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4.

trading the fear(2)

아인슈타인이 굳이 어려운 수식으로 증명해주지 않아도 시간이 상대적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즐거운 순간은 너무나 짧게 지나가는 반면, 아픈 시간들은 너무나 길다. 특히 그 한가운데서는 매 순간이 엿가락처럼 주욱 늘어나 영원히 계속될 것 처럼 느껴지곤 한다. 마치 내무반에 정자세로 앉아 시계나 바라보는 이등병의 하루처럼. 트레이더들에겐 지난 2주 간의 시간들이 그랬다. 미국 주식은 폭락하다 반등하길 반복하다 20%나 하락한 채 끝났고 모니터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본 적이 없던 온갖 경고등들이 번쩍거렸다. 덜떨어진 한국 시장은 물론이고 세계 최강의 미국 주식시장마저도 심정지가 온 80대 노인의 맥박마냥 거래가 정지되었다 풀렸다 다시 정지가 걸리곤 했다. 까먹었던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의 차이를 몇년 만에 검색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번 말하지 않았나. 좋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모두가 비명을 지를 때 낙관적일 수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경게 어딘가에 있다고 믿는다. 각종 시장은 금융시스템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우리가 지난 200여년간 쌓아온 자본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는 성급한 분석까지 내놓는다. 하지만 현대의 경제학과 금융시장은 재정의 승수효과를 모르던 케인즈 이전의 시대도 아니고, 금본위제가 폐지된 것 만큼의 충격도 아니며, 아무리 저 우한코로나가 위험하다 해도 인명의 손실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보다 더 크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국가시스템이 붕괴되는 경우도 제외한다면 모든 패닉은 길어야 6개월 안에 마무리되었다. 서브프라임과 은행들의 줄도산을 겪은 2008년 가을 미국의 주식시장도 불과 반년만에 저점을 찍고 반등했으며 패닉의 교과서적인 사례로 언급되던 1987년의 블랙먼데이조차 불과 한달만에 마무리되었다.

우리는 아직도 이 바이러스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알지 못하고 시장의 저점이 어디일지 모른다. 하지만 과거가 미래의 거울이라면 우리가 지금 해야할 일은 어떤 자산을 어느 가격에 매입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예전에 언급했듯(링크) 첫번째 폭락이 마무리되면 시장은 빠른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횡보할 것이고, 두번째 폭락이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섣부른 투자로 단기 반등을 쫒아 투자하다가 이어지는 두번째 폭락에 손절하고 싶지 않지만, 또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웅크려있느라 그 두번째 기회를 놓치기도 싫기 때문이다. 시장은 언제고 다시 얼어붙을 것이며 그 순간 다른 모두를 제치고 우리가 과감하게 발을 내딛기 위해선 그 어느때보다도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현금흐름도, 지식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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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한국시장에 덜떨어졌다는 수식어를 붙인 것은 다분히 중의적 의미였다. 오늘 당국이 보여준 모습은 총체적 개망신/개뻘짓/개무능의 완벽한 콤비네이션이었으니까. 한국이 다른 나라들과 같이 움직일거라 생각하지마라. 병신같은 한국은행 총재가 다른 중앙은행들과 따로 놀듯 한국 시장도 그러할 테니까. 이젠 빡치기는 커녕 의문이 든다, 저새끼는 대가리에 뭐가 들었을까. 지지난주 금요일처럼 시장에 대한 글과 무능한 총재에 대한 글을 두편 썼는데 고소당할까봐 좀 다듬어서 올리련다. 에휴.

댓글 5개:

  1. 어휴 서론이 낭낭하니 촉촉하게 쓰셔서 따뜻한 글인 줄 알았는데... 오늘 글은 드리프트가 훅 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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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늘 글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아직 두번째 폭락은 오지 않았다고 보시는거죠? 첫번째는 지난 13일 금에 잠시 왔었구요. 고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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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여태까지 쓰신 글들 다 정독해왔는데
    보면 볼수록 중앙은행의 손짓 한번이 얼마나 국민경제 전체에 큰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키는지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소수의 손에 너무 강력한 힘이 담겨있는건 아닌지 싶을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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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요즘 여러 블로그들을 보다보면 각양가지의 의견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투자의견을 댓글로 구하는
    사람을이 눈에 띄는데요... 여기 블로그 선생님의
    다른 글 읽어보시면
    전망은 밝히지만 언제 무엇이 벌어질 것이라
    예측은 잘 하지 않으셔서...
    투자는 원래 자기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댓글 남기신 분들 저점 잘 잡았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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