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며 역대 최저금리의 시대를 마감했다. 금리 인상은 201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 진 것으로 중앙은행이 한국 경제가 오랫동안 싸워 온 디플레이션의 시대가 끝났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데에 그 의의가 있다.
* 그러면서도 금리 결정의 배경을 설명하는 중앙은행의 언어는 매우 부드러웠다. 현재 총재의 임기는 3월에 끝나는데 그 전까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을 시사했고, 신임 총재가 취임 첫 달에 금리를 움직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두 번째 인상은 아무리 빨라도 5월에나 이루어 질 것이다. 그런데 6월에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금리를 올리기엔 정치적 부담이 있으니 미뤄질 가능성도 크다. 6월에는 금통위가 없으니 어쩌면 다음 인상은 7월에나 가능할 지 모른다. 결국 기준금리는 앞으로 반년간 제자리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 나는 블로그에 단기 전망을 쓰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회사에서 할 일인데다, 트레이딩과 다른 투자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그런데도 굳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에 대해 언급하는 이유는 이것이 상징적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지난 몇년간 선진국의 경제발전에도 불구하고 세계 인플레는 낮게 유지되어왔다. 그리고 이는 (기술의 발전과) EM국가, 특히 아시아의 과잉투자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인플레 압력을 흡수시켜주던 아시아 국가 중에서 금리를 올리는 나라가 나왔다는 것은(혹은 올릴 정도로 경제가 성장하기 시작했다는 말은), 물가상승을 막던 범퍼가 얇아지고 있으며 내년의 인플레 압력은 어제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 다수의 외국계 은행 리서치는 내년에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데 비해, 인플레는 여전히 낮게 유지되어 미국채 2-10년 수익률이 리세션 수준인 0에 이르를 것으로 전망한다.(JP 등) 나는 이들의 뷰가 빗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처럼 경기가 과열이 아닌데(혹은 GDP갭이 크게 플러스가 아닌데) 커브가 역전된다는 것은 Fed가 지나치가 금리를 올리는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난 동의하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가장 정확하게 경제를 전망한 조직이 바로 연준 아닌가. 지난 2011년 멍청이들이 디플레를 눈 앞에 두고 하이퍼인플레 타령을 할 때,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양적완화를 이어간 조직이 바로 연준이다. 당시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 EM의 중앙은행 뿐 아니라 심지어 ECB도 금리 인상을 했는데 과연 누가 옳았는가? 또 몇년 뒤, 예전의 그 멍청이들이 이번엔 디플레로 지구종말이 올거라고 꽥꽥댈 때 과감하게 자산을 축소하고 금리를 올린 것도 연준이다. 과연 누가 옳았는가? 실수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지만 지난 10년간 연준은 항상 옳았다. 다른 중앙은행과 민간은행들을 모두 제치고. 이렇듯 가장 우수한 경제전망 모델을 가진 연준이 내년에는 실수를 저지를 것이라고 주장한 다수의 셀사이드 리서치는 그 꽥꽥대던 멍청이 무리에 속해 있었다. 낙제생들이 모여서 전교1등이 이번엔 틀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그 낙제생 무리들이 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비단 나 하나는 아닌듯 싶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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