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도 그리고 시장도, 사계절과 같이 순환의 사이클을 겪는다. 하지만 수많은 사건사고와 헤드라인이 점멸하는 매일의 시장에 파묻혀있다 보면 경기가 순환한다는 대명제를 종종 망각하곤 한다. 마치 바닷가 모래사장에 서서 발 아래 넘실대는 물결을 쳐다보다 반복되는 밀물과 썰물을 잊는것 처럼.
하지만 봄 뒤에 겨울이 오지 않듯 해빙을 맞이한 금융시장에 또 한번의 빙하기는 오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3월처럼은. 우한폐렴으로 인한 경제충격이 컸던 이유는 2008년 9월 이래 약 11년 5개월 간 쌓였던 낙관론이 공포로 뒤바뀐 충격 때문이었고 그 와중에 각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바뀐 경제상황에 제때 발맞추지 못하며 적절한 정책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당장 이 블로그에 지난 2월, 그리고 3월에 올린 글들을 보라. 불과 몇주 후 닥칠 공포와 불황의 쓰나미에 정부와 한국은행이 얼마나 안이하게 대처했는지.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투자자들은 혹시나 찾아올 지 모르는 새로운 충격에 대비하고 있으며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충분히, 어쩌면 필요 이상으로 준비가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과거와 같은 수준의 패닉을 기대하기 어렵다.
Citi Surprise Index |
위 지표는 실제 경제데이터들이 예상치를 상회했는지, 혹은 하회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0보다 크면 기대이상, 작으면 기대이하의 지표가 나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수치가 집계 이래 최저점과 최고점을 오가는 데에 고작 73일 밖에 걸리지 않았고 아직도 이전 최고점보다 한참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이 너무 암울해 실제 지표들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그들의 재빠른 변심을 탓해서는 안된다. 이들도 자가격리중인 일개 시민들에 불과하니까.
우한폐렴사태가 처음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친 지난 1월 말에 올렸던 글(링크)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모두가 낙관적일 때 비관적일 수 있어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은 비관론과 낙관론이 적절히 섞여있으니 크게 걱정할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매일 작은 파도를 지켜보아야하는 트레이더들은 10%의 움직임에 일희일비 하겠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그저 늘 해오던 일들-비싼 주식을 팔고 싼 주식을 사는 것-을 충실하게 반복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겨울에서 막 벗어난 시기에 가장 낮은 리스크는 역설적으로 겨울이지만 인간의 마음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우리는 늘 포탄이 같은 자리에 또 떨어질 위험을 과대계상하기 마련이라 머지 않아 시장은 하방위험을 과도하게 반영할 것이다. 하지만 잠시 찾아온 꽃샘추위에 다시 빙하기를 걱정될 때 우리는 이 말을 기억해야 한다.
봄에는 겨울을 생각하지마.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답글삭제좋은 글 감사합니다!
답글삭제사실 마켓 타이밍을 잡기는 지극히 어렵지요..
일론 머스크가 워렌 버핏의 재산을 제쳤네요... 거품이건 거품이 아니건 20세기에서 21세기로 변하는 과정이 슬슬 시작되는거 같습니다...
답글삭제모든 자산이 정상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고평가된 자산을 팔고 저평가 된 자산으로 옮기는 투자를 유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삭제테슬라의 조악한 품질이 서서히 나오고 있는데 전기차의 헤게모니는 테슬라가 아니라 폭스바겐이 가져갈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고견을 여쭐수 있을까요? 댓글 감사합니다.
삭제제가 이전에 작성한 세수퍼스타들의 몰락 글을 참조해주세요. 물론 그 셋은 엄청 잘됐습니다 ㅋㅋ
삭제헐....선생님 세수퍼스타들의 몰락 글에대한 의견을 철회 하시는 건가요??? ㄷㄷ
삭제사실 존경하는 선생님의 글이긴하나. 저같은 경우 안마의자는 살짝 반대의견이었어요 ㅋㅋ 저희집이 45평이상인데 거의 쓰지도 않는 안마의자를 마루에 냅둬도 그닥 불편한점은 없었거든요. 아마도 사치재로써 당분간은 망하진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선생님
삭제안마의자 뿐 아니라 쿠팡 테슬라 둘다 날아갔죠 ㅋㅋㅋㅋ
삭제하지만 아뇨 제 생각은 달라진게 없습니다. 애초에 단기전망이 아니었으니까요.
주인장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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