부유층을 마딱뜨려야하는 그들은 자신이 경제적 약자라고 생각했지만, 국가차원의 통계로는 그들 역시 강자에 속했다. 집값을 잡아달라 했지만 우리나라 가계의 70%이상이 집을 보유하고 있거나 상속받을 예정인데 부동산의 전반적 하락을 누가 원하겠는가. 우리 집값은 오르고 (내가 사고싶은) 남의 집값은 빠지기를 원했던 바인데 거시정책이 어디 그렇게 작동하는가.
이와같은 대중의 모순적 요구를 읽어내지 못한 단순함의 한계가 노무현 정권의 실패의 원인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