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살무렵 수업시간에 같은 반 아이들에게 "태양빛이 지구까지 도달하는데 8분이 걸린다. 즉 우리가 보는 태양은 8분전의 태양인 것이다"라는 내용을 발표했던 적이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 뿐 아니라 선생님까지도 이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고 나는 그들이 왜 이해하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무지와 지식의 충돌은 으례 그렇듯이 적개심과 공격으로 번졌고, 결국 지능이 높은 아이는 지능이 낮은 다수 앞에서 입을 다물었다.
멍청한 아이는 나이가 들면 멍청한 어른이 된다. (늙어간다고 자연스레 지능이 높아지지 않는다) 그 이후로도 나는 평생토록 나보다 지능이 낮은 사람들을 상대하며 살아왔기에 그들을 구별하는 법을 잘 알고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95%는 그 멍청한 다수에 속하고, 그들은 여러 사회적 사안에 대해 생각할 만한 지적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출신대학이 좋거나 암기력이 뛰어나다고 자신이 지성을 갖췄다고 착각하지 마라. 행복한 IQ 120의 영재보다 컴플렉스로 가득찬 아이큐 90의 아이가 더 좋은 대학을 간다. 암기력은 일부 자폐아들이 더욱 유리하다. 어린시절 지능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자신이 똑똑하다고 착각하지 마라. 키가 먼저 자란다고 가장 큰 아이가 되는것도 아니며 평범한 지능을 가진 아이들 100명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해봐도 객관식 테스트지의 한계상 25%는 영재로 나온다.
이런 호모 사피엔스의 95%를 차지하는 멍청이들의 첫번째 특징은 자기가 모른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예로 돌아가면, 선생과 아이들은 빛이라는 것도 다른 모든것들 처럼 이동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과, 본다는 행위는 우리의 망막이 빛을 받아들이는 행위라는 '지식"을 몰랐기 때문에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이 어떤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멍청하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바로 추가 정보를 듣고나서도 자기가 모른다는 사실을 스스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멍청한 것이다. 보통 인간을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지적 자극이 아닌 권위, 즉 회초리가 필요하다. 3세기 전과는 달리 우리는 중력이 존재하고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지능이 발달해서가 아니라 학교와 권위를 가진 교사들이 그게 맞다고 주입시켰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시스템이 없었다면 99.999%의 인간은 지구는 네모라고 믿고 중력의 존재를 신경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만약 내 말에 반박하고 싶다면, 당신이 학교에서 배운 '상식'들에 대해 얼마나 의문을 던지고 검증했는지 보라. 당신은 거의 그런적이 없다. 이렇듯 비판적 사고를 펼치기엔 그대의 지능이 너무 낮다.
두번째 특징은 그들은 이성과 감정을 분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둘을 완벽하게 분리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사실 그 둘이 완벽하게 다른 것이라고도 볼 수는 없다. 감정은 마치 어떤 부스터처럼 특정 상황에서 뇌의 특정 기능을 강화시켜주는 진화적 장치일 뿐이니까. 원시 사회에서는 합리적 판단이 감정적 충동과 다를 일이 적었다. 두려울 때 달아나는 것이 옳았고 화가 날때 상대를 한대 치는게 합리적이었다. 그러나 사회가 진화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발달하자 감정과 이성의 괴리가 벌어진다. 수만명이 맞부딪치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각 병사들은 죽음의 공포로부터 달아나서는 안되었고 다인종 사회를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다름'에 대한 본능적 혐오를 억눌러야 했다. 이 일을 가능케 하는 것은 고차원의 지적활동에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성을 감정과 분리하는 것이 지능의 한 척도가 된다. 일례로 개나 침팬치가 분노라는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얼마나 제어할 수 있을까?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옳음과 그름의 명제와 좋음과 싫음이라는 감정적 호불호를 구분하지 못한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이와 같은 사례는 수도없이 많다-'그는 선한 사람이야. 왜냐면 나한테 잘해주거든.'(나 하나한테 잘해주는 것이 왜 보편적인 선인가) '그녀는 너무 이뻐. 마치 천사같아'(당연히 성적 매력과 종교적 선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는 마치 수학 문제의 답을 이쁜 글씨체로 쓰여진 보기를 고르는 것 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지만 모두가 저지르는 일이다. 그러나 멍청한 이들은 이게 어리석은 일이라는 걸 자각하지 못한다. 일례로 여기까지 이 글을 읽고 있는 이는 혹시 분노하며 내 주장을 거부하거나 반박하고 있지 않은가. 당신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내 주장이 논리적으로 틀려서가 아니라 자기를 멍청하다고 부른게 기분이 나쁘기 때문일 것이다.(그리고 바로 그것이 당신이 멍청하단 증거다)
세번째 특징은 그들이 평범하다는 것이다. 지적 능력이야말로 인간과 다른 동물들을 구분해주는 거의 유일한 기능이며 우리 몸에서 단일조직으로 가장 많은 열량을 소비하는 것은 바로 뇌다. 따라서 지적으로 우수한 사람은 절대로 평범한 발상과 주장을 내놓을 수가 없다. 천재가 괴짜로 보이는 것은 마치 영장류들 눈에 옷을 입은 인간이 이상해 보이는 것과 유사하다. 게다가 멍청한 보통 인간은 스스로 사고하거나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지적 능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집단의 주장과 가치관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 예를 들면 "xxx은 강대국에게 정치적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폭력적인 방법으로 민간인들을 공격했다. 우리는 그들을 무엇이라고 부를까"라는 문제를 두고 xxx에 무자헤딘과 김구를 넣어보자. 당신의 국적이 한국이냐 혹은 아프가니스탄이냐에 따라 답은 사악한 테러리스트가 되기도, 혹은 의로운 애국자가 되기도 한다. 즉 답을 결정하는것은 당신의 뇌와 논리가 아니라 국적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다. 남들의 답을 컴퓨터처럼 찾아 베끼는 동물일 뿐이다.
