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19.

혼이 비정상인 병신외교 옹호론자들

*일단 토착왜구라는 단어의 사용을 멈춰야 한다. 영어에도 정확하게 매치되는 단어가 있다. Japs. 이는 상당히 모욕적인 인종차별이기 때문에 만약 외신이 청와대와 언론이 이런 용어를 지속적으로 쓴다는 것을 보도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커다란 비난을 받을 것이다. 산케이 신문이 만약 "조센징들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라고 보도한다면 이를 번역해 읽은 미국인들은 과연 누구를 비난할까?

* 죽도록 쳐맞은 민족에게 중요한 것은 어쩌다 맞았는지를 기억하는 것이다. 세상에 쳐맞다 죽을뻔 하기까지 했는데 그걸 잊어버리는 바보는 없다. 개새끼나 쥐새끼같은 짐승들도 쳐맞았다는 사실은 기억한다. 하지만 동물은 자기가 맞게 된 상황을 논리적으로 분석하지 못한다. 그러니 제발 사람새끼같이 행동하자. 또 쳐맞기 전에.

* ufc선수 김동현 옆집에 두 형제가 살고있었다. 어느날 동생이 물었다. "형 아빠랑 옆집 아저씨랑 싸우면 누가이겨?" 형이 대답한다. "아빠가 이기지!!", 동생은 다시 "진짜? 그 아저씨 종합격투기 대회서 28전 22승이라는데??"라고 반문하자 형은 역정을 내며 빼액 소리를 지른다. "야 그럼 넌 아빠가 쳐맞았으면 좋겠냐?? 넌 아빠아들 아니냐?? 이 호로새끼야"

지금 일본과의 무역전쟁을 마주하는 감정적 애국주의자들의 태도가 이와 정확하게 같다. 아빠가 김동현과 맞붙어서 이길 수 있는지의 문제는 내가 얼마나 아빠를 사랑하는지와 아예 무관한 문제다. 현재의 무역분쟁도 마찬가지다.

* 애초에 무역분쟁에서 한국의 승산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현실감각이 결여됐다는 증거이다. 한국과 일본의 1인당 GDP는 엇비슷해서 만만해 보일 지 몰라도 인구가 두배 이상 차이나기 때문에 일본의 GDP규모는 우리의 3배가 넘는다. 게다가 이 GDP는 딱 한 해동안 창출된 부가가치지 누적의 개념이 아니다. 병상에 누워있는 이건희의 근로소득보다 올해 내 월급이 더 크지만 그렇다고 내가 더 부자는 아니듯 누적 수치를 봐야한다. 대충 1960년부터 현재까지 누적 GDP를 보면 일본은 우리보다 6배가 더 크다. 게다가 그 이전 우리가 가내수공업으로 낫과 호미나 만들던 시기에 항공모함과 비행기를 만들던 일본의 격차를 고려하면 전체 누적 값은 6배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선입견과 달리 일본은 총 무역액이 GDP의 30%에 불과한 내수중심의 국가지만 우리는 이 비율이 70%가 넘는 무역중심의 모델을 가지고 있다.

즉 일본의 반의 반의 반도 안되는, 게다가 수출지향적 국가가 내수중심의 국가와 무역분쟁을 벌이면서 이게 해볼만 한 싸움이라고 주장하는 셈인데, 진심인가? 차라리 그냥 김동현과 맞장을 뜨자.

* 많은 사람들이 수출제한이 지속될 경우 일본측에도 크나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택도 없는 소리. 일본에는 거의 타격이 없다. 물론 해당원료를 생산하는 일본 업체들은 다소간에 영향이 있겠지만 전체 경제에서 그들의 비중은 매우 미미하다. 대표적 예로 삼성전자가 수입하는 불화수소는 일본에서 Stella Chemifa와 모리타 화학공업이 만드는데 모리타는 상장사도 아니고 Stella Chemifa는 도쿄 주식거래소에서 거래되는 2139개 상장사 중 982위 규모의 작은 회사로 시가총액 기준으로 전체의 0.0072%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불화수소 자체는 그들 매출비중 중 상대적으로 일부에 불과하고. 반면 우리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전체 상장사 중 1위(시총비중 21%)인 삼성전자의 가장 주력 사업이 타격을 받게 된다. 물론 삼성전자와 모리타 화학공업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면 삼성이 이길 것이다. 하지만 이게 어디 두 기업간의 문제인가. 정부와 정부의 대결이지. k리그의 랭킹 1위가 프리미어 리그의 1000등 보다 실력이 위니까 한국축구의 수준은 영국에 견줄 만 하다는 정신나간 주장을 우리는 그대로 믿고 있다.

