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유제의 골자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주택 구매 시 주택금융공사가 50%의 지분을 가져가고 구매자는 나머지 50%를 부담한다
- 구매자 지분의 50% 중 40%는 은행 대출이 가능하다
- 집값이 반 토막이 날 때까지는 주택금융공사가 손실을 100% 떠안는다 (주금공, 후순위 보유)
- 집값이 상승할 경우 구매자는 주금공의 지분을 시세보다 낮게 매입할 수 있다
- 거주 기간 동안 구매자는 주금공에 이자보다 저렴한 월세를 지급한다
- 대상 주택은 서울의 경우 10억 이하, 지방의 경우 4억 이하의 주택을 대상으로 한다
자 이 혜택을 주식으로 바꿔보자
- 주식 구매 시 산업은행이 50%의 지분을 가져가고 구매자는 나머지 50%를 부담한다
- 구매자 지분의 50% 중 40%는 증권사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 주식이 반 토막이 날 때까지는 산업은행이 손실을 100% 떠안는다 (산은, 후순위 보유)
- 주식이 상승할 경우 구매자는 산은의 지분을 시세보다 낮게 매입할 수 있다
- 주식 보유기간 동안 구매자는 산은에 이자보다 저렴한 지분 대여료를 지급한다 (배당은 구매자가 모두 가져감)
- 대상 주식은 서울시민 경우 시총 1000억 이하, 지방의 경우 시총 400억 이하의 주식을 대상으로 한다
자 이 조건으로 당장 잡주에 베팅을 안 한다면 당신은 정녕 바보다. 재테크는 포기하고 그냥 은행 예금만 해라.
모두가 사고 싶어 하는 우량주들은 이 혜택을 절대 볼 수 없다. 펀더멘털이 워낙 엉망이라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개잡주들이 이 정책의 최고 수혜자들이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런 정책금융을 실시하면 미분양이 산더미같이 쌓인 산간벽지와 지방에 마구잡이로 지은 악성 매물들의 가격이 뛰게 된다. 반 토막이 나면 그때 손절하면 된다. 어차피 내 손해는 0이니까.(제도가 존속하는 한 어치피 제 2의 테마주 투기꾼이 또 이것을 지분공유제로 사 줄 것이다.) 나라가 다 책임져준다는데. 문제는 누군가가 반드시 그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점에 있다. 이 경우 그 호구는 바로 주택금융공사가 된다. 주택 값이 오를 경우 주금공은 시세보다 싸게 지분을 넘겨줘야 하고, 주택 값이 내릴 경우 주금공은 독박을 쓰게 된다.
이렇게 상식에서 어긋나는 구조를 설계한 사람의 의도는 무엇일까? 거기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 설계자가 멍청해서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고시가 어느 정도의 지능을 보장할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는 사시에 합격한 대통령이 계엄을 발표한 순간 산산이 부서졌다. 둘, 악성 미분양을 주금공에게 떠넘겨 파산 직전에 내몰린 지방의 시행사들을 살려주기 위한 것이다. 수상하게도 이번 정부에서 나온 거의 모든 부동산/금융 대책들은 부족한 주거용 부동산의 공급을 늘리기보다, 마치 리만 브라더스만큼이나 부실한 PF들을 구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인가. 도무지 알 길은 없지만 공교롭게도 마음에 두 가지 기사들이 떠오른다. 하나는 수많은 전직 기재부 관료들이 낙하산으로 신탁사/시행사에 포진해 있다는 것이고, 또 시행사들 중에서는 엄청나게 부패한 방법으로 뇌물을 돌리고 접대를 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다. 여의도의 금융인이라면 한 번쯤은 그들의 화려한 영업방식과 한도를 알 수 없는 법인카드들이 어디서 어떻게 돌아다니는지 들어보지 않았나. 그중 일부 사례는 사실로 드러나 법적인 처벌까지 받기도 했다.(링크1)(링크2) 한때 화려하게 역삼동 지하 술집들과 백화점의 명품 가게들을 누비던 그 법카들과 현금들이 지금 어디에 있을까?
에이. 국가와 민조옥을 위해 헌신하신다는 우리 고매하고 높으신 나으리들이 설마 퇴직자들의 연줄 때문에, 혹은 양아치 같은 로비의 영향을 받아 이런 정책들을 내놓았을까. 에이, 설마. 에이, 그럴 리가. 그래서 나는 그들이 그냥 멍청하다고 믿기로 했다. 그래서 우연히 PF들의 부실을 우량 금융기관에 떠넘길 대책이 나온 것이고, 또 서울의 공급을 막고 풍선효과가 지방으로 번지도록 유발한 것이며, 그리고 이번처럼 지분형 주택공유제 같은 근본 없는 대책을, 그저 우연히, 정말 멍청해서 만들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럴 만도 하다. 평생 시장경제와는 담을 쌓고 살아온 백면서생들이 시장경제를 고쳐 보겠다고 나서는데 그 결과가 엉망진창인 게 당연하지 않나.
이번 대책은 금융위가 주도했다는데, 그 수장은 기재부 출신의 김병환이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것처럼, 그는 주금공의 자본을 주인 없는 대동강 물처럼 아무 데나 팔아넘기려 한다. 그리고 그 손실은 우리의 세금으로 메워질 것이다. 그러니 우리들에게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이의 호는 고사를 본떠 봉이 김병환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그의 이름을 한자로 풀어보니 잡을 병(秉)에 빛날 환(煥)이란다. 좌우 합작으로, 또 정치와 관료들의 합작으로 비정상적이고 반시장적 규제로 집값 폭등을 일으켜놓고 그 해결책으로 반시장적 정책금융을 내놓는 관료답게, 그의 이름 첫 글자는 통제와 관리를 의미한다고 하니, 이 얼마나 완벽한 작명센스인가. 하지만 다음 글자는 뭐가 빛난다는 것인지 도통 맥락에 맞지 않는다. 그러니 감히 추천하건대 그 이름의 두 번째 글자로 신중하고 겸허하다는 의미의 삼갈 신(愼)을 쓰는 게 어떠하신지.
봉이 김秉愼, 빼어난 관료들이 시장을 다스리는 아름답고 푸근한 전근대적 관료사회에 걸맞은 훌륭한 이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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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 봉이 김병환 |
선생님 트럼프 관세 관련 글도 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솔찍히 많이 기대했는대 다른 내용이였네요
답글삭제형님 저거 놔뒀다가 훗날에 주금공 발 K-리만브라더스 사태 오는거 아닙니까?
답글삭제주택공유제 보고 눈을 의심했어요. 이게 무슨 짓거리인지...
답글삭제그래도 어차피 1달 뒤면 정권이 바뀔테니 저런 어거지 부동산 부양책이 시행될 일은 없지 않을까요?? 물론 포률리즘 사회주의자인 이재명이어서 다른 문제가 생기겠지만요...
삭제50%만내고 40%대출에 100%손실을 떠안아주는데 안할 이유가 있나요?
삭제선생님 글이 올라오다니!! ㅠㅠ 너무 감격입니다... 제발 자주 올려주세요 ㅠㅠ 어떤 주제여도 좋습니다
답글삭제존나 병신인 나라 병신 국민 병신 새끼만 있는 나라 ㅈㅈ 대한민국 문 닫아라 방빼고 짱깨 맞이할 준비나 하자
답글삭제나부터가 병신인것도 인정인데
삭제저 씨발련놈의 반대편 병신들은
즈그들이 애미터진지도 모르는 병신이
민주법치주의 울부짖으며 정확히 반대로
행동하면서 ㄹㅇㅋㅋ 걍 다 죽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