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7.
현대카드와 회현동 LP판 아재들 -자기의 이득이 정의인줄 아는 사람들
* 현대카드가 음악과 관련한 상품들을 파는 Vynyl & Plastic이라는 새로운 컨셉의 매장을 오픈하자, LP판매의 메카인 회현동의 상인들이 출동하여 시위를 벌였다. (현대카드의 목적은 그게 아니었겠지만)대기업이 영세상인들의 영역에 진입하여 그들 생계에 타격을 주니 그들이 분노하는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의 이익일 뿐 정의가 아니다. 시대가 몇번이고 변화하는 동안 소비자들에게 더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소비자들은 저런 문화공간을 잃어야 하는가? 저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우리가 LP판들을 더 비싸게 주고 사야 하는가? 효율성이 낮은 사업과 산업은 더 효율적인 사업에 밀려나기 마련이다. 그래야 사회 전체가 더 효율적으로 돌아간다. 그들이 처음 가게를 열 즈음, 전차와 승용차 택시가 도입되며 수많은 인력거꾼들은 직업을 잃었다. 왜 그들은 인력거꾼들이 몰락하는것을 방치하고 값싼 전철과 택시를 이용하여 출퇴근했는가. 그들이 다시 일당 10만원을 지불하고 출퇴근시 인력거를 이용한다면, 나 역시 20%더 비싼 값에 LP들을 구매하겟다.
* 그들은 결국 자기 밥그릇을 위해 피켓을 든 것 뿐이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밥그릇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현대카드를 비 도덕적이라고 비난한다. 소비자들이 자신을 먹여 살리는것이 정의라고 설파하는 것이다. 사실 정의를 외치는 수많은 주장들이 이처럼 이기적이다. 집값이 너무 높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집이 필요한데 현재의 비용을 지불하기 싫으니 나를 위해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투기꾼들이다. 집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부가 집에 달렸기 때문에 재산권을 보장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자산가들이다. 가난한 이는 돈을 더 달라며 복지를 외치고 부유한 이는 돈이 아깝다며 덜 주겟다고 항변한다. 우리 모두는 자기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 나는 그런 이기심을 미워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뱃속을 불리는 일이 정의라고 믿는 머저리들을 경멸한다.
*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저 영세상인들의 편이다. 그리고 그것은 대기업들의 과오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생산성은 세계 2위인데 비해(1위 미국) 서비스업 생산성이 형편없이 낮은 기형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대기업들이 서비스업에 진출할 수 없도록 규제로 묶여있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정서가 대기업들의 서비스업 진출에 부정적인 이유는 제조업에서 그들이 보인 횡포 때문이다. 자동차, 철강/제철, 전자제품 등 수많은 제조업 분야에서 작은 회사가 큰 회사로 통폐합되는 과정은 순수하게 시장의 경쟁을 통해 일어난 것이 아니라 정경유착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다. 이 과정속에서 인수기업은 피인수기업에게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지 않았고, 그 종업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국민들은 신세계가 치킨체인점에 진출하면 동네치킨을 운영하던 사장님을 높은 몸값과 복지를 주며 스카웃할거라고 기대하는 대신, 그 집을 망하게 할 거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제조업의 통폐합과정에서 실제로 그들은 그랬다. 그러니 저 회현동 LP가게 사장들도 똑같은 두려움을 지닌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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