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8. 5.

1987년 그날, 탁하고 쳐서 억하고 죽인 놈은 경찰이었다


1987년 1월 14일 박종철 군의 사망은 6월 민주화 항쟁의 직접적 도화선이 되었다. 이 새파란 대학생을 체포한 것은 내무부 산하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소속 경찰들이었고 그를 연행한 곳도 경찰의 남영동 대공분실이었다. 그를 고문한 것도 대공 경찰 수사관 5명이었다. 그리고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을 뿐이라며 죽음을 은폐하려고 했던 이도 현재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치안본부장이었고 사건을 조작하고 꾸민 이도 경찰 간부였던 치안감이었다. 그뿐만아니라 박 군의 죽음으로 촉발된 민주화 시위의 정점을 찍은 6월, 최루탄에 맞아 죽은 이한열 군을 죽인 것도 경찰이었다. 결국 이 민주화 운동은 경찰의 반인권적 체포와 경찰의 고문 살해와, 그리고 경찰의 조직적 은폐와 조작으로 촉발된 것이다. 1987년 항쟁의 처음부터 끝까지 경찰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대척점에 있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40년 뒤. 경찰의 손에 죽은 박종철과 이한열의 친구들은 바로 그 경찰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선물했다. 전두환도 차마 하지 못했던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빼앗고 박정희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방적 수사종결권까지 쥐여주었다. 만약 이 법이 1987년에 존재했더라면 아마도 치안본부장은 박종철의 죽음을 그저 불운한 사고라며 은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한열의 죽음 역시 조용히 지나갔을지 모른다. 경찰이 보고서에 탁하고 쳐서 억하고 죽었다고 써도 제3자의 기관이 수사를 다시 하라고 명령할 수도 없고, 그렇게 경찰이 수사를 종결해도 검찰이 제대로 저지할 수도 없었을 테니까.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쓰러진 이한열

이렇게 경찰의 과거의 과오를 언급하는 것은 경찰이 사악한 조직이거나, 그 구성원들이 검찰보다 더 부도덕한 존재라서가 아니다. 다만 행정부에 속해 독립성이 약한 경찰의 구조상 권력에 굴복하기가 더 쉽고 아무리 선하고 정의로운 경찰이라도 상부의 압력에 저항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특성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역사에서 배운 하나의 교훈은 절대 권력은 반드시 절대 부패한다는 것이다.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이 종종 타락했던 사례들을 떠올려 보면, 별다른 견제 없이 수사권을 절대 독점한 경찰 역시 절대 부패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경찰은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인 동시에 정보를 수집하며, 시민을 현장에서 체포하고 물리력을 행사하는 기관이다. 그런 조직에 수사의 개시와 진행, 종결에 이르는 권한까지 집중시키면서 외부 기관이 직접 수사에 개입할 통로를 막는다면, 경찰 수뇌부가 권력과 결탁했을 때 이를 제어할 법적 장치가 사라진다. 이는 말 그대로 민주주의의 타락을 의미한다. 

과연 오늘날 자신의 옛 친구들이 형사소송법을 고쳐 경찰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여준 것을 본다면 돌아가신 박종철과 이한열 열사는 무슨 말을 했을까. 아마 고개를 돌려 우리에게 그러지 않을까, 지금 너희는 마땅히 분노해야만 한다고.

댓글 7개:

  1. 이번 검수완박 입법 과정을 보면, 결국 '노무현 정신'의 가치가 도리어 훼손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치권이 개혁의 주요 명분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입법 과정의 파행과 후폭풍 역시 고인의 유산에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과거의 유산이 후대의 정치적 실책과 맞물려 빛을 잃듯, 이번 사태도 '노무현'이라는 브랜드의 몰락을 가져올까 우려됩니다. 실제로 최근 보수 진영에서 한동훈 등을 필두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기 시작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금기시되던 과거의 논란들까지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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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의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있었으면 저것들 보고 뭐라고 했을지 너무 뻔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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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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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좋은 지적이십니다. 저도 정말 크게 우려됩니다만 이것이 결국 검찰이 만든 결과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찌보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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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맞는 말이죠 특히 잘나간다고 일반 형사사건 잘 다루지도 않던 특수통 출신들이 주제파악못하고 검찰 밖으로 기어나와 사고나 치고 정치적 중립성까지 내다버린 탓에 조직이 해체당하게 만들어놓고 이제와서 "형사사건에서 국민 피해가 우려된다"라고 하면 누가 들어주겠나요.

      영부인 비위 사건만 제대로 수사하고 기소까지 했다면 검찰은 해체되지 않았을겁니다. 영인에게 그림 갖다바치고 처가집 로비스트 짓이나 하고 하라는 수사는 개나 주고 공천 받겠다고 잡종견마냥 꼬리치고 헥헥대고 다닌 그 무리들 역시 사법의 정치화로 검찰해체를 촉발한 종범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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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선생님. 답변 감사합니다. 저도 그리고 우리 각자 앞으로 정신차리고 조심히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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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승만이 이재명 이기붕이 김민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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