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9.

중국은 망하는가? -비관론에 대한 반박

2016년 새해 들어 가장 크게 폭락한 증시는 바로 상하이 지수였다. 중국의 성장률이 7%아래로 내려가자 많은 이코노미스트들과 칼럼니스트들은 중국 경제에 대해 비관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세계 경제를 선도할 동력엔진으로 중국을 꼽던 그들의 전망은 왜 변화했으며 중국 경제는 실제로 문제를 안고 있는가?

그들이 지적하는 문제의 핵심은 과잉투자이다.8 과거 세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때에는 중국의 막대한 생산설비는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지만 현재 성장세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자, 지나치게 확충한 공장들은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에 있는 것이 아니다.

과잉투자(공급)은 다른 말로 수요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중국은 세계의 생산공장이다. 따라서 중국이 과도하게 생산설비를 확충했다는 말은 다시 말해 세계의 수요가 모자르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세계의 수요가 모자른 이유는 앞서 말한대로 연준을 제외한 나머지 중앙은행들의 잘못된 통화정책에 있다.(링크) 즉 각국의 지나치게 경색적인 통화정책이 세계 수요의 위축을 가져왔으며 이에 따라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의 경제가 과잉투자가 되어버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 ECB와 BOJ를 필두로 나머지 중앙은행들은 과거 연준이 하던 완화적 통화정책을 따라가고 있다. 따라서 세계의 수요부족은 몇년 안에 회복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실제로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 20년 평균을 상회하고 있으며 2010-12년에 시행된 금리인상이 아니었다면 세계 경제는 진작에 소프트 패치를 극복하고 성장 궤도에 진입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투자자들은 잘못된 믿음으로 위안화와 상해 주식에 대한 매도포지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각각의 자산에 대해 매도포지션을 취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위안화: 최근 헷지펀드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포지션은 바로 USDCNH(or NDF USDCNY)숏이다. 소로스도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이미 무너지고 있으며 위 포지션을 가지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그는 두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 달러 이상으로 미국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달러를 보유한 국가이다.(최근 여러 하우스에서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지적하지만, 논리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따라서 중국이 외환보유고가 모자라 파산에 이를 가능성은 전혀 없다, 혹시라도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전에 모든 EM이 달러 부족에 시달려야 한다. 중국은 21세기 들어 가장 큰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누적해왔을 뿐 아니라, 자본수지에서도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따라서 중국의 위안화가 절하된다면, 이는 중국 정부의 의지에 달린 것이지 아시아 외환위기와 같은 전철을 밟을 리는 없다. 게다가 리만위기 이전에 경제학자들이 주목하던 글로벌 경제의 문제점은 바로 global imbalance(아시아 국가들이 지속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미국은 적자를 기록하는 현상)였다. 그 필연적인 결과로 아시아 국가들은 지나치게 큰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무역에서 환율을 통해 상품가격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매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만들었다. 따라서 최근 자본유출에 따른 중국의 외환보유고 감소는 이와같은 문제점을 경감시키는 셈이다.

상하이 주식: 예전에 밝힌 글에서 말했듯이, 지난 20년 평균에 비하면 현재 중국 주식의 PE는 결코 비싸지 않다. 많은 투자자들은 리만 전 6000을 기록한 상해지수가 현재도 3000선에 그치는 것을 보며 중국에 대한 비관론을 유지하지만, 그들은 상하이의 시가총액이 리만 전 수준을 회복했음을 간과하고 있다. 상해 지수가 낮은 이유는 신규기업들이 대거 편입된 영향 때문이지, 중국의 경제가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 하이얼 샤오미 알리바바 등 불과 5년 전만 해도 세계 무역시장에서 변방을 차지하거나,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던 많은 중국 기업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쌓은 것을 보면 중국경제를 단순히 상해지수의 절대값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중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가장 큰 이유는 세계가 평균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인간의 믿음 때문일 것이다. 특히 지난 50년간 세계 경제에서 위상이 계속해서 낮아지던 영국의 칼럼니스트들이 더욱 그렇다.(구글에서 2005 China bubble로 검색하면 해당년도에 중국의 부동산 버블이 붕괴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영국 경제지들의 기사를 찾아 볼 수 있다.) 겨울이 오고 나면 따듯해지는 봄이 오고, 해가 지고 나면 다시 날이 밝아지는 주기를 수십만년간 겪은 인간은 본능적으로 세상이 평균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세계GDP에서 차지하던 비중이 낮아진 서구는 다시 부흥할 것이며 떠오르던 중국과 아시아는 도로 몰락할 것이라고 믿기 쉽다. 하지만 과잉 투자와 두 자리수의 성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을 매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1940년도에 미국 주식을 숏쳐야 한다고 주장해야 옳다. 그리고 우리는 1940년 이후 미국의 주식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상승한 사실을 알고 있다. 이성이 아닌 본능을 따르는 투자자는 파산할 수 밖에 없다.


*이 외에도 중국의 그림자 금융과 높아진 중국의 인건비를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림자금융과 같이 투명하지 못한 금융시장의 문제점은 모든 EM가진 공통적인 문제들이다.(그렇기에 EM주식들이 싼 것이다) 또한 중국의 인건비가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노동생산성이 개선되고 내수시장이 성장했다.

댓글 1개:

  1. 요즘들어서 옛날 글들을 보니
    다시한번 위기에는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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