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18.

집값에 대한 전망 그리고 소망

전망
오늘 한국은행은 25비피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제 시장은 연내 추가로 한차례의 인하를 반영하고 한국은행이 경기전망을 크게 내린 것을 감안하면 시장의 기대가 현실화 될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이는 서울 신축 주택가격을 더욱 끌어올릴 것이다. 가장 최근인 6월 21일 발표된 주택금융공사의 10년 보금자리론 금리는 2.40%인데 오늘 금리결정 이후 10년 금리가 약 5비피 하락했고 미 연준 등 중앙은행들이 추가 완화를 단행한다면 이 금리는 더욱 내려갈 것이다. 즉 주택 구매자의 대출금리가 서울 주요지역의 신축아파트 월세율(매매가의 약 2.3-2.5%)을 다시한번 하회한다는 것이고  세입자들은 또다시 신중한 마음으로 주택구매를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일부는 월세입자의 수가 얼마나 되겠으며 또 LTV 40% 대출규제로 신규수요가 유입되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의 분석은 애초에 틀렸다. 서울 내 평균 전세가율은 약 66%로 대부분의 세입자는 대출을 풀로 받으면(40%) 자신이 사는 주택을 살 수 있다. 주택구매는 여전히 능력이 아닌 의지의 문제다. 게다가 효율적 자본배분의 차원에서 봐도 이전에 주식이나 펀드 채권과 같은 타 재테크 상품에 묶여있던 돈을 빼서 집을 사는 것도 타당하다. 특히나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올해 수익률만 두고 보면 한국의 거의 모든 자산이 집과 채권을 제외하고는 마이너스인데, 이제 채권/예금의 수익률은 1%초반에 불과하다. 그들이 집 말고 도대체 무엇을 사겠는가. 다시 말하지만 주택구매는 능력이 아닌 의지의 문제다.
 
많은 이들이 1.국가 경제 전망이 좋지 않고, 2. 전세가가 오르지 않는 점을 근거로 집값이 더 이상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들의 전망은 일견 합리적이고 타당하나 모두 틀렸고, 앞으로 틀렸음이 증명될 것이다. 먼저 한국의 향후 경제전망은 똥망이지만 경제상황은 수요에만 영향을 준다. 하지만 수요보다 공급측 상황이 더욱 나쁘다. 왠만큼 심한 경기 불황이 오지 않고서야 12월 24일 밤에 강남의 가장 핫한 클럽의 테이블 가격이 내리지 않는 것 처럼, 특정 재화의 가격은 전반적 경기상황 뿐 아니라 그 공급에도 달려있다. 그리고 앞으로 서울시 내에서는 신축아파트의 공급을 찾기란 크리스마스 이브날 자정에 홍대 거리에서 빈방 찾기보다 더 힘들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왜 전세가격은 안정적인가? 이는 공급절벽의 시점이 2년 뒤이기 때문이다. 매매가격이 미래 모든 시점의 기대치를 반영하는데 비해 전세가격은 향후 2년간의 기대치만을 반영한다. 딱 2년만. 정부가 만약 2년 뒤부터 아파트를 점차 부숴버리겠다고 협박을 해도 2년간 전세가격은 변하지 않는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우산을 들고 나갈지 말지 고민할 때, 내일의 날씨를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 처럼(내일 아침에 고민해도 되니까) 오늘 시점에 2년 이후의 수요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 고민은 2년 뒤 전세를 재계약할때 고민하면 된다. 채권이나 이자율상품을 거래해 본 사람은 아마 다 이해할 것이다. 시장의 2년 금리가 10년뒤 30년뒤 금리를 반영하지 않는 것 처럼, 현재 전세가는 향후 10년 30년간의 공급에 별 관심이 없다. 현재 전세가가 안정적인 이유는 향후 2년간 공급이 안정적이기 때문인데 문제는 그 공급은 미래에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물량을 모두 끌어온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자 주요 지역의 많은 재건축 단지들이 앞다투어 허가신청을 냈다. 아직까지 허가를 받지 못한 단지들은 앞서 언급한 규제들로 인해 재건축을 진행할 수 없다. 따라서 2021년이 끝나고 나면 그 뒤로는 공급 스케줄이 텅텅 비게 된다. 오늘의 전세가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미래의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장마철을 앞두고 오늘 비가 오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우산이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말과 같다.
 
애초에 내가 예측했던 주택가격 상승 목표는 이미 2018년 초에 달성했지만, 이전 글에서 밝혔다시피 현 정부의 멍청한 정책은 공급을 끊어 기대 상승수준을 높였다(링크). 그리고 이 멍청함은 이번 정권의 마지막까지 이어질 것이다. 상승 타겟을 섣불리 정하지 마라.
 
소망
고등학교 경제학 교과서에서도 시장의 효율성은 인간의 이기심에서 나온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대중들은 부동산 시장을 논할 때에는 경제학 책을 슬그머니 덮고 확성기를 꺼낸다. 무주택자들은 서울, 특히 강남의 집값을 잡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그것이 본인에게 이롭기 때문에(혹은 시기심 때문에) 주장하는 것이지 그게 정말 국가의 정의에 부합하는지 따져보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다주택자들이 사실상 집값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백날 설명해줘도 그들은 듣지 않고 다주택자들에게 대한 징벌적 세금을 때리라며 울부짖는다. 그건 정의가 아니라 멍청하면서도 이기적인 분풀이 일 뿐이다.
 
그래. 그럼 나도 이기적인 소원 하나를 빌어 보리라.
 
나는 분양가상한제가 선분양 뿐 아니라 후분양에도 적용되길 바란다. 박원순 시장이 계속해서 재건축 단지마다 아파트 1개 동을 남겨놓는 기괴한 정책을 펼치길 바라며 한강변의 층고제한이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되면 현재 진행되는 모든 재건축은 좌초하고 서울의 주택공급은 사실상 끊어진다. 재건축 단지마다 1개 동을 문화유산으로 남기면 신규 공급물량은 더욱 줄어든다. 한강변의 층고제한 역시 공급을 줄여 내가 보유한 한강뷰 신축 아파트들의 시장가치를 높일 것이다. 나는 이 모든 정책이 결국 무주택자들에게 불리하고(링크) 국민 전체의 후생을 떨어뜨리는 나쁜 정책이라고 비난했지만(링크) 무주택자들부터 신나서 이 정책을 지지하는데 내가 왜 이타적이어야 하는가? 그래 내가 바보같았다. 반성한다. 나도 당신들처럼 이제 분양가상한제와 재초환 그리고 강력한 재산세를 지지한다. 당신들이 그토록 내 집값을 올리고 싶어하는데 내가 마다한다는게 웬말인가. 이제 신축 아파트는 일요일 점심시간의 붐비는 백화점의 푸드코트에서 빈 테이블 찾기마냥 잡기 어려워 질 것이고 적어도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서울 내 신규아파트의 공급은 연평균 10,000세대가 넘지 않을 것이다. 
 
당신들이 그런 나라를 만들고 싶어한다면, 나 역시 마다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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