* 일본 역시 청나라와 러시아를 꺾고 난 뒤 아시아 최강이라는 국뽕에 취해 미국에게 덤볐다가 미친듯이 쳐맞았다. 하기사, 왜 아니겠는가. 전 유럽을 휩쓴 나폴레옹의 그랑드 아미를 쳐발랐던 러시아도 물리치고 오천년 동아시아의 패자 청나라까지도 이겼는데. 전함의 크기가 국력을 상징하던 시절, 일본이 1941년에 진수한 야마토전함은 만재배수량 7만2천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전함이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미국 앞에서 그저 깡통 덩어리에 불과했다. 심지어 천황의 아들들이 태평양의 조그만한 섬들에서 보급을 받지 못해 차례차례 굶어죽어갈 때 미군은 군용식량을 너무 많이 생산해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 그냥 항복한 일본인들에게 줘버렸다. 그제서야 일본은 자신이 얼마나 무모한 싸움을 시작했는지 깨닫고 철저하게 미국에게 복종하는 것을 외교의 첫번째 수칙으로 삼았다. 그들은 70여년 전에 리틀보이와 팻맨까지 쳐맞아가며 배운 교훈을 절대 잊지 않는다. 고이즈미와 아베가 부시와 트럼프에게 얼마나 저자세로 나섰는지를 보라. 하지만 미국도 바보가 아니기에, 일본이 왜 저렇게까지 자존심을 버려가며 굴종하는지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근데 한국은 모른다. 한국인들만 모른다.

* 일본제국의 전쟁사를 보면 우리가 농담으로 숨은 독립운동가라고 부르는 일본군 지휘관이 있다. 바로 무다구치 렌야. 그는 1942년 버마를 넘어 인도로 진입해서 영국을 압박한다는 작전을 구상했는데 문제는 이것이 10만에 이르는 대병력을, 현지인은 물론이고 동물들도 다니기 어려운 험지를 통해 보급도 없이 이동시키겠다는 망상에 기반한 작전이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비전문가인 히로히토 천황조차 도대체 이게 가능한 일인지 되물었지만 그는 밀어붙였고 결국 예상한대로 식량이 떨어지자 "일본인은 원래 초식이기 때문에 길가의 풀을 먹으면 된다"는 명언을 남겼다. 게다가 그 와중에 기생을 끼고 술판을 벌여 지휘통제마저 엉망이 되었다. 그 결과 인도차이나 반도를 방어할 소중한 병력을 모두 소모시켜 연합군의 진격을 앞당기고 대한민국의 해방에 기여했다. 망상에 기반한 우발적 전쟁의 결과는 이토록 참혹하다.

그의 임팔 작전은 현재 우리의 무역전쟁과 매우 흡사하다. 대한민국은 자신의 망상에 기반해서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국인들이 일본관광을 끊고 유니클로를 안 사면 일본 경제가 타격을 받겠지? 캬. 거기에 트위터와 페북에 일본의 전쟁범죄를 올리면 국제사회에서 망신당한 아베와 일본인들은 별수없이 스미마셍을 연발할거야. 이야 신난다." 순수 보병만으로 정글을 뚫고 아삼 지방에 진공하고, 더 나아가 인도를 해방시켜 영국에게 막대한 타격을 줄 상상을 펼치던 렌야 역시 딱 우리만큼 신났을 것이다. 교수 시절부터 관종으로 유명했던 청와대 민정수석이 간밤 본인의 sns에 무역전쟁을 독려하는 글을 올렸는데 현실인식은 물론이고 그 비장함이나 반대자 들을 불충한 이로 몰아가는 방식까지 임팔작전을 몰아붙이던 렌야와 똑 닮았다. 이 조국 수석은, 아니 조다구치(발음주의) 렌야 상께서는 과거 국민을 가재, 게, 붕어에 비유하며 그들이 사는 개천을 따듯하게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해서 빈축을 샀는데 이젠 따듯한 것을 넘어 우릴 끓는 물로 몰아넣고 있다. 그가 이끄는 우리의 미래는 해물탕이다.

무다구치 렌야가 지휘하던 제 15군 병사들은 임팔 작전이 실패한 뒤 지독한 영양실조와 풍토병을 겪어가며 철군을 시작했다. 이동수단도, 보급도, 제대로 된 지휘체계도 없는 그 지옥같은 밀림에서 살아남는 것은 순전히 현지인들이나 심지어 적군의 자비에 달린 일이었다. 현재 우리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나는 일본의 추가제제가 없다면 현재 조치만으로는 우리 경제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적인 일본의 의지나, 중재자인 미국에게 달린 것이다. 우리는 짐짓 의연한 태도로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계란으로 바위를 존나 세게 치면 바위도 다칠 수 있다는 류의 주장을 펼치지만 한국이 일방적으로 상처입힐 수 있는 일본인은 BTS 팬들 뿐이다. 제발 정신 좀 차려라.

댓글 1개:

  1. 후.. 정말 최근의 외교 보면 암 걸릴것 같은데 주위 사람들이 다 토착왜구 거리는 통에 말도 못하던 참에 이 글을 읽고 속이 시원해졌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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