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22.

삶에는 퇴고가 없다

 

연휴를 맞이하여 예전 글들을 쭉 읽어내려오고 나니 얼마나 부끄러운지. 오타와 비문에 매끄럽지 않은 문장들이 꼭 내가 살아온 발자취와도 같더라. 그래서 하나하나 고쳐내려가다 에이 하고 관두고 말았다. 내가 온전하지 못한 삶을 살아온 것처럼 내 글이 온전하지 못한게 당연할 터이니.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나는 2007년의 가을, 셔틀마저 끊긴 그 늦은 밤 학관 뒤 벤치에 앉아 미래를 고민하던 내가 있었다. 나는 작은 실수를 하나 저질렀고 그 실수로 인해 작가의 꿈을 버리고 돈이나 벌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아둔한 나는 실수에 실수를 거듭했고 어찌저찌 하여 트레이더가 되고 말았노라. 하지만 사실 나는 글을 쓰는 이가 되고 싶었다. 다시 돌아가면 나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과연 지난 십년간 내가 번 돈이 그동안 내가 쓰지 않은 글보다 값지다고 할 수 있을까.


2007년으로부터 7+7년 뒤

늦은 가을 밤, 아라리오 미술관 앞 벤치에 앉아.

댓글 8개:

  1. 지금도 작가님의 구독자가 있음은 기억해주세요^^ 추석의 마지막날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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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늘은 글이 올라왔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즐겨찾기 버튼을 클릭하는 사람..여기 있습니다.
    좋은 글도 좋은 사람처럼 만나기 쉽지 않은데, 잠시 머물며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난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한동안은 이곳을 자주 찾을 것 같네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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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한국말에도 통역이 필요한 시대에 의미만 통하면 됐죠 뭐. 요즘 헝다로 말 많은데 중국과 커플링된 우리나라가 또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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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래도 저는 지음의 친구를 가져서 행복합니다. 세상에 내 뜻 온전히 알아주는 사람 하나면 족해요. 그게 결혼할 사람이면 더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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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내마음속의 나만의 보물창고 같은 곳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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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경제를좋아하는고등학생2021년 9월 23일 오후 10:02

    매일 컴퓨터 키면 작가님 블로그부터 들어가보는게 습관이 됐는데 드디어 글이 올라왔군요
    항상 너무 감사합니다. 글 잘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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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삶에는 퇴고가 없다는거 보고 일요일 아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백신맞고 2일동안 빌빌거렸는데 오늘은 좀 컨디션이 좋아졌어요. 시간이 인생의 퇴고를 기다려주지 않으니 열심히 살아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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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내가 가는 길이 내가 가지 않은 길보다 가치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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