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방송인 유시민(63세)은 김어준이 TBS에서 하차한 배경을 두고 "현 정부는 자기 자유만 자유라고 하면서 반대 진영 사람들의 자유는 없앤다"라고 비판했다. 뒤이어 그는 이제 기존의 언론은 이해집단의 일부가 되어 공론장이 아닌 자기 이해를 관철하는 정보 유통기업이 되었고 따라서 이해관계로부터 벗어나 정보를 해설해 주는 방송이 필요하다며 김어준의 유튜브 채널에 구독과 좋아요, 그리고 알람 설정을 부탁한다고 했다.
언론인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사람을 아무런 이유 없이 공영방송에서 쫓아내는 것은 분명히 자유를 억압하는 일이다. 하지만 김어준이 어디 그런 언론인인가. 그가 진행한 뉴스공장은 지난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세훈이 (땅투기의 목적으로) 내곡동의 생태탕 집을 방문했다고 주장했고, 대선에 앞서 당시 야당 후보의 배우자를 유흥주점에서 봤다는 주장을 검증 없이 내보냈다가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두 사건 모두 명백한 허위사실이었고 또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던 사건들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이태원 사고에 대해서도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를 받지 않았나. 거기에 저널리즘이나 언론인의 사명, 혹은 윤리의식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시민은 이 일이 자유를 억압한 것이라고 정의 내렸다.
그렇다면 그가 옹호하는 자유란 도대체 무엇인가. 대중에게 거짓말을 할 자유, 정치적 중립성을 왜곡할 자유, 범죄가 들통나 자살한 성범죄자를 옹호할 자유, 야당후보의 배우자를 술집 접대부라고 모욕할 자유, 뇌물을 받을 자유, 남의 자식은 못 가게 막으면서 내 자녀들만 특목고에 보낼 자유, 그리고 이 모든 행위가 들통나도 사과하지 않을 자유. 그가 외치는 자유란 바로 이런 것이다. 하지만 그 길고 긴 리스트 중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타인을 고문할 자유 아닐까.
1984년 가을, 시위를 주도하던 학생들은 캠퍼스에서 네 명의 무고한 시민들을 붙잡아 학생회관에 감금하여 폭행을 시작했다. 그들은 피해자들의 옷을 벗겨 속옷만 입힌 채 폭행을 가해 온몸에 멍이 들었으며 순번을 정해 교대로 폭행에 나서는 등 가혹한 고문을 가했다. 피해자들을 여자화장실로 데려가 세면대에 물을 가득 채우고 얼굴을 물속에 처넣기도 했는데 한 피해자는 이때 이가 심각하게 부러져 한동안 음식을 먹을 수 없었고, 또 한 피해자는 지나치게 심한 폭행으로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지자 응급실로 실려갔으며 이후 심각한 정신분열증에 시달렸다. 피해자 중 하나였던 전기동 씨의 증언에 따르면 자신은 프락치가 아니고 법대 교수님을 뵙기 위해 캠퍼스에 방문했던 지라 가해자들에게 이 사실을 교수님께 직접 확인해 보라고 했지만 그들은 전 씨의 증언이 맞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도 고문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 씨는 오히려 자신이 프락치가 아니면 그들의 고문행위가 더 큰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계속해서 폭행과 협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당시 핵심 수뇌부 중 하나였던 유시민은 스스로 "감금에 찬동했으며 폭행이 일어나는 것을 보았고 직접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라고 인정했다.
그리고 이 사건을 대하는 유시민의 태도는 놀랄 만큼 전두환과 닮아 있다. 그는 78학번으로 당시 고학번인데다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을 거쳐 복학생 협의회의 대표를 맡아 운동권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자신은 직접 폭행을 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마치 발포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주장하던 전두환의 비겁한 모습처럼. 또 무고한 시민들을 감금하고 끔찍하게 고문을 가한 배경을 두고 독재에 항거하던 특수한 상황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는데, 바로 그 독재야말로 북한과의 군사적 대립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라는 핑계로부터 탄생한 것 아닌가. 물론 몇 명의 시민을 물고문한 것과 수백 명을 죽음으로 내 몬 것은 결코 같지 않다. 하지만 수백만을 죽인 북한과 맞섰다고 수백 명을 죽인 죄가 없던 일이 될 수 없듯, 신군부에게 저항한다는 핑계로 무고한 시민을 고문해 인생을 망가뜨린 것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겠는가.
