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폐기, 빡친 북한 그리고 병신된 조국
- 놀랍게도 한국은 오늘 GSOMIA의 폐기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일본은 고노 외무상은 항의의 담화문을 발표했지만 아마 뒤에서 쾌재를 부르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GSOMIA의 종료는 일본보다 한국에, 그리고 한국보다 미국에게 더 큰 타격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입장과는 무관하게 미국은 한미일 군사동맹을 구축하는데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70년 동안 극동에서 미국의 첫 전략적 목표는 바로 이 삼각동맹이었고 그 오랜 노력의 첫 결실이 지소미아였는데 한국의 일방적 발표는 미국의 그 노력을 산산조각내는 사건이었다.
- 한 국가가 다른 국가와 분쟁을 일으키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군사적 분쟁, 외교적 분쟁, 그리고 경제적 분쟁. 그리고 이 세 분야 중 우리가 일본에게 가장 열세에 놓인 분야가 바로 경제이다. 차라리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것이 더 승산이 있었다. 그리고 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위안부협정 때와 같이 우리의 손을 들어 일본의 팔을 비트는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 면전에 중지를 내밀며 그들의 구두 코에 침을 뱉었으니 이제 미국이 한국의 편에 서 줄 일은 없다. 게임은 끝났다.
- 청와대가 전문가들의 예상과 우방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GSOMIA를 폐기한데에는 두가지 배경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북한의 강력한 비난, 그리고 연일 시간단위로 터지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의 비리들. 경제도 외교도 분배도 망한 정부에게 남은 카드는 북한 뿐인데, 정작 북한은 지난 1주일 간 우리 정부와 대통령을 아주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 비난의 배경에는 한미 연합훈련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대내외의 반발이 지나치게 크다. 따라서 친북 성향이 강한 정부는 북한카드를 되살리기 위해 대신 지소미아를 폐기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미훈련을 그만두는 것과 지소미아를 폐기하는 것 중 어느 쪽이 국내 중도층과 미국의 반발을 부르겠는가. 계산을 끝낸 그들은 후자를 택했다.
- 법무부장관을 꿈꾸던 조국의 위상이 병신나고 만 것도 지소미아 폐기의 중요한 배경이 되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를 무너뜨린 시발점은 비선실세의 존재를 알린 정윤회 문건도, 세월호 사건도 아닌 바로 정유라의 입학비리였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아시아 금메달리스트가 이대 체대에 입학한 것이 비리인지 대답하기 어렵긴 하다만. 그리고 대중이 가장 분노하는 조국의 비리는 다름아닌 딸의 입학비리이다. 이 일로 20대 젊은층과 수험생 자녀를 둔 4050대 부모들은 크게 돌아설 것이다, 현 정부의 가장 큰 지지계층이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다시 한번 반일 카드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 여러 지인들이 청와대가 국익을 놓고 저울질 할 정도로 조국이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냐고 묻는다. 그렇다. 진보사회에서는 출신 성분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데 이에 따라 현 정권은 세 그룹의 골품제에 기반하고 있다. 성골 주사파, 진골 민주당, 그리고 기6두품 기타좌파들. 그리고 이 성골의 핵심은 바로 임종석과 조국이다. 임종석이 국정운영의 사상적 토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면 조국은 제도적 법적 토대를 어떻게 개조할 지 연구하는 행동대장 같은 존재다. 복잡하게 개정된 선거법, 그리고 그를 통과시킬 편법적 패스트트랙, 또 검찰과 경찰 그리고 사법부를 장악할 인사조치 등, 현 정부는 집권과 동시에 위와 같은 법적/제도적 개편을 시작했는데 이 정교한 작업을 누가 설계했겠는가. 지난 1주일 간 재산을 빼돌리고 세금을 탈루하고 학력을 위조하고 입시비리를 저지르고 병역을 기피한 조국의 섬세하고도 성실한 솜씨를 보라. 모두 조국의 작품이다. 다시 말해 그 없이는 성골 운동권은 조국혁명의 대업을 완수할 수 없으며, 본인들도 그 사실을 가장 잘 알고있다. 청와대는 그의 어떤 추문이 터지든 간에 반드시 조국을 법무부장관에 앉힐 것이다.
