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에서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고전과 명작들이 싼값에 팔리고 시대는커녕 한 계절조차도 살아남지 못할 책들이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이런 것이 비단 책뿐인가. 우리 삶에 필수적인 것들은 너무나 싼값에 팔리는데 비해 없어도 잘 살 쓸데없는 것들은 터무니없이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가격은 가치가 아니고 데이터는 지식이 아니며 또 지식은 지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영혼이나 지혜도 담기지 않은 엑셀과 모델을 돌려 튀어나오는 숫자를 가격이 아닌 가치라고 일컫는 우리는 얼마나 오만한가.
우리는 가격이 가치를 꿀꺽 삼켜버린 시대에 살고 있다. 바야흐로 값의 시대다. 가치 따윈 증발하고 그 자리에 희멀겋게 남겨진 소금기 마냥 가격만 남은 시대에 살고 있다. 나 역시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느라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이 없는, 그런 모순에 빠진 흔한 바보에 불과하다. 그러면서도 좀처럼 이 어리석음을 끊어내지 못한다. 그 대가가 무척이나 혹독하리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The empire of lights
paint by René Magritte
저는 그래서 지금이 개꿀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가 보여지는 것이라면 참 힘들겠지만, 저같이 허영심 없고 남 보여지는 것에 흥미가 없다면 우주 탄생 이래 최고의 시대입니다. 크크
답글삭제오오 저랑 비슷하게 생각하시는 분이 여기 또 계시는군요!!
삭제저도 같은 댓글달려고 했는데 ㅋㅋ 나름 소위 '가성비충'이라면 시장의 비효율성을 받아먹기는좋은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삭제ㄹㅇ ㅋㅋ
삭제저도 요즘 비슷한 생각을 많이 했네요. 하등 가치가 없음에도 대중에게 인정받고 선망을 받고 심지어 추종자까지 달라붙는 존재가 사회에 넘쳐나고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수두룩합니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나'가 어느때보다도 중요해지면서 발생한 현상이죠. 이런 시대일수록 남들의 시선에 의사결정을 위탁시키고 낭떠러지로 래밍하기보단 스스로의 연구와 거기서 얻은 소신을 갖고 자기만의 길을 가는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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