한국 현대사의 끔찍한 과거 중 일부인 고문기술자 이근안은 자신은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일했던 애국자라고 주장했다. 그가 고문했던 피해자들 중에는 진짜 간첩이나 반국가단체 소속의 인물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전두환의 독재에 반대했던 사람들, 혹은 아예 무고한 사람들도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를 범죄자로 기억하지 애국자로 기억하지 않는다. 1984년 관악산 캠퍼스의 학생회관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다. 그 피해자 중 정부의 프락치는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고 그들은 가해자들과 똑같은 일반 시민들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곧 정의라고 믿던 학생들은 이근안이 남영동에서 가하던 것과 똑같은 고문을, 또 훗날 동지 박종철 군을 죽음에 이르게 만든 것과 똑같은 고문을 스스럼없이 가했다. 그로부터 4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날의 가해자들 중에서 가장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들만이 남아 금배지를 달고 여의도를 오가는 동안 피해자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하여 빈곤한 생계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그 사건으로 인해 실형을 살았던 유시민은 젠체하는 태도로 우리들에게 자유가 무엇인지 가르치려고 들고 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래디컬 자유주의자라고 칭했다. 그러나 수많은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이 그렇듯 대개 래디컬리스트들은 자신이 믿는 가치와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마치 믿음 소망 사랑을 외치던 예수의 이름 아래 이교도의 목을 자르고 몸통을 말뚝에 박아 죽이던 십자군이 그랬듯이. 마찬가지로 노무현이라는 신을 믿는 한 비뚤어진 근본주의자 노친네가 주장하는 자유는 분명 우리가 이해하는, 또 대한민국 헌법에 기록된 자유와 매우 다르다. 앞서 언급한 민간인 고문 사건 이후 실형을 선고받은 유시민은 항소이유서를 작성했는데 그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사회가 정의롭지 못하기 때문에 법과 양심을 모두 지킬 수 없다. 이 경우 양심을 따라야 하기에 나는 반독재운동을 지켜가기 위해 언제라도 기꺼이 (의심스러운 사람들을) 연행 및 감금 조사를 하겠다" 그리고 유시민은 여전히 현재 사회가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또 그의 눈에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보인다. 그래서 그는 서슴지 않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모략하고, 스스로 궤변임을 알면서 궤변을 늘어놓는다. 그래도 그의 양심은 찔리지 않는다. 1984년의 학생회관에서 고문당하던 피해자들을 차갑게 내려다보던 마치 그때처럼. 그러니까 지금 이 육십 넘은 노인이 주장하는 자유란, 내뜻대로 타인을 고문할 자유를 뜻하는 것이다.
*그가 폭행에 직접 가담했거나 지시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피해자 전기동 씨는 당시 현장에 있던 이들 중 가장 연장자로 사건을 주도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거짓말로 대중을 선동할 자유
답글삭제60대가 되면 뇌가 썩는다고 했던 본인의 말을 스스로 증명하고 계시니 자기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계신 조센세보단 나을지도....
답글삭제사실 유시민은 민주화 과정에 기여한게 있기라도 하지만 조국은...
삭제그래도 요즘은
답글삭제문정권 당시 날뛰던 쓰레기 부정부패 정치인들과 시민단체, 민주노총 지도부 등등
그동안 패악질 부리며 위선을 일삼던 업보를 받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번 기회에 이런 일이 재발 하지 않도록 시스템화와 국민적 합의까지 이르러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텐데요 잘 되기를 기원합니다.
제가 말씀하시는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정적을 두들겨 패서 올리는 지지율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부디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
삭제이들의 머리속에는 선과 악만 있고,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그래도 선동하는 방식입니다. 자기들은 뭘해도 선, 니들은 뭘 해도 악.
답글삭제다행인건 이제 이런 역겨운 행태와 선동을 알아버린 국민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죠.
안타깝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삭제요즘은 외교에 대한 글은 안쓰시네요...? ㅎㅎ
답글삭제네 미숙하고 부족한건 맞지만 위험한 지경으로 치닫지는 않으니까요. 다만 그 둘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큰일입니다. 사안의 경중을 구별하여 판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삭제혹시 현 정부의 문제점을 찾으신다면 그냥저냥 이루어지는 외교보다는 금융/경제정책이 훨씬 문제입니다. 이에 관련해선 추후 다시 생각을 정리하여 포스팅할 계획입니다.
저는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사람들 스스로가 만든 지옥 중 대표적인 표본이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나라를 팔라고하면 기꺼운 마음으로 팔아넘기겠습니다. 예전에는 이 나라를 진심으로 걱정했지만 이젠 그럴가치조차 못느끼겠네요. 정치선동꾼도 문제이나 필터링 못한 사람들은 잘못이 없을까싶네요. 자유와 방종은 다르니까 이젠 모두 죗값을 치뤄야 하겠네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뭐 그래도 앞으로 이 땅에 태어날 아이들이 처음부터 죄가 있겠습니까. 미래에 결혼하고 자식이 생긴다면 그래도 내 자식만큼은 이런꼴을 안봤으면 합니다. 3년정도 후에는 저는 한국에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답글삭제건국 이후 약 80년간 한국에는 많은 사건과 위험 도전이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떠났지만 지나고 나니 그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었습니다.
삭제하지만 과거의 결과가 미래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죠. 특히 전쟁과 민주화를 직접 겪지 못한 1970년 이후 세대들은 정치적 외교적 관점이 크게 뒤틀려 있습니다. 그것은 흔히 대깨문이라고 불리는 40대 뿐 아니라 자신을 보수라고 생각하는 2030대 남성, 또 페미니즘 이슈에 민감한 여성도 마찬가지로요.
참 걱정입니다
주인장님 안녕하세요. 인플레이션의 시대와 관련해서 70년대의 사례를 봤을 때 첫 인플레 스파이크가 나온 후 2~3년정도 뒤에 더욱 더 큰 인플레가 오고는 했는데요. 지금 각 중앙은행들이 긴축을 충분히 하지 않고, 전쟁 및 원자재 공급 이슈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와 같은 사례가 다시 올거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주인장님 생각을 들어 볼 수 있을까요~?
답글삭제네 70년대 중반부터 이어진 높은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의 잘못된 대응 때문이죠.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중앙은행들이 급격한 경기둔화를 감수하면서까지 금리를 올렸던 것인데, 70년대와 같은 인플레를 피하기 위해서 과연 어느정도의 통화적 긴축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중앙은행은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고요.
삭제하지만 저는 여러 이유로 70년대의 양상과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래서 걱정이 큽니다.
아직 예측하긴 많이 이르지만 주인장님은 다음 2024년 총선에서 어느진영이 승리할거라고 예측 하시나요?
답글삭제너무나 송구스럽지만 너무 일러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