- 이와 별개로 조국에겐 정신상담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비리를 저지르는 것이 미쳤다는 증거는 되지 못한다. 욕심을 부리고 편법을 저지르는 것 역시 모두 비양심적인 짓이지, 비합리적인 짓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저지르고, 또 그런 일들을 가장 앞장서서 비난하던 사람이 스스로 검증대 위에 올라간 것은 비합리적인 행동이다. 많은 사회 저명인사들이 개인의 치부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공직을 거절해왔는데 조국은 그러지 않았다. 심지어 천하의 우병우도 법무부장관이나 차기 대통령을 꿈꾸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가 진짜 조심해야할 것은 그가 저런 비합리적 판단을 내린 심적배경이다. 늙고 추한 조국은 자기가 아직도 아이돌인줄 아는 전형적 자기애성 성격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는 이 모든 비리가 밝혀져도 남들이 자신을 사랑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지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이런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저런 mr. 병신(丙申)이 비리를 가득 안고도 법무부장관으로 나서는 병신(病身)짓을 한 피해는 지금에야 가족들만이 보고 있지만, 국가 지도자가 되면 국민 전체가 지게 된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 이번 일로 당과 청의 사이가 벌어질 것이다. 앞서 글에서 김일성이 연안파, 갑산파, 국내파, 소련파 등의 연합정권으로 시작했던 것 처럼 현재의 집권세력도 통합되지 않은, 일종의 연합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조국 하나를 살리기 위해 수 명의, 혹은 십 수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의석을 위협받게 생겼다. 그동안 당의 인기보다 청의 인기가 높았던 터라, 그리고 운동권의 핵심이면서도 DJ정부의 핵심멤버였던 이해찬이 당과 청의 사이를 잘 봉합해왔지만 총선을 8개월 앞두고서 조국을 살리기 위해서는 초개와 같이 몸을 던질 준비가 된 핵심 운동권과 나머지 계파들 간의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공천을 앞두고서는 더더욱.
- 박근혜 몰락의 시발점은 정유라였지만 본격적인 추락은 청과 당의 갈등에 있었다. 애초에 새누리당의 일부 의원이 동의해주지 않았다면 박근혜는 탄핵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지금은 자한당으로 복귀해 조용히 지내는 김무성이 친박과 충돌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많은 여당 의원이 탄핵에 표를 던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청와대가, 더 정확하게는 우병우가 조선일보와 그렇게 다투지 않았다면 보수언론이 보수대통령을 버리는 초유의 사태도 없었을 것이다. 권력을 쥔 자들은 늘 그 칼자루가 영원히 자기 손에 놓여 있으리라 믿는다. 대신 언젠가 왕좌에서 물러나는 날엔 나를 지켜줄 것이 권력이 아닌 동료의 비호라는 사실을 쉬이 잊는다. 그를 잊은 박근혜 도당은 한평 반짜리 감방에서 회한을 거듭하고 있고 현재 청와대를 장악한 운동권이 그녀의 뒤를 좆는다면 그들의 운명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일본이 쳐놓은 덫에 우리가 걸려들었습니다.
답글삭제한국과 미국을 이간질시키는데 성공한거죠. 문재인정부 들어서 중국, 러시아, 일본 모두 다 척을 졌는데 이제 미국과도 척을 지게 생겼습니다.
고종이 중립국 드립치다 망했고, 멜로스가 중립국으로 아테네에 저항하다 국가가 멸망했습니다..
한국의 운명이 경각에 달했습니다.
정말 답답한건 국민들이 별로 크게 반발하지 않을것같다는 점이네요. 오히려 환영할듯하기도 하고..
답글삭제호모 사피엔스 자체가 선동되기 쉬운 유전자를 가졌나봅니다.
답글삭제평소 똑똑해 보이던 사람들도 지소미아 폐기한다고 하니 일본에 정보 안줘도 된다고 좋아하는 모습보면서 속으로 좀 씁슬했습니다. 본질은 그게 아닌데..
답글삭제여태 쌓아온 '우리나라'라는게 정치를 위해 하루 아침에 줄줄이 무너지고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답글삭제지나고보면 안희정 쳐낸게 저쪽의 가장 큰 실수가아닐까싶네요. 아마 한줌의 권력이라도 놓지않으려는 욕심이 권력누수의 시작일수도있겠다싶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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