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17.

동물 할당제도 해주세요

 


존경하는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들과 박지현 위원장님께,

건국 이래 최초로 재집권에 실패하신데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얼마나 다급하셨기에 성범죄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그리고 충남지사 자리를 잃은 정당에서 바로 이어 치러진 대선에 불륜 의혹과 여성에 대한 모멸적 욕설을 내뱉은 후보를 대선에 내보내셨을까요. 그 깊은 뜻을 한낱 범인에 불과한 저 같은 유권자는 감히 짐작하기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고 사람을 죽일 정도로 뾰족한 송곳은 주머니를 콱 찢고 나오는 법입니다. 반드시 그렇습니다. 그런 귀 당에 무궁한 발전과 영욕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대선의 패인을 분석하며 비대위원과 위원장님께서 내로남불이 문제라는 지적에 저는 백번 공감합니다.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없애겠다고 약속하곤 5년간 거기서 잘 먹고 잘 살다 이제와서 청와대를 왜 없애냐 던 문, 아니 이름조차 함부로 부르면 안 되는 그분. 꼬리곰탕은 부자들이나 먹는 음식이라고 비난하며 소박하게 조선호텔 점심 스시 도시락을 즐겨 드시는 대변인님. 그리고 평생 반미를 외치시면서 딸은 미국에 유학 보낸, 아 한 두분이 아니시군요. 국회의원님들. 그리고 부동산은 끝났다며 과천자이 재건축으로 크게 한탕 잡수신 김수현 사회수석님까지. 내로남불이 민주당의 상징이 된 것은 결코 오해나 우연이 아닙니다. 어찌 보면 실력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 오명을 씻어낼 대응책으로 아무런 경험도 경력도 없고 입당한지 불과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26살의 미숙아를 비상대책위원장에 앉힌 것은 매우 놀라운 결정이었습니다. 사실 여성폭력을 근절시키겠다는 젊은 인재가 두 여성에게 폭언과 협박을 일삼은 분을 지지한다는 사실보다 놀랍진 않았지만요. 물론 거기에 민주적 절차 따위는 없었지요. 그게 더불어민주당이니까요. 이준석 당 대표처럼 정치경력을 쌓고 이력을 인정받아 당원투표에 의해 감투를 차지하는 것은 미제 자본주의자들의 구습일 뿐입니다. 네, 진정한 권력은 결코 선출되지 않는 법입니다. 여러분들의 얼굴 위로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를 부르는 김정은과 시진핑의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6월의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그 이상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귀 당에게 한 가지 제안을 드릴까 합니다. 바로 동물 할당제 입니다. 지구상에는 약 20,000,000,000,000,000,000마리의 동물이 존재합니다. 이 중 대다수의 동물들은 인간과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니 더불어민주당에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니 우리와 함께 지내는 애완동물과 가축만 세기로 합시다. 그 수는 약 300억 마리이니 인구비례로 치면 한국에는 약 20억 마리의 가축이 존재합니다. 대한민국 인구의 약 40배가 되는군요. 개개인의 노력이나 성취를 무시하고 태생적 배경만을 가지고 쿼터를 할당한다면 이 가축들에게 약 97.5%의 공천권을 주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정신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부디 이번 지방선거를 위한 공천심사에서 이 점을 반드시 고려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 짧은 소견으로는 이미 귀 당에 돼지와 닭대가리는 상당수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중 한 분은 이미 동물들과 소통에 나서셨더군요. 보통 사람으로서는 저 혈연정치를 깨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97.5%의 비례율을 맞추기엔 다소 모자란 감이 있사오니 부디 숙고하시고 신중하게 인재, 아니 축재를 선발하여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위 사진과 본문의 내용은 아무런 연관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귀 당의 훌륭하고 공정한 경선을 기대하며, HHMM드림

댓글 8개:

  1. 미래를 내다보아 백년대계를 위해 이미 동물과 소통중인 갓갓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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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강아지나 고양이도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던 모 의원님의 발언이 생각나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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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생명은 그 자체로 존귀한 존재입니다.
    오늘도 제 장속에는 차마 참정권을 달라고 하지 못하는 미생물 분들이 계신데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한 자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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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586이 정치에서 살아남기 위해 셀프 카니발리즘을 생각한 대상은
    결국 그들을 파멸로 끌고 갈겁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힘을 내셨으면 하네요.
    별개로 금태섭 의원은 참 안타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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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이준석말대로 처음에는 효과가좋을겁니다. 20대남자는 원하는것이 구체적인데 반해 여성은 애매모호합니다. 아마 끝없이 요구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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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민주당도 이참에 체질개선 해야지요 ㅋㅋㅋㅋㅋ
    운동권과 결별이 없다면 영원히 야당으로 남아야만 할거같습니다
    근데... 운동권이 그렇게 쉽게 없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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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안녕하세요 선생님, 블로그를 몇년간 구독했던 애독자인데 처음으로 댓글을 남겨봅니다.

    일단 이번에도 재밌는 글을 잘 봤고 늘 양질의 글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경제나 금융이나 주식에 대해 이해할수 있는 입문용 서적 추천을 물을수 있을까요?

    올해를 마지막으로 이제 한 곳에 정착을 하게 되서 이제 장기적인 미래 계획을 세워보려고자 하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참으로 막막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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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트레이더 입문서라고 검색하시면 굵직한 명저들이 나옵니다. 그 중 많이 읽히고 해외에서 들어온 책 위주로 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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