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글(링크)에서 나는 두 가지 예측을 했다. 하나는 우한폐렴의 확산 속도가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인 사스나 메르스때와는 달리 인플루엔자였던 신종플루에 가깝다고 본 것이고 두번째는 시장의 공포의 절정이 해외에서 첫 사망자가 나올 때라고 본 것이다. 현재 우한폐렴 확진환자는 총 77,816명으로 메르스나 사스의 규모를 훨씬 뛰어넘었고 해외 첫 사망자는 2월 1일 필리핀에서 나왔다. S&P의 저점이 1월 31일이니 얼추 맞춘 셈이다. 굳이 자화자찬을 꺼내는 것이 방정맞아 보이겠지만 전망이 맞았을 때 재빨리 자랑하는 것은 금융인의 필수 스킬 중 하나임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 하지만 미국이나 상해의 주식과는 달리 코스피는 그때로부터 고작 1.5% 밖에 오르지 못했다. 최근 한국의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주가도 함께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방역을 한 적이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지역감염이 없을 수가 없고 직선거리로는 우한과 베이징보다 베이징과 서울이 더 가깝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과도하게 걱정하지 말고 대외활동을 권장한 탓에 개인 단위의 방역도 느슨해졌다가 대구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이후 다시 강화되었다. 한국의 상황은 당분간 악화될 것이다.
- 19일 이후로 3일간 한국의 확진자 수는 매일 2배씩 늘어 오늘 오후 433명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확산속도는 중국의 초기 확진자 증가세와 매우 유사하다. 비록 중국의 인구가 우리보다 약 27배 더 많지만 아주 초기단계서의 모수 차이는 별 의미가 없다. 첫 확진자가 타인을 감염시키는 속도는 모수가 5천만이든 14억이든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감염자 한 사람이 접촉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인구밀도에 달렸는데, 대구의 인구밀도는 중국 우한의 약 2.5배, 서울은 약 15배 가량 되니 훨신 더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모델을 만들어본 것도 아니고 논문은 읽은 것도 아니지만 짐작컨대 적어도 확진자가 전체 인구의 0.01%도 안되는 단계에서는 전체 인구수의 차이가 확산속도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확진자 수는 당분간 중국의 추이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 만약 위의 가정이 사실이라면 한국의 확진자 수는 24일 오후 기준 약 600명에 이르를 것이고 이달 말 약 2500-3000에 도달할 것이다.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경계하기 시작한 것이 2월 18일이고 평균 잠복기를 2주로 계산한다면 이런 추세는 3월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마 그 뒤로는 중국처럼 우리도 둔화되지 않을까. 반면 사망자의 수는 의료시설 캐파에 크게 의존하는 것이라 중국보다 훨씬 낮을 가능성이 크다.
- 하지만 동시에 이것이 한국에 국한된 문제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중국에서의 확진자 수는 이미 크게 둔화했고 중국 정부는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고려하고 있어 최초로 2년 연속 큰 폭의 적자재정을 편성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실제로 구글 트렌드를 살펴보아도 전세계의 우한폐렴에 대한 관심도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우리는 늘 시장의 낙관론이 최고조에 이르렀을때 비관론에 귀 기울여야하고 비관론자들이 가장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를때 낙관적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솔직한 생각으로는 우리는 아직 그 어느 극단에도 도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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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문단 작성이 덜된 것 같아요
답글삭제앗 그러게요 감사합니다.
삭제작년부터 구독중입니다. 적절한 시점에 좋은 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답글삭제무슨말씀을요 제가 감사합니다.
삭제누적된 독서량이 상당하신 듯한데 연평균 독서량이 몇권정도 됩니까?
답글삭제세보진 않았는데 사기는 많이 삽니다. 다 못읽긴 하지만요
삭제평소에 선생님 글을 열심히 읽는 사람입니다. 혹시 경제/경영 서적 중에서 추천해주실만한 서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분야라도 사람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책도 좋아요. 항상 인사이트를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삭제경제는 경제학원론 정도면 충분하고 나머지는 역사를 추천합니다. 특히 제레드 다이아몬드 저서들요.
삭제중국의 소식을 들어보면 수치는 떨어지고 있을 지 모르나 중국처럼 인권을 무시하는 조치들을 한국에서 할 수 있을까요? 살아있는 사람까지 화장시켜 버리는 얘기들이 나올 정도인데..
답글삭제어제 가슴통증이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접 1339 통화 (30분걸림), 보건소 전화 후 지정병원에 가서 진료 받으려고 하였으나 병원에서는 최대한 다른 병원으로 안내하는 모습을 보며 제대로 검사조차 받지 못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 지 생각해보니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폐렴 증상은 없다고 하나 병원의 쉬쉬하는 분위기에 찜찜함을 느끼며 나올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것이죠.
부디 건강하시고 무탈하시길 기원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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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삭제27일 1766명으로 위의 1달전 중국 차트랑 비슷하네요.. 이번 주 부터 미국증시가 박살나고 있어서 피해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에 주로 투자하였는데(평단 236) 200초까지 빠질 꺼 같습니다.. 그냥 믿고 장기투자하는게 나을까요? 코로나 이슈가 1월 말에 잠시 빠지고 끝인줄 알았는데 갑자기 매섭게 다가오니 엄청 흔들립니다..
답글삭제만약 제 전망이 맞다면 가장 타격을 받을 것은 금융주들이겠죠... 하지만 다른 분들의 전망도 많이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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