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25.

이태원에서 밀려난 한 생산자에게



자연 상태에서는 모든 식물들이 생존 경쟁을 벌입니다. 그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도태되는게 대자연의 법칙이죠. 어쩔 수 없습니다. 햇볕이 잘 드는 양지와 영양분과 물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안타깝게도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람들이 편하게 찾을수 있는 공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여기가 모두가 좋아하는 가게였다면 아무도 당신을 쫒아내지 않았겠죠, 행여 쫒겨나도 갈 곳이 많았을거에요. 쓸모없는 것을 만드는 생산자들에 관심을 보이고 안전하게 보호할 의무를 누가 지녀야 할까요?  당신도 열매를 맺지 못하거나 예쁘지 자라지 않은 저 가게 앞의 잡초들을 돌보지 않잖아요. 그러면서도 정작 본인은 소비자들과 지역 주민들이 자신의 제품을 억지로 구매하고, 가게에 헐값에 공간을 제공하고, 당신을 강제로 사랑해 줄 것을 요구하는건 파렴치한 일이죠. 당신이 비유로 든 식물계에서는 그것을 기생이라고 부릅니다.

그대의 추억과 낭만을 지탱하기 위해선 다른 이들의 땀과 눈물과 손실이 있어야 합니다. 세상 그 누구도 타인에게 그런 희생을 강제할 순 없어요. 바로 그것이 당신의 감상이 철없는 이기심으로 읽히는 까닭입니다.

to 유은혜 Studio_KOTTBATT
재美난학교 포럼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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