그로부터 나이를 20살도 넘게 더 먹었지만 현재의 사회는 아직 10살때의 국민학교 교실과 다를바가 없다. 사람들은 여러 복잡한 사회적 사안에 대해 생각하는데에는 거의 아무런 시간도 투자하지 않으면서 앵무새처럼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데 시간을 쓴다. 같은 호모 사피엔스로서 이를 지켜보는건 매우 거북한 일이다. 코끼리에게 아무리 노력해도 바이올린을 가르칠 수 없고 사슴벌레에게 운전을 연습시킬 수 없듯, 그들 모두에게 사고하는 법을 훈련시키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무지의 동굴로부터 끌어낼 수 있다면 이성적으로 대화를 나눌 한사람이 늘어나지는 않겠는가. 어쩌면 인간이라는 종이 이성적이기를 바라는 내 소망이야말로 가장 멍청한 부분인지도 모르겠지만은.
이 블로그 글 들 중에서 제일 중요하고 좋은 글 같은데 아무 댓글이 없군요
답글삭제저도 세상사람들이 그렇다고 느끼지긴 합니다.
답글삭제2020년의 글 부터 여기까지 읽어오면서 내 마음속 친구를 만난 것 같은 기분입니다. 이런 친구가 살면서 한명 있으면 좋을뻔 했는데 이제라도 만나 다행이네요.
답글삭제지능검사를 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답글삭제출신대학이나 암기력같은 비교적 객관적인 지표로도 지능을 가늠하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지능이 높음을 자신할 수 있는 이유(그리고 자신감의 원천)이 궁금합니다.
ㅋㅋㅋ 그러게요.... 한 적은 있지만 그 숫자 때문이 아닌걸 보니 그냥 태생적 자뻑기가 있나봅니다.
삭제병신같지만 공감도 되는 부분.
답글삭제어릴적부터 문제가 있을때 분명히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설명을 하고 주장을 하는데 너는 괴짜야 정말 별나 이상해 엉뚱해 이 병신좆같은 단어들을 끝없이 듣고 자랐다. 논리가 먹히지 않는 미친 정신병자새끼들때문에 다 쳐부수고싶게 화가났다. 연애할 즈음 계집년이 로맨스. 미신. 아이돌 팬. 외모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 족족 죽이고싶게 화가나서 관계 유지를 할 수가 없었다. 하나같이 대가리가 텅텅 빈 남 위에 올라서서 내려다보고 무시하기 좋아하는 정신병자 새끼들. 이런 병신들을 국민이라고 목숨을 걸고 지키고 죽어간 조상님들이 너무 안타깝다. 진짜 귀족들은 죽고 쓰레기 정신병자들이 남아 목숨이나 연명하려고하는 개 병신새끼들의 시대다
글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에서 멍청이의 비율이 95%인 건 알겠지만 이 글 읽는 독자층의 멍청이 비율은 95%보다는 적을 겁니다. 그 95%의 대부분은 이미 유튜브나 트위치에서 남들이 겜하면서 입터는거나 구경하고 있을 테니까요(제 또래인 20대를 생각한다면요). 물론 나머지 5%도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하니 머 대충 50%으로 결론짓죠 ^_^
답글삭제아 추가로 멍청이 비율이 95%인 내용이 재밌는데 그 출처 혹시 여쭤봐도 될까요?
제 개인적인 기반에 근거하고 있고 물론 저 역시 그 95% 중 하나일 수 도 있습니다.
삭제자신이 멍청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 만으로도 똑똑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 순간 자신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관념과 사실들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하니까요. 저는 공부를 잘한 사람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멍청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대체로 많이 배웠지만 생각을 덜 하면 그렇더라고요.
답글삭제와...잘 읽고 갑니다 선생님
답글삭제천재이길 소망하는 사람의 글.
답글삭제선생님 혹시 정말 죄송한 이야기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들을때 그 사람이 진짜 하고 싶어하는 숨겨놓은 함의, 진심같은 것을 대화도중 빨리 눈치채시는 걸 잘하시나요?
답글삭제저는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사실인지, 아니면 저만의 착각인지는 도무지 알길이 없네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확인해 볼 수는 없으니까요
삭제그렇네요… 전 선생님이 어떻게 생겼는지가 제일 궁금합니다….
삭제근본의 근본글
답글삭제이 글은 비판하는 사람을 글쓴이의 말대로 '멍청이'로 규정해 반론의 여지를 차단하는 순환 논리에 빠져 있다.
답글삭제매우 자기모순적이며, 타당한 논쟁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미 그 트릭에 걸려 두 번째 문단에서 비판하길 포기하고 공감하지 못하면서도 공감으로 위장해 비판을 피하는 자기방어를 취하는 사람들의 댓글도 여럿 있다.
뭐 개인적인 일기에 평가를 남기는것도 웃기지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